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을 알리는 MLB.com 홈페이지

올스타전을 알리는 MLB.com 홈페이지 ⓒ MLB.com 화면캡쳐


하반기로 향하는 길목에서 별들의 잔치가 열렸다. 16일부터 18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개최된 올스타전에 초대받은 전반기 최고의 스타들이 자리를 빛냈다.

특히 올해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가 선수단 투표로 합류해 국내 팬들의 관심도 어느때보다 높았을 것이다. 올해는 과연 어떤 스토리들이 올스타전을 빛냈을까?

# 리그 대표스타 부재... 그럼에도 눈부시게 빛난 홈런더비

본 경기 전날 홈런더비가 개최됐다. 하지만 홈런더비 기대치는 예년에 비해 덜했다. 홈런더비에서 가장 기대되는 타자 애런 저지-지안카를로 스탠튼 듀오는 물론 J.D. 마르티네즈, 무키 배츠(이상 보스턴), 마이크 트라웃(LA에인절스), 호세 라미레즈(클리블랜드) 등 아메리칸리그 홈런 레이스를 주도하는 선수들이 전부 불참하면서 김이 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다. 브라이스 하퍼(워싱턴)와 프레디 프리먼(애틀랜타)가 참가하고 내셔널리그 홈런 선두권에 있는 맥스 먼시(다저스), 헤수스 아길라(밀워키)가 참여하긴했지만, AL의 거포들의 빈자리는 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 가운데 1라운드 첫 매치업인 호스킨스가 17개 홈런으로 NL 홈런 1위 아길라를 꺾은 가운데, 슈와버와 맥스 먼시도 각각 브레그먼과 바에즈를 꺾고 2라운드에 선착했다. 마지막 주자 하퍼는 시원시원한 홈런을 때려 홈 팬들을 열광시켰고 마지막 2라운드 티켓을 확보했다. 아메리칸리그 유일의 참가선수인 '작은 거인' 알렉스 브레그먼(휴스턴)도 최선을 다하며 접전 상황까지 갔지만 마지막 타구들이 아깝게 홈런이 되지 않아 석패했다.

흥미진진한 1라운드가 끝난 뒤 2라운드의 첫 타자를 맡은 호스킨스가 20개의 홈런을 몰아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에 화답하듯 슈와버가 무서운 몰아치기로 분위기를 이어가더니 보너스 타임 돌입 직전 마지막 공을 끝내기 홈런으로 연결하면서 그 정점을 찍었다. 하퍼는 경쟁자 먼시의 부진으로 도움을 받았지만 수월하지만 1라운드보다 훨씬 좋은 마무리와 홈런 페이스로 결승에 진출했다.

대망의 결승전에는 슈와버가 첫 주자로 나와 체력적인 우려를 딛고 17개의 홈런을 때려 우승후보로 손색없는 홈런 수를 기록했다. 다음 주자는 하퍼. 하퍼는 첫 2분 40초에 9개만 때려내면서 패색이 짙어보였다. 1,2라운드의 홈런 페이스를 감안하면 쉽지 않아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1분 20초만에 9개를 몰아치는 괴력을 뽐냈고 확보해놓은 추가시간 30초에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번 홈런더비는 스타플레이어 부재로 흥행에 있어 우려스러운 요인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을 대신해 나선 선수들이 모두 자신의 기량을 잘 발휘해줬다. 그 중 젊은 거포 호스킨스와 준우승자 슈와버가 가장 눈부신 활약을 했고, 슈퍼스타 하퍼가 결승전에서 펼친 마지막 1분 20초의 폭발적인 타격으로 화려한 마침표까지 찍었다.

여기에 더해 제한시간 내에서는 선수들이 계속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다는 점도 첫 출전하는 선수들이라도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잘 해줬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첫 출전자가 7명(하퍼 제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016년 총 203개의 홈런을 훨씬 뛰어넘는 221개의 홈런이 쏟아져 나왔다.

이렇게 메이저리그에는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 외에도 훌륭하고 매력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점을 이번 홈런더비에서 충분히 드러내면서 본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데 충분히 역할을 해줬다.

▶ 홈런더비 결과
 올스타전 홈런더비 대진 및 결과

올스타전 홈런더비 대진 및 결과 ⓒ 정강민


# 홈런더비에서 시작된 홈런 파티, 본경기에도 그대로 이어지다 

양팀의 선발투수 슈어저와 세일은 1회를 잘 막아냈다. 슈어저는 2사 후 갑작스러운 위기를 맞았지만 내야뜬공으로 막았고 세일도 하비에르 바에즈에게 안타 허용한 이후 후속 타자 3명을 무리없이 덕아웃으로 돌려보내며 출발했다.

이어진 2회초 공격부터 홈런포가 시작됐다. 선두타자 애런 저지가 슈어저의 공을 받아쳐 선제 솔로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해 올스타전에서는 침묵을 지켰던 저지였으나 올해는 그 아쉬움을 어느정도 씻는 홈런이 나왔다. 9이닝당 피홈런을 1개 허용하는 슈어저인데 오늘은 애런 저지가 홈런을 뺏어내는데 성공했다. 내셔널리그도 2회 선두타자 맷 켐프의 2루타로 반격 기회를 잡았지만 점수는 나오지 않았다.

3회초에도 아메리칸리그가 점수를 쌓았다. 마이크 트라웃이 홈런으로 올스타전 6경기 연속 안타에 성공하며 2-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자신이 선호하는 낮은 쪽 코스(해당 코스 타율 .324)에 들어온 공을 그냥 놔두지 않았다. 내셔널리그도 콘트레라스의 홈런으로 득점을 개시하면서 직전 상대 공격에서 나온 홈런을 곧바로 되갚아줬다.

이후 이어진 공격에서 두 팀 모두 큰 소득없이 흘러가던 차, 7회초 아메리칸리그 공격 때 1회초 이후 처음으로 주자 2명이 루상에 나갔다. 하지만 미치 해니거가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오랜만에 돌아온 기회는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어진 7회말, 교체로 들어온 유격수 트레버 스토리가 솔로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를 이어 처음으로 주자 2명이 모두 득점권까지 이동했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8회초 AL 공격, 출루가 필요한 상황에서 선두타자로 나온 추신수는 밀워키의 좌완 조시 헤이더를 상대로 안타를 뽑으면서 올스타전에서도 출루 본능을 보여줬다. 이후 파이널 보트로 합류한 진 세구라가 3점 홈런으로 드디어 동점을 무너트렸다. 추신수 역시 홈플레이트에서 기쁨을 나눴다. 내셔널리그 입장에서는 직전 파울타구가 끝내 1루수 보토의 글러브를 외면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울 순간이었다.

내셔널리그도 물러서지 않았다. 8회말 1사 후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밀어쳐서 홈런을 만들었다. 이후 9회초 추신수의 2번째 타석이 아쉽게 마무리된 가운데 경기는 9회말에 스쿠터 지넷의 2점 홈런으로 또 동점이 됐다. 결국 올스타전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장으로 흘러갔다. 50년만에 처음으로 2연속 연장전이 됐다.

10회초에 들어온 경기는 알렉스 브레그먼과 조지 스프링어의 백투백 홈런으로 순식간에 7-5로 또 벌어졌다. 한 점을 더 추가한 가운데 내셔널리그 올스타가 조이 보토의 홈런으로 마지막 저항을 했지만 결국 8-6으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아메리칸리그의 6연승이 이어진 가운데 10회초 첫 홈런을 뽑아낸 브레그먼이 올스타전 MVP로 선정됐다.

# 초반 투수전, 후반은 타격전... 종합선물세트 같은 경기

올스타전 초반의 경기는 작년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작년은 완벽한 투수전으로 전개되다가 10회초에 터진 로빈슨 카노의 대타 홈런으로 2-1로 마무리됐었는데, 올해도 7회초까지 홈런 3개로 3점이 나온 것이 전부였다. 득점권 찬스 없이 홈런으로 적은 점수만 겨우 뽑는, 전형적인 에이스 투수들의 선발경기와 비슷한 흐름이었다.

그러던 것이 7회말 스토리의 홈런 이후 흐름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7회말을 시작으로 7번의 공격 기회에서 6번 득점이 나왔고, 홈런 7개가 몰아서 나왔다. 마치 어제 홈런더비에서 하퍼가 보여준 '50초 9홈런'처럼 화끈한 공격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 올해 나온 14득점은 1998년 쿠어스 필드에서의 올스타전과 타이 기록이고, 기존 50년/54년/71년의 6개를 훨씬 뛰어넘는 10개의 홈런이 나왔다.

# 그라운드 셀피 열풍, 파이널보트의 엇갈린 희비도 볼 거리

작년 넬슨 크루즈가 당시 주심 조 웨스트 심판과 함께 사진을 찍는 인상적인 퍼포먼스가 있었고, 올해는 선수들이 중간중간 쉬는 텀에 모여서 사진을 찍었다. AL 두번째 투수 세베리노는 등판 준비가 끝나고 내야 선수들과 사진을 남겼고, 유격수 마차도는 2루타로 출루한 켐프와 함께 인증샷을 찍었다. 선수들은 즐기는 분위기에서 올스타 분위기를 만끽했다.

하지만 경기와 자신의 타석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준 야수들이 내로라하는 에이스 투수들을 결국 무너트렸다. 즐기면서 소소한 볼거리도 만들었지만 본경기에도 소홀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흥미롭게도 파이널 보트의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AL 파이널보트로 참가한 진 세구라는 동점이 된 직후였던 8회초 결승타가 될뻔한 3점 홈런을 날리며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반면 NL 파이널보트로 합류한 헤수스 아길라는 2사 2,3루 찬스를 놓치는 등 저조한 활약으로 빛날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 볼티모어 유격수로 워싱턴DC에 온 마차도, 떠날때는 다저스 유격수로?

볼티모어에서 유일한 올스타 선수로 초청받은 유격수 마차도는 다른 주전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6회말 수비에서 교체되어 경기에서 빠졌다. 그러나 아침부터 볼티모어와 다저스의 트레이드 대화가 진전됐고, 결국 경기가 다 끝나기 전에 경기장을 빠져나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볼티모어와 다저스가 큰 틀에서 합의를 마치고 발표만 남겨놨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마차도의 반대급부로는 유스니엘 디아즈만 공개된 상황이지만, 마차도가 후반기 시작을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맞이할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 됐다.

# 올스타들의 활약과 트레이드 소식, 고조되는 후반기에 대한 기대감

이제 이틀의 휴식 후에는 중요한 후반기 일정이 시작된다. 이제 막판까지의 순위 경쟁까지 기다리고 있다. 올스타 선수들의 활약은 후반기 본격적인 경쟁을 기대케하기에 충분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 2주 가량 남았고, 마차도 트레이드가 도화선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바이어 팀과 셀러 팀의 두뇌 싸움이 불붙을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잠시의 즐거움 이후,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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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 MLB 추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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