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훈이 올 시즌 두 번째 3경기 연속골을 폭발시켰다.

권창훈이 선발 출전한 디종 FCO가 15일 오전 4시(아래 한국시각) 프랑스 낭트에 위치한 스타드 드 라 보아주르서 열린 2017·2018시즌 프랑스 리그앙 33라운드 낭트와 맞대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디종은 11승 9무 13패 승점 42점을 기록하며 중위권(11위)을 유지했다.

디종은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전반 33분, 살라의 헤더가 골대를 맞고 나오며 디종의 문전 혼전 상황이 야기됐고, 나코올마가 슈팅한 것이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디종에는 권창훈이 있었다. 후반 16분, 페널티박스 우측 부근에서 볼을 잡은 권창훈은 간결한 드리블에 이은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날 권창훈은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4차례의 슈팅 시도와 1차례의 키 패스, 3차례의 드리블 성공 등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안정적인 볼 터치와 드리블, 예리한 슈팅이 빛난 득점도 훌륭했지만, 좁은 공간에서의 섬세한 움직임도 인상적이었다. 수비에서도 적극적인 압박과 3차례의 태클 성공 등을 기록하며 제 몫을 확실히 했다.

올 시즌 존재감 알린 권창훈의 활약

사실 권창훈은 겨울 휴식기 이후 주춤했다. 올 시즌 출발은 경쾌했다. 개막 3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팀 공격 중심에 섰다. 지난해 9월 스트라스부르와 맞대결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고, 지난해 11월 석현준이 속한 트루아 AC와 맞대결부터는 3경기 연속골을 폭발시켰다.

권창훈은 전방 공격수가 아닌 우측 미드필더, 수비적인 역할과 부담이 상당한 팀 사정 속에서도 팀 내 득점 1위로 올라섰다. 프랑스 리그를 대표하는 윙어로 집중 조명을 받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거칠 것이 없는 시즌 초중반 흐름이었다.

그런데 권창훈은 지난해 11월 3경기 연속골에 성공한 이후 주춤했다. 팀 내 입지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했다. 존재감이 커지면서 심해진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겨울 휴식기 이후에는 굳건하던 입지에도 변화가 생겼다. 교체로 경기에 나서는 횟수가 늘어났고, 선발로 나서더라도 후반 일찍이 교체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권창훈은 겨울 휴식기 동안 국내로 들어오지 않고 소속팀에 남아 훈련에만 매진했다.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권창훈은 지난 2월 마리오 발로텔리가 이끄는 니스와 맞대결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극적인 역전골(10경기 만에 터뜨린 득점이자 공격 포인트)을 터뜨렸지만, 이후 4경기에서 다시 침묵하며 불안한 행보를 이어갔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앞둔 대표팀에도 '희소식'
선제골 넣는 권창훈 24일(현지시간) 영국 벨파스트 윈저파크경기장에서 열린 북아일랜드 평가전에서 한국의 권창훈이 선제골을 넣고 있다.

▲ 선제골 넣는 권창훈 지난 3월 24일(현지시간) 영국 벨파스트 윈저파크경기장에서 열린 북아일랜드 평가전에서 한국의 권창훈이 선제골을 넣고 있다. ⓒ 연합뉴스


3월 A매치를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권창훈은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유럽 원정 2연전에서 빛나는 활약을 보였다.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에서는 감각적인 볼 터치에 이은 선제골로 이름값을 했다. '강호' 폴란드전에선 공격 포인트 사냥에 실패했지만, 풍부한 활동량과 과감한 문전 침투를 보이는 등 준수한 활약상을 남겼다.

대표팀에 다녀온 권창훈은 무서웠다. 마르세유전 후반 교체 투입 1분 만에 동점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디종은 후반 막판 급격하게 떨어진 수비 집중력 탓에 1-3 패배를 당했지만, 시즌 초 강렬함을 보인 권창훈의 활약 덕에 웃을 수 있었다.

지난 8일 툴루즈 원정에서는 선발로 나서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디종은 슈팅 수(8-19)에서 알 수 있듯이 시종일관 밀리는 흐름이었지만, 공격을 주도한 권창훈 덕에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다. 이날 낭트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권창훈의 맹활약이 아니었다면, 디종이 원정 승점을 챙기기가 매우 어려운 흐름이었다.

권창훈의 부활은 소속팀 디종뿐 아니라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앞둔 대표팀에도 희소식이다.

권창훈은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주전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빠른 발과 저돌적인 드리블, 섬세한 볼 터치, 날카로운 킥력 등을 갖췄고, 전방 압박과 협력 수비, 측면에서 중앙으로 좁혀 플레이하는 데도 능하다. 신태용 감독의 축구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올 시즌 종료까지는 5경기,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까지는 2달여의 시간이 남았다. 지난해처럼 3경기 연속골을 폭발시킨 이후 상대의 집중 견제에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모습을 반복해선 안 된다. 공격 포인트도 중요하지만, 팀 중심에 설 수 있는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과한 욕심이 불러올 수 있는 부상도 경계해야 한다.

올 시즌 9골이다. 1골만 더 추가하면 두 자릿수 득점 달성에 성공할 수 있다. 권창훈이 연속골 행진을 이어가며 디종과 대표팀 모두를 웃게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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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종VS낭트 권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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