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발로 시즌을 출발한 이용찬은 현재 두산 선발진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다. 외국인 투수 후랭코프, 좌완 선발 장원준의 부진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다. 선발 투수로서 시즌을 소화한 경험이 있는 2011~2012년과 비교하더라도 올시즌 투구 내용이 훨씬 낫다.

올시즌 기록은 7경기(선발 6경기) 6승 무패 ERA 1.76으로 다승 부문 공동 선두인 린드블럼과 후랭코프(이상 두산), 양현종(KIA)에 이어 가장 많은 승수를 올렸다. 부상 때문에 한 달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지만 복귀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18일 롯데전부터 30일 SK전까지 3연승을 기록했다.

경기당 6이닝 이상 소화, '선발' 이용찬은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해 팀의 뒷문을 책임졌던 그는 9월 이후 급격하게 흔들리면서 구위가 더 뛰어났던 김강률이 마무리를 맡게 됐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함덕주가 불펜으로 이동하기도 했고, 두 투수는 올시즌 필승조로 낙점됐다. 필승조였던 이용찬의 보직이 변경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1~4선발보다 비중도, 기대도 크지 않았다.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돌면서 5이닝 이상만 소화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2011년과 2012년 두 시즌 동안 선발 투수로 나선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 때만큼, 또는 그 때보다 잘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이용찬의 선발진 합류는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선발로 등판한 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7이닝을 소화한 것도 세 차례나 된다. 지난해까지 구원 투수로 나섰다는 게 믿기 어려울 만큼 선발 전환 이후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있다.

5선발이 등판할 때 불펜의 활약 여부가 중요하기 마련인데, 오히려 두산 선발진 상황은 반대가 됐다. 유희관과 장원준이 부진으로 이탈했을 때 구원 투수들의 부담이 커졌다. 반면 이용찬이 등판하는 경기에서는 많은 구원 투수가 등판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팀들이 볼 땐 그저 부럽기만 한 광경이다.

벌써 6승 기록한 이용찬, 이제는 '5선발' 아닌 '에이스'

선발승으로만 벌써 6승째다. 특히 최근 두 경기에서 만난 상대는 두산과 선두 자리를 놓고 다투는 한화와 SK였다. 한방을 갖춘 타자들이 많아 모든 투수들이 경계하는 팀이지만 이용찬 앞에서는 두 팀 타선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24일 한화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7이닝 동안 7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승째를 기록했다. 3점포를 터뜨린 김재환과 4안타를 몰아친 허경민 등 타선의 활발한 지원이 이용찬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22일과 23일 이틀간 두산 마운드를 폭격했던 한화 타선도 이용찬의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지난 30일 SK와의 홈 경기에서도 7이닝 3실점으로 QS+를 기록했다. 최항과 로맥에게 각각 투런포와 솔로포를 헌납한 것 이외에는 장타 허용이 없었다. 올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 실점을 내줬지만 1회말 김재호의 3타점 2루타와 2회말에 터진 최주환의 투런포 등 경기 초반부터 타자들이 이용찬을 도와줬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용찬의 올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2.7km다. 마무리로 뛸 때보다 구속이 감소한 대신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을 적절히 섞어가며 타자들을 승부한다. 특히 포크볼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거나 범타를 유도하는 능력이 돋보인다.

5선발이라고 하기에는 흐름이 너무나 좋다. 실질적으로는 '에이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이용찬의 호투는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두산이 독주 체제를 바라보는 것 또한 그의 몫이 크기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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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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