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뚝선 가스파리니 대한항공이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승리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4세트에서 연속 서브득점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친 가스파리니가 두 팔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 우뚝선 가스파리니 대한항공이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승리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4세트에서 연속 서브득점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친 가스파리니가 두 팔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시즌까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할 확률은 92%였다. 단 8%의 확률만을 믿어야만 했던 1차전 패배팀 대한항공이 92%의 확률을 깨고 기적을 만들었다.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도드람 V리그 플레이오프 남자부 3차전에서 대한항공이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1(23-25, 25-20, 25-22, 32-30)로 꺾고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1차전을 패배한 이후 2, 3차전을 승리하면서 8%의 확률을 살렸다.

2차전에 살아난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의 맹활약이 또 한 번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정지석과 곽승석도 힘을 보탰다. 이제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의 아픔을 씻기 위해 천안으로 이동한다.

1차전 내주고도 밀리지 않은 대한항공, 집중력 잃지 않았다

대한항공의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22-18로 앞서가던 대한항공이 순식간에 6점을 연속으로 헌납하면서 위기에 몰렸다. 타이스의 서브가 라인을 벗어나면서 한 점을 쫓아갔으나 진상헌의 범실로 1세트를 삼성화재에게 내줬다. 앞선 두 경기에서 1세트를 가져오는 팀이 모두 승리한 만큼 아쉬움이 남는 세트였다.

2세트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14-14에서 가스파리니의 연속 백어택 득점과 타이스의 범실로 세 점을 뽑아낸 대한항공은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25-20으로 승리하면서 1세트 패배를 극복했고, 반면 삼성화재의 리시브 라인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상승세는 3세트에도 이어졌다.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고 19-19에서 진성태의 속공, 곽승석의 서브 에이스로 승기를 잡았다. 뒤이어 정지석의 퀵오픈이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세 점 차로 벌어졌고, 삼성화재의 추격을 뿌리쳤다.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서서히 보였다.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치열했던 4세트는 오랫동안 듀스 접전이 지속되었다. 4세트를 내주면 올시즌이 끝나는 삼성화재로선 경기를 끝내려고 하는 대한항공을 끝까지 괴롭혔다. 그러나 31-30으로 리드하던 대한항공이 세터 황승빈의 득점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8%의 기적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삼성화재의 시즌이 끝을 맺었다. 패배가 확정된 이후 눈물을 흘린 외국인 선수 타이스는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고해야만 했다. 타이스와 박철우가 47득점을 합작했지만 두 선수의 공격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시즌 초반 연승 행진을 이어나가던 모습을 이번 시리즈에선 볼 수 없었다.

두 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 지난 시즌 준우승의 아쉬움 씻을까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3차전 경기 이후 인터뷰에서 "황승빈 선수 투입 이후 패턴이 바뀌었고, 상대팀이 흔들린 것 같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또한 체력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23일 하루 동안 준비를 잘해서 1차전에 임하겠다는 계획을 말했다.

이제 배구팬들의 시선은 챔피언 결정전을 향한다. 체력적으로 현대캐피탈보다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세 경기 중에서 풀세트를 치른 경기는 없었으나 3-0으로 끝난 경기 또한 없었다. 게다가 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휴식일은 단 하루에 불과해 곧바로 챔피언 결정전을 준비해야 한다.

챔스 진출한 대한항공 "현대 나와라~"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승리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대한항공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 챔스 진출한 대한항공 "현대 나와라~"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승리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대한항공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화재가 타이스, 박철우 두 명의 공격수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갔다면 현대캐피탈은 '토털 배구'를 지향하는 팀이다.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상대의 허를 찌른다. 문성민과 안드레아스는 물론이고 '영석 브라더스' 신영석과 차영석의 속공도 위력적이다. 베테랑 리베로 여오현의 수비는 단기전에서 빛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지 못했다. 홈 경기에서 준우승을 확정하며 현대캐피탈의 우승 세레머니를 지켜봐야만 했다. 그로부터 1년이 흘렀고, 올핸 원정에서 챔피언 결정전을 시작한다.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대한항공은 지난해의 아픔을 씻어내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봄배구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할 수 있는 기회는 단 두 팀에게만 주어진다. 2년 연속 같은 대진이 완성되었고, 다른 상황의 두 팀이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트로피와 인연이 없었던 대한항공이 이번에는 해피엔딩을 맞이할까. 1차전은 24일 오후 7시부터 천안 유관순 체육관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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