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NBA플레이오프가 한국 시간으로 4월 15일부터 시작한다. 미국 프로스포츠의 꽃은 플레이오프라고 할 수 있다. 정규시즌의 모든 여정은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유리한 시드를 배정 받기 위함이다. 토너먼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가져와야 하고, 상대적으로 덜 강한 적과 만나는 게 낫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규시즌 성적의 의미가 약하다고도 할 수 없다. 그야말로 플레이오프에 철저히 반영되니 말이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어떤 일도 벌어진다. 8번 시드가 1번 시드를 이긴 사례도 있다. 하지만 정규시즌 성적으로 대진표가 그려지고, 이는 쉽사리 뒤집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세 시즌동안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파이널에서 맞붙으며 우승을 나눠가졌었다. 이번에도 그런 구도가 만들어질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변화의 기미는 여러 군데에서 감지가 된다. 일단 서부와 동부 모두 새로운 팀이 1번 시드를 받았다.

■ 서부 컨퍼런스
1번 시드 휴스턴 로케츠 vs. 8번 시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4번 시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vs. 5번 시드 유타 재즈
2번 시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vs. 7번 시드 샌안토니오 스퍼스
3번 시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vs. 6번 시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절호의 기회, 휴스턴 로케츠

휴스턴 로케츠는 구단역대 최다승인 65승을 거두며 서부 컨퍼런스 1위이자 NBA 전체 승률 1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마이크 댄토니 감독과 제임스 하든 조합에 새롭게 크리스 폴이 가세하며 기대를 모았었는데 기대에 충실히 부응하며 서부 1번 시드를 가져왔다. 시즌 시작할 때만 해도 두 명의 볼핸들러가 공존할 수 있을지 우려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하든과 폴이 48분 모두 책임지며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현재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이자 3년 동안 이어왔던 워리어스 vs. 캐벌리어스 구도를 깨뜨릴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룩 음바무테의 부상이 아쉽지만, 그 외 주전선수들은 대부분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정규시즌의 기세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파이널에 오르지 못한 가장 우수한 선수 순위에 언급되는 크리스 폴이 정말 파이널 무대에 오를 수 있을지 더 나아가 챔피언 반지를 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폴은 아직 컨퍼런스 결승조차 가보지 못했을 정도로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정규시즌 MVP가 유력한 제임스 하든도 올해가 우승할 적기라고 언급했다.

지난 몇 년 동안 MVP급 활약을 보이고도 정작 MVP 투표에서 분루를 삼켰던 하든인데, 이번 시즌 1인자로 우뚝 섬과 동시에 우승으로 화룡점정을 찍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아직 NBA우승이 없는 댄토니, 하든, 폴이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룰 수 있을지 그 행보를 주목하도록 하자.

억지로 앞당긴 봄, 미네소타 팀버울브즈

휴스턴과 맞붙는 상대는 미네소타 팀버울브즈이다. 미네소타는 덴버 너게츠와 최종전을 치렀다. 두 팀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이기는 팀은 플레이오프 진출, 지는 팀은 시즌이 종료되는 승부였다. 필사적일 수밖에 없었던 승부는 연장에서야 갈렸다. 타겟센터를 가득 메운 홈팬들은 14년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열광했다. 케빈 가넷이 떠난 이후 처음으로 봄이 왔다. 어느새 거물로 성장한 칼 앤서니 타운스와 영입되자마자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지미 버틀러의 활약으로 봄농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미네소타의 봄이 얼마나 지속될지 의문이기도 하다. 탐 티보도 감독은 억지로 봄을 앞당긴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하는 지도자다. 벤치를 신뢰하지 않고, 주전들을 오랜 시간동안 코트에서 뛰게 한다.

NBA 30개 팀 중에 주전의 경기시간이 가장 긴 팀이 미네소타이다. 이는 주전선수들의 피로누적, 집중력 저하, 승부처에서 패배, 부상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일단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목표는 이루었는데, 그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을지는 선수들의 상태에 달려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커리는 언제 돌아올까,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성적표가 낯설다. 디팬딩 챔피언이자 3시즌 동안 리그 승률 1위였던 팀이었다. 수위에 있는 게 어울리는 팀이었는데, 이번 시즌은 한 계단 아래에 있다. 이는 주전들의 부상 탓이 크다. 스테픈 커리, 케빈 듀란트, 클레이 탐슨, 드레이먼드 그린 등 주축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그리고 부상 복귀 후에도 선수들의 경기력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게 고민이다.

이전 같은 폭발력을 찾을 수 없고 수비에서도 허점을 노출중이다. 물론 일찌감치 순위를 확정하며 동기부여가 약하기도 했으나 시즌 말미의 경기력은 확실히 떨어져 있다. 이를 어떻게 끌어 올리느냐가 관건이다.

와일드와일드웨스트, 서부는 7번 시드라도 만만치 않다. 더군다나 1라운드에서 맞붙을 상대는 전통의 강호 샌안토니오 스퍼스다. 커리 없이 스퍼스를 넘으려면 지금의 경기력으로서는 힘들다. 플레이오프에서 디팬딩 챔피언으로서 위용을 되찾도록 변모시키는 역할은 스티브 커 감독의 몫이다. 아마 커리는 2라운드에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복귀 후에 바로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예전 같지 않은, 샌안토니오 스퍼스

연예인 걱정과 스퍼스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NBA에서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던 게 샌안토니오 스퍼스다. 그런 스퍼스가 가까스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한 때 10위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라마커스 알드리지와 마누 지노빌리 등이 분전하며 21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NBA를 벗어나 미국 4대 메이저 스포츠를 보더라도 샌안토니오와 같은 성공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데이비드 로빈슨-팀 던컨-카와이 레너드로 계보를 이어오며 중심을 잡았고, 경험 많은 선수들이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하고 숨은 진주들을 발굴해내며 착실하게 강자의 자리를 지켰던 팀이다. 그런데 예전 같지 않다. 당연하듯 이어오던 6할 승률도 이번 시즌에는 달성하지 못했다. 문제는 에이스 카와이 레너드의 부재였다.

레너드는 이번 시즌을 날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코트를 떠나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리고 그동안 구단과 사이가 나빠졌다는 루머가 계속 새어나오며 팀 분위기도 해쳤다. 레너드가 플레이오프에서 복귀할지도 불투명하다. 알드리지가 에이스로 중심을 잡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저평가된 백코트 듀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시즌 시작 전만해도 포틀랜드가 3번 시드를 가져가리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유타 재즈에게 승리하며 서부 컨퍼런스 3위를 확정지었을 때 데미안 릴라드, CJ맥컬럼 듀오는 그 누구보다 크게 포효했다. 포틀랜드는 노스웨스트 디비전에서 다시 1위를 차지하며 세간의 평가를 뒤엎었다. 승차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만큼 경쟁은 치열했다.

데미안 릴라드는 모다센터에서 'MVP' 연호를 받을 때가 많다. 적어도 포틀랜드 팬 입장에서는 확실한 해결사이고 스타 중의 스타이다. 그러나 릴맥 듀오는 하든과 폴, 커리와 탐슨, 드로잔과 라우리 조합보다 저평가 받은 게 사실이다. 올스타 투표에서도 밀릴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는 이 백코트 듀오가 어느 팀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제는 플레이오프에서 어디까지 올라갈지 보여줄 때다.

갈매기가 먹여 살린,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드마커스 커즌스가 치명적인 부상을 입으며 시즌 아웃될 당시만 해도 펠리컨스의 여정은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앤서니 데이비스가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이며 팀을 이끌었다. 앤서니 데이비스는 하든과 더불어 MVP에 거론될 만한 활약을 보여주었다. 커즌스가 지난 시즌 중 트레이드 되어 트윈타워를 결성했을 때만 해도 이 조합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우려 섞인 시각이 많았다. 지난 시즌에도 변변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라존 론도가 가세하고, 켄터키 동창생인 트윈타워가 역할을 잘 분담하면서 강팀으로서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커즌스가 불의의 부상을 당한 것이다. 커즌스라는 한 축이 붕괴되었을 때 모두 펠리컨스가 무너질 줄 알았다. 하지만 데이비스 중심으로 선수들이 더욱 뭉쳤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건강한 데이비스는 득점, 리바운드, 장악력, 카리스마를 갖춘 최고의 빅맨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빅3의 힘을 보여줘',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는 시즌 시작할 때 가장 기대를 모았던 팀 중에 하나였다. MVP 러셀 웨스트브룩에 폴 조지, 카멜로 앤서니까지 빅3가 결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했던 것만큼 강렬한 인상은 주지 못했다. 서부 컨퍼런스 4번 시드라는 성과는 거뒀지만, 아직 기대했던 만큼의 시너지는 나오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 더 기대되는 측면이 있다. 세 선수 모두 경험이 풍부하고, 플레이오프 같은 중압감이 큰 무대에서 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에이스로서 DNA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러셀 웨스트브룩은 또 한 번 트리플더블 시즌을 만들어냈다. 실로 대단한 기록이지만, 이미 그러한 기록을 경험해본 탓에 더 대단해보이지는 않는 게 유일한 흠이라면 흠이다. 수비력을 함께 갖춘 폴 조지가 점점 살아나고 있고, 스티븐 아담스가 든든하게 골밑을 지킨다. 서부에 그 어떤 팀도 OKC를 만만하게 볼 수 없다. 그들은 한 방이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점도 있다. 안드레 로벌슨이 시즌 아웃되었고 코리 브루어까지 부상이기 때문이다. OKC가 다크호스로서 서부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아니면 한 시즌 만에 와해될 어중간한 동거였는지는 플레이오프 성적에 달렸다.

압도적인 수비, 유타 재즈

유타 재즈의 막판 기세가 무서웠다. 마지막 경기에서 지고 말았지만 그 전까지 6연승을 내달렸다. 승차가 별로 안 났던 서부의 플레이오프 레이스에서 유타의 상승세는 다른 팀들에게는 큰 위협이었다. 재즈는 에이스 고든 헤이워드가 트레이드 되고 난 후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 되는 팀 중 하나였다.

하지만 루키 도노반 미첼이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었고, 루디 고베어와 데릭 페이버스 등 프런트 코트 전력, 리키 루비오의 활약까지 더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유타의 강점은 수비이다. 고베어와 페이버스의 높이와 퀸 스나이더 감독의 전술까지 더해져 상대팀을 부담스럽게 만든다.

그렇다고 공격이 약하지도 않다. 루키 미첼이 에이스의 역할을 하고, 조 잉글스가 내외곽을 넘나들며 활약을 펼친다. 유타의 수비력이 그들을 어디까지 올려놓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 동부 컨퍼런스
1번 시드 토론토 랩터스 8번 시드 워싱턴 위저즈
4번 시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5번 시드 인디애나 페이서스
2번 시드 보스턴 셀틱스 7번 시드 밀워키 벅스
3번 시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6번 시드 마이애미 히트

'우리가 1인자다', 토론토 랩터스

토론토 랩터스가 동부 컨퍼런스 1위를 차지했다. 승률도 전체 2위이다. 토론토는 올스타 콤비 더마 드로잔과 카일 라우리로 대변되는 팀이다. 또한 요나스 발란슈나스에 서지 이바카가 가세한 프런트 코트도 강하다. 랩터스의 도전은 번번히 캐벌리어스에게 좌절되었다. 젊고 유망한 팀이지만, 아직 챔피언이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리고 드로잔과 라우리를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드웨인 케이시 감독이 동부의 왕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도록 만들었고, 랩터스 구단 역시 이번이 적기라고 판단하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을 지원한 상황이다. 랩터스는 한 시즌 만에 팀 색깔을 바꿨다. 자신들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리그의 유행을 따라갔다. 3점슛 빈도를 높였고 공간을 넓히는 데 주력하였다. 더 경쟁력이 생겼음은 물론이다. 이번에야말로 캐벌리어스의 그늘에서 벗어나 동부의 패자로서 최초의 캐나다 지역 우승팀으로 NBA 역사를 새로 쓰려 한다.

마법이 필요한, 워싱턴 위저즈

워싱턴 위저즈는 8번 시드를 받았다. 끝까지 경쟁이 치열했던 서부와 달리 동부는 9위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와 승차가 있어서 비교적 일찍 플레이오프 진출 팀이 가려졌다. 워싱턴은 존 월과 브래들리 빌이라는 괜찮은 백코트를 보유하고 있지만, 상대할 토론토의 백코트에 비하면 확실히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마신 고탓, 이안 마힌미, 마키프 모리스 등이 있지만 프런트 코트에서 우위를 점한다고 보기 힘들다. 토론토에 비하면 여러 부분에서 열세에 놓여 있지만, 2015년 플레이오프에서 토론토를 상대로 스윕을 이뤘던 기억이 있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만, 토론토 상대로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부상이 괴로워, 보스턴 셀틱스

부상자가 넘쳐났음에도 불구하고 보스턴 셀틱스는 동부 컨퍼런스 2위라는 성적을 냈다. 물론 지난 시즌 동부 1위에 비하면 아쉽기도 하지만, 여건이 좋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괜찮은 성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고든 헤이워드와 카이리 어빙을 데려오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었던 셀틱스는 첫 경기 만에 헤이워드를 부상으로 잃었고, 카이리 어빙마저 시즌 아웃 되며 플레이오프에서 에이스 없이 경기를 치르게 생겼다. 차포 없이도 성과를 냈던 것은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의 지도력과 대니 에인지 단장의 수완 덕분이었을 것이다.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프리시즌 그렸던 그림이 많이 달라졌지만, 그에 맞춰 선수단을 개편하고 운영의 묘를 살리면서 건재함을 보여줬다. 루키 제이슨 테이텀의 적응과 영리한 선수들의 작전수행능력 등이 더해지면서 고비들을 잘 헤쳐 나갔다.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스티븐스 감독의 역량이 더 여실히 드러날 것이다. 에이스 없이도 플레이오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 된다.

아테토쿤포와 함께라면, 밀워키 벅스

밀워키 벅스는 시즌 중 제이슨 키드 감독을 경질하는 강수를 두었다. 플레이오프 턱걸이하는 정도의 순위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이후 조 프런티 감독대행으로 남은 시즌을 치렀으나 7번 시드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밀워키는 야니스 아테토쿤포라는 엄청난 재능을 보유하고 있고, 크리스 미들턴이라는 좋은 득점원을 가지고 있으나 선수층이 얇은 편이다. 미네소타만큼 주전 의존도가 심한 팀이고, 주전들의 혹사 논란에 시달리기도 한다.

스몰마켓 팀이라는 점과 우승권이 아니라는 점에서 선수 영입에 한계가 있지만, 특출난 재능 아테토쿤포가 있으므로 기대가 되는 팀이라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농구는 도합 10명이 코트에 있을 수 있는 스포츠라 개인의 역량이 더욱 강조된다. 아테토쿤포의 재능이 팀을 어디까지 이끌 수 있을지 기대된다.

'탱킹잔치'는 끝났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정규시즌을 16연승으로 마감했다. 실로 놀라운 페이스였다. 줄곧 식서스는 지는 게 더 익숙했던 팀이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무려 52승, 6할 이상 승률을 기록했다.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특별한 비결이 있었다기보다 탱킹으로 얻은 지명권이 비로소 제대로 역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조엘 엠비드, 벤 시몬스 모두 좋은 재능이라고 여겨졌지만, 부상으로 인해 드래프트 시즌을 제대로 뛰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는 건강한 엠비드, 건강한 시몬스로 맹활약했다. 엠비드는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고, 시몬스는 트리플더블 기록을 갈아치우며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시즌 막판 1순위 마켈 펄츠까지 돌아오며 무시무시한 전력을 구축했다. 이에 JJ레딕, 마르코 벨리넬리 등 베테랑과 조화를 이루며 동부 3위까지 오른 것이다. 하지만 엠비드가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이 불안요소이다. 시즌 막판 여세를 몰아 플레이오프에서도 승승장구한다면 필라델피아의 영화는 당분간 계속 될 것이다.

끈적끈적한 열기, 마이애미 히트

마이애미 히트가 6번 시드에 자리하게 되었다.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은 르브론 제임스와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 등이 있었던 히트보다 지금의 히트를 이끌고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스타 선수들이 떠난 후에도 특유의 끈끈한 농구로 꾸준하게 성적을 내왔기 때문이다. 히트가 하산 화이트사이드와 고란 드라기치 중심으로 팀을 재편했지만, 예전만큼 위용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돌고 돌아 다시 드웨인 웨이드가 복귀했지만, 그는 이미 선수생활 황혼에 접어들었다. 그나마 필라델피아에서 엠비드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다행이다. 적어도 화이트사이드가 지키고 있는 골밑만큼은 우위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우리가 동부의 주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함께 지난 세 시즌 연속으로 파이널에 진출하며 우승을 양분했던 팀이다. 킹 제임스가 건재하며 누가 뭐래도 강력한 우승후보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시즌 시작 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카이리 어빙이 트레이드를 요구했고, 결국 보스턴으로부터 아이재이아 토마스를 영입해왔다.

하지만 토마스는 부상 중이었고, 부상 복귀 후에도 약점만 노출시키며 팀 성적은 하락했다. 선수들끼리 트러블도 있었고, 케빈 러브까지 부상에 시달리며 힘든 시즌을 보냈다. 그러다가 다시 LA 레이커스와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토마스를 내보내고 조던 클락슨과 래리 낸스 주니어 등을 데리고 왔다.

팀 평균연령은 시즌 전보다 다소 내려가게 되었다. 이후 러브가 돌아오고, 르브론 제임스가 맹활약하며 성적을 지켰다. 막판 필라델피아의 미친 상승세에 밀리며 4번 시드에 머무르긴 했지만, 그동안 동부에서 절대적이었던 르브론의 팀인 만큼 파이널로 향하는 여정에 익숙하다.

기대하지 않은 페이스, 인디애나 페이서스

인디애나 페이서스가 동부의 5번 시드를 가져갈 거란 예상을 했던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인디애나는 리빌딩에 돌입했고, 얼마간은 플레이오프와 인연이 없을 거라 여겨졌다. 에이스 폴 조지가 떠났고, 제프 티그, CJ마일스 등이 팀을 떠났다. 그 빈자리에 빅터 올라디포가 왔고, 올라디포는 페이서스의 새로운 에이스가 되었다. 팀이 거의 통째로 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 상황에서 의외의 성적을 거둔 것이다. 리빌딩을 했는데 성적까지 따라온 것이다. 그야말로 일거양득인 셈이다.

인디애나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이미 젊은 팀이고, 선수단 계약 규모도 여유가 있다. 스몰마켓으로서 한계가 있지만, 지금과 같이 선수단을 잘 운영한다면 플레이오프 단골로 자주 봄농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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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플레이오프 골든스테이트 휴스턴 로케츠 르브론 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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