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선배 김민규(두산, 사진 좌)와 함께 한 김대한. 둘이 한솥밥을 먹는 일이 일어날까?

지난해 선배 김민규(두산, 사진 좌)와 함께 한 김대한. 둘이 한솥밥을 먹는 일이 일어날까? ⓒ 김현희


2018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 일정이 한창이다. 그리고 이들 중 왕중왕을 뽑는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 대회도 열리게 된다. 그러한 가운데, 오는 25일에는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연고지 우선지명 선수들만 한 자리에 모이는 공간이 마련됐다. 그동안 2차 지명회의에 가려져 1차 지명 선수들이 다소 홀대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도 사실. 이 점에 착안하여 신인지명회의 사상 최초로 2차 지명에 앞서 1차 지명자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순간을 만든 것이다.

연고지 신인 우선 지명은 국내에 남아 있는 독특한 드래프트 방식이기도 하다. 그 해에 고향을 대표하는 선수라는 상징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에는 자신의 고향을 대표하는 아마추어 선수가 누구인지 가늠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고교와 대학을 합쳐 총 10명의 선수만 선택을 받는 제한적인 공간 내에서 각 구단은 어느 정도 자신들이 뽑을 만한 선수들을 추렸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그 중에는 연고팀이 일찌감치 1차 지명자로 내정해 놓은 인재도 있고, 여러 인재들 가운데 고심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수도권, 특히 서울쪽은 거의 후자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도권 5개 구단의 1차 지명 예상자는 누구?

 장충고 에이스 송명기는 좋은 체격 조건에서 비롯된 빠른 볼이 일품이다.

장충고 에이스 송명기는 좋은 체격 조건에서 비롯된 빠른 볼이 일품이다. ⓒ 김현희


가장 많은 인재들을 보유한 서울은 그 많은 고교 숫자 만큼이나 많은 인재들이 있어 연고팀 두산, LG, 넥센은 행복한 고민을 할 법하다. 누구를 선택하더라도 후회 없는 결정이 될 선수들이 많지만, 그 중 유력 대상자로 눈여겨 볼 수 있는 인재는 대략 다섯 명 정도로 압축된다.

휘문고에서 4번 타자 겸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김대한(18)은 인재가 많은 서울 지역에서도 가장 독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덕수중학교 시절에는 145km에 이르는 빠른 볼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고교 진학 후에는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되면서 주로 타자로 활약했다. 1학년 때에는 지명타자로, 2학년 때에는 외야수로 활약하다가 3학년 때에는 투-타를 겸업하면서 자신의 재주를 드러내 보이기 시작했다.

대체로 타자로 많은 능력을 선보였지만, 투수로서도 149km의 속구를 기록하는 만큼 퓨쳐스리그에서의 절대시간을 보낸 이후 완성형으로 거듭날 수 있다. 다만, 그 동안 투수로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에 대해 휘문고 이명수 감독은 "중학교 당시 좋았을 때에 밸런스를 찾지 못했던 까닭이었다"며 아직은 조금 더 성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투수 전향 후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덕수고 홍원빈

투수 전향 후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덕수고 홍원빈 ⓒ 김현희


장충고 에이스 송명기(18)는 올해 혜성같이 등장하여 많은 주목을 받은 투수 유망주다. 191cm, 93kg의 좋은 체격 조건에서 뿜어져 나오는 빠른 볼도 일품이지만, 무엇보다도 투구폼이 부드러워 부상의 위험이 적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에 대해 장충고 송민수 감독은 "배짱만 더 갖추면 프로에서도 당장 통할 선수다"라면서 "지난해 최건(KT)도 좋았지만, (송)명기가 작년의 최건과 비교해 보면 더 안정감이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좋은 하드웨어를 갖춘 선수일수록 주목을 더 받는 법이다.

덕수고의 장신 투수 홍원빈(18) 역시 올해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주목을 받았다. 원래 포수였으나, 195cm, 103kg에 이르는 체격 조건을 눈여겨 본 정윤진 감독이 투수 전환을 제안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지난해 동계 훈련 당시 정윤진 감독이 직접 1: 1 레슨을 할 만큼 공을 들였고, 지금은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속구로 상대 타선을 압도한다. 투수로 입문한지 아직 1년밖에 안 되어 조금 더 경험이 필요하지만, 홍원빈 역시 장래가 촉망되는 투수 유망주임에 틀림없다. 포수 출신답게 어깨가 싱싱하여 149km에 이르는 빠른 볼을 쉽게 던진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서울고 사이드암 투수 최현일(18)은 1학년 때부터 148km에 이르는 빠른 볼을 던지면서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U-15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고, 서울고 진학 이후에도 든든한 모습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동문 선배인 이형종(LG)과 비슷한 외모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야구 실력도 출중하여 '리틀 이형종'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지니고 있어 나쁜 일을 빨리 잊어버릴 줄 안다는 장점도 갖추고 있다.

 안산공고의 좌완 에이스 전용주는 김광현 이후 가장 빼어난 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산공고의 좌완 에이스 전용주는 김광현 이후 가장 빼어난 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김현희


성남고 졸업 이후 동아대에 진학한 이정용(22)은 다섯 명의 유망주들 가운데 유일한 대졸 예정 선수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당초 1차 지명 대상자들은 고교 졸업 예정자들로 구성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올해에는 대졸 예정자들 중 눈에 띄는 인재가 발견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성남고 시절에도 꽤 유망한 선수로 주목을 받았으나, 대학 진학 이후 기량이 상승하여 150km가 넘는 속구를 선보이고 있다. 오랜만에 서울지역에서 대졸 예정 1차 지명 선수가 등장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이들 다섯 명 외에도 좋은 체격 조건을 지녔으면서도 배짱과 재능을 갖춘 인재들이 있다. 경기고 박주성이나 성남고 손동현, 장충고 김현수가 바로 그들이다. 유력 후보가 아니라 해도 1차 지명 대상자는 타지역에서 전학을 오지 않거나 유급을 하지 않았다면 누구라도 지명이 될 수 있다.

서울지역과 달리, 경기/인천지역은 유력 후보들이 존재하여 이변이 없는 한 해당 구단이 그대로 지명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어려움을 많이 겪는 인천지역에서는 인천고 좌완 에이스 백승건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해 이다빈-민성우(이상 인하대) 듀오와 함께 팀을 이끈 유망주로 경기운영능력이 빼어나고 볼 끝이 상당히 좋다. 되려 지난해 SK가 지명권을 행사한 김정우(당시 동산고 재학)보다 잠재력이 좋다는 평가도 있다.

경기지역에서는 김광현(SK)의 재림을 보는 것 같다는 좌완 속구 투수 겸 외야수, 안산공고 전용주(18)의 존재가 부각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144km의 빠른 볼 구속을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았고, 올해 타석에까지 들어서면서 다재다능함을 자랑하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kt가 지명권을 행사할 것이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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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신인지명회의 우선지명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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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데일리안, 마니아리포트를 거쳐 문화뉴스에서 스포테인먼트 팀장을 역임한 김현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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