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하는 휠러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휠러가 수비를 마치고 포수 지성준과 함께 더그아웃에 들어오고 있다. 휠러는 이날 5이닝 1실점 했다. 2018.7.12

▲ 안도하는 휠러 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휠러가 수비를 마치고 포수 지성준과 함께 더그아웃에 들어오고 있다. 휠러는 이날 5이닝 1실점 했다. 2018.7.12 ⓒ 연합뉴스


그동안 잘 버텨왔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만들었고, 현재 3위라는 순위도 시즌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시나리오였다. 박수를 받아 마땅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한화 이글스는, 후반기 6연전에서 2승 4패로 5할 승률에 못 미치는 주간 성적을 남겼다.

그것도 중하위권에 있는 9위 kt, 7위 삼성에게 일격을 당한 만큼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번주 일정은 지난주보다 더 험난하다. 지난 주말 kt에게 위닝시리즈를 거두면서 5할 승률로 한 주를 마친 KIA와 압도적인 페이스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을 차례로 만난다.

물론 지난 주말 삼성과의 경기에서 비교적 경험이 적은 김진영, 김성훈 두 투수가 선발 등판한 점은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이번주의 경우 물론 새로운 외국인 투수 헤일이 데뷔전을 앞두고 있고, 출산 휴가를 떠난 샘슨도 돌아올 예정이다. 그럼에도 혹여 무너지지 않을지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지표상으로 위기 신호 나타난 한화, 2위 수성 쉽지 않을 수 있다

시즌 초반에는 어느 정토 투-타 밸런스가 맞았다. 특히 5월까진 선두 두산까지 위협할 정도의 힘을 발산하기도 했다. 외국인타자 호잉을 중심으로 쉴 틈 없었던 타선의 화력과 신구조화가 돋보인 마운드의 활약으로 2007년 이후 11년 만의 가을야구에 한 걸음씩 다가갔다.

6월에도 투수들이 잘 버텼던 것과는 달리 조금씩 타자들의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팀의 기동력을 책임져야 할 이용규와 하주석이 주춤했고, 정근우와 김태균 등 부상에 시달리는 선수들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베스트 라인업을 꾸리는 게 어려워지는 상황이 찾아오기도 했다.

문제는, 7월 들어 투-타 모두 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것이다. 7월 팀 타율 0.279(8위), 평균자책점 4.60으로(3위) 지표상에선 타격 부진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마운드, 그 중에서도 불펜 고민을 안고 있다. 7월 평균자책점 5.51(8위)로 올 시즌 개막 이후 가장 높은 월간 불펜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주 2승 4패를 기록하는 과정에서도 불펜의 부진이 승패를 좌우했다. 무패 행진을 달린 마무리 정우람이 18일 kt전에서 로하스에게 12회말 끝내기 투런포를 허용한 데 이어 22일 삼성전에서도 9회말 박한이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줬다. 팀의 4패 중 2패 본인이 떠안은 셈이다.

대체 선발로 등판한 김진영과 김성훈의 호투 등 희망적인 요소가 있더라도 SK와의 2위 경쟁에서 살아남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승률에서 밀려 3위로 떨어졌으나 벌어진 승차가 좁혀진 만큼 최근 분위기에 있어서 한화보다 SK가 좀 더 낫다고 볼 수 있다.

중위권과 다소 벌어진 격차, 그럼에도 최대한 승수 쌓아야 하는 한화

위기가 찾아왔다고 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투명할 정도로 심각한 것은 절대 아니다. 4위 LG와 3경기 차, 5위 넥센과 7.5경기 차, 6위 KIA와 9경기 차로 현실적으로 5위 아래로 추락하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그토록 팬들이 꿈꿨던 가을야구가 현실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그러나 승수를 쌓을 수 있을 때 쌓는 게 낫다. 포스트시즌을 가는 문제가 해결됐다고 하면, 어떤 위치에서 포스트시즌을 시작하는지가 중요하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것과 3위로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하는 것은 느낌부터 다르다. 며칠 더 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SK(92경기 소화)보다 3경기를 덜 치렀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승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SK가 막판 스퍼트를 낸다고 하면 잔여 경기가 많다는 게 한화에게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되도록이면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접어들기 전까지 승수를 쌓고 편하게 쉬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많은 이들의 의심과 걱정에도 꿋꿋하게 상위권을 지킨 한화의 행보는 순탄했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만으로도 기대 이상이었다. 좀 더 화려한 해피엔딩을 위해서는 49경기를 남겨둔 현 시점에서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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