메이저리그의 논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 시한은 미국 동부시각 기준으로 7월 31일 오후까지다. 8월에도 트레이드는 가능하지만 웨이버 공시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 절차가 까다롭다. 미국 동부시각 8월 31일 23시 59분 이후에도 웨이버 트레이드는 가능하지만 9월에 이적하는 선수는 포스트 시즌 로스터에 들어갈 수 없다.

이에 따라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각 팀에서는 전력 누수가 생긴 부분을 메우기 위해서 전력을 다한다. 단장들은 쉴새없이 서로 연락하며 서로에게 필요한 선수가 있는지 파악하고, 이에 따라 올스타 게임 이후 수많은 선수들이 팀을 옮긴다. 경기 도중 트레이드가 성사된 선수는 소속 팀이 바뀌기 때문에 트레이드 발표 직후 교체되며 동료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매니 마차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경우 올스타 게임이 진행되는 중간에도 트레이드 협상이 진행되었고, 결국 그 날에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에 선정되었던 마차도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경기를 뛰었고, 경기 도중 외야수 맷 켐프와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경기가 끝나자마자 켐프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마차도가 다저스의 영입된 이유 중 하나는 다저스의 공격력 문제다. 다저스는 타선의 중심 저스틴 터너가 류현진과 같이 사타구니 내전근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어 공격의 힘이 약해졌던 상황이었다. 터너는 마차도의 합류 이후 복귀전을 치렀지만, 그 복귀전도 2타석만에 다시 교체되는 등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모양새다.

불펜 보강 필요한 다저스, 남아도는 선발투수

다저스가 다음으로 보강을 노리는 부분은 불펜이다.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은 확실하지만 그 앞에 나오는 필승조가 불안했기 때문이다. 구원투수 올스타에 선정되었던 잰슨은 팀에서 도맡았던 투구가 많았기 때문에 휴식을 원했고, 이 때문에 올스타 게임에서 로스 스트리플링이 대신 출전했다가 연장전 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미국의 스포츠 관련 전문 매체인 <아이스포츠웹>에서는 7월 23일(이하 한국 시각) 다저스의 투수진에 대해 언급하며 불펜 보강 차원에서 트레이드를 단행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로스터가 정비된 상황이라 대형 트레이드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그리고 불펜 보강이 어렵더라도 부상에서 돌아올 선발투수들을 활용하여 전체적인 투수 전력을 보강할 수 있다고 봤다.

다저스는 후반기가 시작한 이래 17연전을 치르고 있다. 이 때문에 선발투수들에게 추가 휴식이 필요할 경우에 한하여 6인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도 있다. 현재 다저스 선발진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좌)를 중심으로 알렉스 우드(좌), 마에다 겐타(우), 로스 스트리플링(우), 리치 힐(좌), 워커 뷸러(우) 등 6명이 책임지고 있었다.

 다저스의 선발투수 클레이턴 커쇼

다저스의 선발투수 클레이턴 커쇼 ⓒ EPA/연합뉴스


커쇼가 부상에서 복귀한 뒤 마이너리그 옵션이 남아있는 뷸러는 이닝 조절 차원에서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에 가 있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이하 토미 존 서저리) 이력이 있는 뷸러가 불펜이 아닌 마이너리그로 이동한 이유 중 하나는 8월 이후에 부상 중인 다른 선발투수들이 또 돌아오기 때문에 로스터 조절이 필요한 점도 있었다. 9월에 확장 로스터를 활용할 수 있을 때 뷸러는 메이저리그 경기에 복귀할 것이 유력하다.

 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의 투수 워커 뷸러

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의 투수 워커 뷸러 ⓒ EPA/연합뉴스


8월이 되면 우선 류현진이 부상에서 복귀한다. 6경기에서 3승 무패를 기록했던 류현진은 5월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사타구니 내전근 파열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재활 과정이 길어지면서 8월에 복귀하게 됐다. 2년 전에 어깨 수술을 받았던 훌리오 유리아스는 빨라도 8월 말에 복귀가 예정되어 있다.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자료사진)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자료사진) ⓒ EPA/연합뉴스


이렇게 되면 다저스는 9월에는 모두 8명의 선발투수를 보유하게 된다. 이들의 연봉을 모두 책임질 경우 다저스는 트레이드 시장에서 불펜 보강에 있어 300만 달러 이상의 큰 금액을 투자하기 어렵게 된다. 다저스의 재정을 감안하면 돈을 더 못 쓰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상의 돈을 들이게 되면 이제 막 사치세에서 벗어난 다저스가 이번 겨울 또 사치세를 부담해야 한다.

선발투수들의 보직 조정, 가을야구 준비 목적도 있어

이 때문에 다저스는 선발투수들 중 적어도 2명은 불펜으로 이동하여 남은 시즌을 운영해야 한다. 지난 해에도 10명이나 선발로 등판했던 다저스는 10일 부상자 명단을 활용하면 정상적인 로테이션 간격을 유지하되, 선발 등판을 1번만 거르면 된다는 점을 이용하여 선발투수들에게 번갈아 휴식을 주는 방식으로 로테이션을 운영했다(물론 부상 소견이 있어야 등재 가능).

지난해 가을에는 포스트 시즌을 준비한다고 FA를 앞둔 다르빗슈 유(현 시카고 컵스)까지 데려왔다. 이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줄줄이 밀렸고, 포스트 시즌에서는 커쇼와 힐, 다르빗슈 그리고 우드가 선발로 등판했다. 마에다는 시즌 후반 부진이 겹치며 불펜으로 이동했다가 포스트 시즌에서는 아예 필승조로 활용되었다.

류현진은 지난해 막판에 타구에 맞는 불운을 겪었다. 류현진 역시 구원 등판이 한 차례 있었으나, 일반적인 구원투수 활용과는 다르게 등판 간격을 맞춘 뒤, 경기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하여 4이닝 세이브를 기록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다저스 팀 의료진의 판단은 류현진이 구원 등판에 적합하지 않다는 내용이었고, 결국 류현진은 포스트 시즌 경기에 뛰지 못하고 팀 훈련에 예비 엔트리로만 참여했다.

이 때문에 선발투수들의 보직을 조절할 경우 류현진은 불펜에서 대기하는 것보다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감각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가장 높다. 가능성 100%는 아니지만 불펜보다는 선발로 던지면서 투구수를 늘려가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지난해 가을처럼 마에다가 불펜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지난해 후반기 부진보다는 올 시즌 마에다가 조금은 나은 모습이기 때문에 마에다를 불펜으로 무작정 이동시킬 수만은 없는 일이다. 마에다는 올 시즌 18경기(16선발)에 등판하여 86.2이닝 7승 5패 평균 자책점 3.12를 기록하고 있다. 굳이 불펜으로 이동하게 될 사유가 생기게 된다면, 마에다의 평균 소화 이닝이 5이닝을 조금 넘기고 있다는 점이다.

시즌 초반을 불펜에서 시작한 스트리플링이 이닝 조절 차원에서 다시 불펜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스트리플링은 올 시즌 25경기(14선발)에 등판하여 8승 2패 평균 자책점 2.08을 기록하고 있는데, 선발 14경기에서 80이닝 6승 2패 2.36을 기록하고 있다. 스트리플링은 불펜에서도 15.1이닝 0.59로 뛰어난 모습이었지만, 현재 스트리플링의 페이스를 감안하면 불펜에서 쓰기엔 아까운 자원이다.

모두 부상 위험 요소 존재하는 다저스 선발진, '보험 인원' 확보는 필요해

유리아스가 복귀하게 될 경우 일단 유리아스를 불펜에서 던지게 할 가능성도 있다. 유리아스의 복귀 예정 시점에 마이너리그 시즌이 거의 끝나기 때문에 재활 등판으로 이닝을 길게 늘릴 시간이 부족하다. 일단 올 시즌 남은 시간에는 불펜에서 2번째 투수로 등판하여 2~3이닝 정도를 맡긴 뒤, 올해보다는 내년 이후에 보다 많이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런데 다저스 선발진이 모두 부상 위험 요소들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8명의 선발투수들을 어떻게든 모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에이스 커쇼는 최근 몇 년 동안 허리가 말썽을 일으키면서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있고, 커브가 예리한 힐은 툭하면 손가락 물집이 터지면서 긴 이닝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마에다도 올 시즌 고관절 부상으로 잠시 선발진에서 이탈한 적이 있으며, 우드 역시 투구 도중 다리 근육에 경련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스트리플링과 뷸러, 유리아스 3명은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풀 타임을 선발로 던져 본 적이 없다. 이 때문에 다저스에서는 이들에 대한 이닝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하고 있다. 류현진이 돌아올 경우 이들은 불펜에서 대기하며 경기의 두 번째 투수 또는 점수가 크게 벌어졌을 때 등판하는 롱 릴리프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물론 이는 류현진이 건강하게 투구 이닝을 점차 늘려갔을 경우가 전제다.

포스트 시즌에서는 선발 로테이션을 4명으로만 돌리기 때문에 5선발 요원과 6선발 요원은 불펜에서 대기하게 된다. 지난해 류현진의 경우처럼 불펜에서 활용하기 어려운 선수의 경우 선발투수들에게 갑작스러운 부상이 생길 경우를 대비한 예비 선수로 대기하게 된다.

하지만 다저스가 부상에서 복귀하는 선수들을 서둘러 경기에 투입할 이유는 없다. 무엇보다도 터너가 23일 경기에서 2타석만 출전한 뒤 교체되면서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음을 암시했기 때문에 더 큰 부상을 발생시키면 다저스 입장에서는 위험하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23일까지 99경기 55승 44패(승률 0.556)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부지구 2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하 디백스 54승 46패 0.540)와의 승차가 1경기 반에 불과하며 리그 1위 시카고 컵스(58승 40패 0.592)와 3경기 반 차로 다저스의 리그 전체 순위는 3위다.

지난해처럼 포스트 시즌에서 모든 경기 홈 어드밴티지를 가져가기 위한 전체 승률 1위까지는 따라가기 다소 버겁다. 내셔널리그 3위인 다저스와 아메리칸리그 1위인 보스턴 레드삭스(70승 31패 0.693) 사이의 승차는 무려 15경기 반이나 된다. 월드 시리즈 홈 어드밴티지 확보 이전에 다저스는 현실적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권 확보가 급한 시점이다.

그나마 대체 선수 자원들이 넉넉한 편인 다저스는 부상 중인 선수들이 보다 안전하게 복귀하길 원하고 있다. 트레이드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는 류현진이지만 건강 문제로 인해 쉽게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류현진이 다저스의 복잡한 선발진 사이에서 남은 시즌을 건강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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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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