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포스터 80년대 포스터의 분위기가 난다

▲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포스터 80년대 포스터의 분위기가 난다 ⓒ 넷플릭스


구글 검색을 바탕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구글 트렌드에 의하면 2016년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TV 프로그램은 넷플릭스의 SF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였다. 2017년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영화는 워너 브라더스의 공포 영화, <그것>(It)이었다. 이 두 작품의 공통점은 단 하나, 바로 19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묘한 이야기>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있는 가상의 도시 호킨스에서 한 소년이 다른 차원에서 온 괴물에게 납치되어 실종되자, 친구와 가족들이 소년을 찾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8부작 드라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1980년대에 대한 오마주와 이스터에그(Easter Egg)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소품이나 배경을 넘어서 < E.T.>(1982), <터미네이터>(Terminator, 1984), <괴물>(The Thing, 1982), <구니스>(Goonies, 1986) 등 1980년대 대중문화의 오마주가 계속 나온다. 애초 아이가 괴물에게 납치당하고 친구들이 괴물을 무찌르기 위하여 나서는 스토리가 1980년대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었던 스티븐 킹 소설과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를 의도적으로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 <그것>  포스터

▲ 영화 <그것> 포스터 ⓒ 워너 브라더스


1년 후 개봉한 영화 <그것>은 스티븐 킹이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1989년 메인주의 데리 시에서 아이들이 실종되자, 그 원인을 찾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룬다. 괴물이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광대로 변할 뿐, 그 외의 요소들은 <기묘한 이야기>와 유사하다.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그것>은 매출 7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호러 영화 흥행 1위를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관객 동원이 100만 명에도 못 미쳐 흥행에 실패한다. <기묘한 이야기>는 넷플릭스 특성상 시청자 수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미국 등 서구권에서 불러왔던 센세이션을 한국에서 재현하지 못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왜 그들은 80년대에 집착할까

1980년대는 북미와 서유럽에게 격동과 희망의 10년이었다. 석유파동과 냉전으로 얼룩졌던 1970년대와 달리 1980년대는 미국과 영국에 신자유주의 정권들이 들어서며 경제가 호황을 맞고 있었다. 1980년대 후반부인 1986년~88년은 3저호황으로 세계 경제가 유례 없는 황금기를 지냈다. 공산권 국가들이 차례 차례 붕괴되고, 소련이 개방정책을 실행하면서 냉전이 완화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의 중심에서 유년기를 보냈던 미국인들은 당연히 그때가 그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거기에 1980년대 대중문화에 대한 오마주까지! 1980년대에 유년기를 보냈던 '구세대'의 향수를 자극하고, SF와 호러라는 장르를 이용해 '신세대'의 관심을 동시에 받으며 <기묘한 이야기>와 <그것>은 2016년과 2017년을 대표하는 작품이 되었다. 이러한 특징들 때문에 1990년대에나 경제와 대중문화가 정점을 찍었던 한국인들에게 두 작품은 공감을 받기 어려웠고, 흥행에도 실패하게 된 것이다.

추억을 회상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위이지만, 더 암울해진 오늘날과 비교해보면 비극이기도 하다. 1980년대에 대한 향수에 너무 집착한 미국인들은 1980년대의 상징과도 같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썼던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Let's Make America Great Again)을 재사용한 드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으며 시민의식과 문화, 정책까지 1980년대로 돌려보내려 하고 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포스터 자세히 보면 80년대 대중문화를 오마주했다

▲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포스터 자세히 보면 80년대 대중문화를 오마주했다 ⓒ 워너 브라더스


다가오는 3월 28일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이 개봉한다. 18세인 주인공이 가상현실 게임에 들어가는 SF 모험물이다.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영화 포스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작품 역시 1980년대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을 많이 오마주했다.

스필버그 감독이 오랜만에 연출하는 SF 작품인 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과연 <레디 플레이어 원>은 과거에 대한 향수에 집중할지, 아니면 미래에 대한 희망을 묘사할지,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해당 기사는 필자의 페이스북과 스팀잇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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