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 역전 홈인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삼성 대 두산 경기. 7회 말 1사 3루 두산 오재원이 허경민의 희생플라이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 오재원, 역전 홈인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삼성 대 두산 경기. 7회 말 1사 3루 두산 오재원이 허경민의 희생플라이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6년 '판타스틱4'만큼의 위압감을 주진 못하지만, 두산은 올 시즌 초반 안정감 있는 5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면서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주 LG, NC를 차례로 만나 4연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한 주를 마무리했다. 3위로 한 주를 시작한 두산은 LG와의 2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2위로 올라섰고, NC와의 2연전도 모두 승리했다.

표면적으로 얻은 것은 1위 탈환이다. 하위 타선에 포진된 오재원과 김재호가 깨어난 것도 호재다. 반대로, 4연승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두산이 남긴 과제도 많았다. 장원준의 부진과 해결되지 않은 불펜 고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외국인 타자 파레디스의 활용 여부 등 짚고 넘어갈 부분이 꽤 있었다.

또한 4승 중 2승은 9회 이후에 나온 승리였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선수들이 함께 만든 승리이기도 했지만, 상대 팀이었던 LG와 NC로선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는 뜻도 된다. 상대가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두산에게 운이 따랐다는 것이다. 단독 1위로 올라섰다는 결과만으로 기뻐할 수 없는 이유다.

두드러지지 않은 장점, 선두 수성 여부 알 수 없어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주 두산의 팀 타율은 0.303(리그 5위), 팀 평균자책점은 4.74(리그 3위)였다. 4경기 모두 3점 차 이내 승부로 여유롭게 이긴 경기가 없었고 그중 2경기에서는 1점 차 끝내기 승리로 겨우 승리를 따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두산만이 보여줄 수 있는 뚜렷한 장점이 보이지 않는다. 예년만큼 타선이 활발한 것도 아니고, 마운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확실한 색깔이 없다면 선두 자리를 오랫동안 지키기 어렵다.

팀 공격, 수비 지표를 보면 두산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부분은 도루(리그 1위, 16개), 출루율(리그 2위, 0.371) 정도 이다. 팀 타율(0.279)이 높지 않고 팀 평균자책점은 5.25로 리그 7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3월 30일부터 1일까지 kt와의 3연전에서 남은 여파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불펜 평균자책점은 6.69(리그 9위)에 달한다.

그나마 급성 위염 증세에도 투혼을 발휘한 양의지,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긴 5선발 이용찬의 호투 등 몇몇 선수들이 활약했기에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팀'보다는 '개인'이 승리를 이끈 경기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여기에 지방 원정보다는 주로 수도권에서 움직이며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적었다. 8일까지 12경기를 소화했는데, 대부분 잠실 홈에서 치러졌다. 유일한 원정 경기였던 kt전도 비교적 이동 거리가 적어 선수들에게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일정이었다. 오는 10일~12일 삼성전이 시즌 개막 이후 두산의 첫 지방 3연전이다.

여전히 강팀이라는 평가, 그럼에도 마운드-타선 모두 불안 요소 존재

여전히 두산은 강팀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선발진이 일정한 틀을 갖췄고, 양적으로 풍부해진 불펜도 지난해보단 숨통이 조금 트였다. 타선에서는 정진호, 조수행 등 백업 멤버들이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고 부진에 허덕이던 오재원, 김재호는 지난주부터 조금씩 타격감을 회복하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평가 속에서도 두산이 선두를 지킬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선발진에서는 장원준이 세 경기 연속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다른 투수들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7일 NC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린드블럼까지 조금씩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에이스'가 살아나야 비로소 선발진이 완전체가 될 수 있다.

곽빈, 박치국, 이영하 등 젊은 투수들이 버티는 불펜도 불안하다. 세이브 부분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무리' 김강률(5세이브)도 8경기 ERA 9.72로 들쭉날쭉했다. 지난 주말 이현승이 돌아온 불펜의 안정화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타선에서는 파레디스가 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당분간 외국인 타자 없이 라인업을 꾸려야 한다. 1군에서 계속 뛰더라도 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두산 입장에서는 일찌감치 파레디스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두산은 2016년 2군에 다녀온 이후 반등에 성공한 에반스의 사례가 다시 나오길 바라고 있다. SK, KIA, NC 등 언제든지 두산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팀은 많다. 불안 요소를 하나씩 지워나가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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