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선수기용과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한 KIA 김기태 감독 (출처: [KBO 야매카툰] 김기태 감독과 '작가주의' 야구 편 중)

깜짝 선수기용과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한 KIA 김기태 감독 (출처: [KBO 야매카툰] 김기태 감독과 '작가주의' 야구 편 중)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개막을 앞두고 우승 후보로 꼽혔던 예상과 달리 KIA 타이거즈가 5할 승률 근처에서 전전하고 있다. 지난해 통합 챔피언을 차지했던 KIA 타이거즈는 20일 최하위 NC를 상대로 경기 막판 터진 김주찬-이범호의 홈런포에 힘입어 가까스로 5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KIA 김기태 감독은 6-4로 앞선 9회초 마무리로, 1군 복귀 후 선발투수로만 3경기 등판한 윤석민을 기용해 눈길을 모았다.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내야안타를 내주는 등 불안하게 출발한 윤석민은 1이닝 동안 무려 4안타를 맞으며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1실점만 허용하며 658일만에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2일 1군 마운드로 돌아온 윤석민은 4경기에서 17이닝 17실점 ERA 9.00으로 3패 1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윤석민 복귀를 상위권 도약의 동력으로 삼고자 했던 감독의 애초 의도와 달리 이후 KIA는 7승 7패로 주춤했다. 윤석민 선발 기용에 따른 기존 투수들의 보직 변경으로 시즌 초반부터 유지했던 마운드의 틀이 흔들리는 부작용도 노출됐다.

 무리한 불펜 운용으로 연패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는 KIA 김기태 감독

무리한 불펜 운용으로 연패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는 KIA 김기태 감독 ⓒ KIA 타이거즈


사실 2군 무대에서 보인 윤석민의 구속이나 밸런스를 보아, 일단 부담없는 상황에서 불펜으로 활용하며 적당한 보직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선발로 1군에 복귀한 윤석민은 이후 3경기에서 피안타율 0.343 피OPS 1.031로 부진했고 3패만을 기록했다. 세번째 선발 등판에서는 좀더 나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다시 보직이 마무리로 변경되며 벤치의 판단력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이뤘던 전력을 그대로 이어왔지만 KIA는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KIA는 리그 상위권 수준인 타선과 중위권 수준의 선발진을 갖췄지만 지난해 후반기부터 지적된 경기 운용 상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승리 확률을 스스로 낮추는 듯한 김기태 감독의 경기 운용이다. 9일 사직 롯데전, 4-2로 앞선 8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대타 채태인을 상대로 자동 고의사구를 지시한 장면은 당일 경기를 지켜보던 많은 이들의 눈을 의심케했다.

통합우승을 달성한 승부사의 감이 위험신호를 보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경기 후반 스스로 주자를 허용하는 지시는 득점 허용 확률이나 승리 확률을 감안했을 때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지시였다. 이후 실점은 없었지만 2사 만루 역전 위기까지 몰리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확률보다는 순간의 감에 의존하는 듯한 지시가 반복되기에 김기태 감독의 경기 운용 능력에 대해 의문을 갖는 시선이 적지 않다. 복귀 후 속구 스피드가 140km 초반대에 그치고 있고 피안타율이 3할대 중반, 9이닝 기준 피홈런 허용율이 3개가 넘는 윤석민을 깜짝 마무리로 올린 것도 김기태 감독의 단점으로 비판받는 전형적인 '이름값' 야구의 사례다. 

9회초 무사 1루에서 노진혁의 병살타가 나오고 스크럭스의 적시타가 나오며 5-6으로 쫒긴 2사 1-2루 역전 위기에서 권희동의 타구가 다행히 좌익수 플라이에 그치며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이날 승리는 요행수와 행운이 겹쳐진 승리에 가까웠다. 현재 윤석민의 구속과 구위 상태로는 안정적인 마무리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3년 재계약에 성공한 KIA 김기태 감독(출처: [KBO 야매카툰] 김기태 감독과 '작가주의' 야구 편 중)

지난해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3년 재계약에 성공한 KIA 김기태 감독(출처: [KBO 야매카툰] 김기태 감독과 '작가주의' 야구 편 중)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김기태 감독은 과거 LG 시절부터 실력있는 베테랑들을 중용하며 선수단을 빠르게 장악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창출하는 감독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스스로 팀을 떠났던 LG 감독 시절 부터 김기태 감독의 팀 운영은 확실한 원칙보다는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감'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지난해 감독으로서 첫 우승을 이뤘음에도 감독으로서의 경기 운용 역량보다는 선수단 구성에 공이 더 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통합 우승 뒤 김기태 감독은 재계약을 통해 KIA의 사령탑으로서 3년의 새로운 임기를 보장받았다. 올해는 집권 2기의 첫 해다.  팀 매니징에 있어서는 강점을 가졌다는 평을 받는 감독인 만큼, 현재 KIA의 전력과 문제점에 대해 냉정한 진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까지처럼 본인의 직감이나 선수의 이름값, 고정관념식 선수 기용이 계속된다면 통합 우승의 위업은 짧은 시간 내에 잊혀져버릴 위험성이 높다.

한때 '야신'이라 불렸던 김성근 전 감독이나 10년전 '베이징 전승 우승'을 이뤘던 김경문 전 감독의 쓸쓸한 퇴진을 보면, 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못하고 자신의 야구를 고집하는 감독들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우승 감독도 변해야 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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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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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김정학 편집장)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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