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시즌 두산 베어스 예상 라인업 및 투수진

2018 시즌 두산 베어스 예상 라인업 및 투수진 ⓒ 양형석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준으로 삼으면 KBO리그 역대 최고의 명문팀은 KIA타이거즈다. 21세기 최고의 팀은 역시 통합4연패와 7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다. 하지만 최근 5년으로 범위를 좁히면 가장 성적이 좋았던 팀은 두산 베어스를 꼽을 수 있다. 두산은 지난 5년 동안 2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2번의 준우승을 기록하며 KBO리그의 강자로 군림했다. 최근의 두산에 한국시리즈 진출은 썩 대단한 성과가 아니라는 뜻이다.

2015년 삼성의 통합 5연패를 좌절시키고 2016년 정규리그 최다승 기록을 세우며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한 두산은 작년 시즌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했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 12홈런을 터트리며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은 KIA를 상대로 5경기에서 팀 타율 .226에 그치며 3연패가 좌절됐다. 다른 팀에는 준우승도 충분히 대단한 성적이겠지만 '두산이기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두산은 시즌이 끝난 후 팀 전력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kt위즈)를 비롯해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교체했고 내부 FA 민병헌(롯데 자이언츠)과의 재계약도 실패했다. 2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김현수(LG트윈스) 역시 친정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두산은 올해도 KIA의 2연패 도전에 가장 위협적인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두산에는 눈에 보이는 전력 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숨은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투수] 새 얼굴들로 새로운 판타스틱 선발진 만들 수 있을까

2016년 '판타스틱4'로 불리던 두산의 선발 4인방은 무려 70승을 합작했다. 마이클 보우덴이 단 3승에 그치며 큰 도움이 되지 못한 작년에도 니퍼트-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선발 트로이카는 39승을 따내며 제 몫을 다 했다. 막강한 선발진은 두산이 강 팀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이었고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에도 선발야구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두산이 강한 선발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 외국인 선수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작년까지 롯데에서 3년 동안 활약하며 국내 팬들에게 매우 익숙한 린드블럼은 이닝 소화능력이 뛰어난 투수다. 넓은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피홈런을 줄일 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인 투구를 펼칠 수 있을 전망이다. 후랭코프 역시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구위를 선보이며 올 시즌 활약을 기대케 하고 있다.

토종 원투펀치 장원준과 유희관이 꾸준한 활약을 보장해 준다면 새로운 5선발 이용찬은 변수가 많은 투수다. 이용찬은 지난 2012년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10승을 거둔 적이 있지만 아무래도 선발보다는 불펜이 훨씬 익숙한 투수다. 이용찬이 선발진에 잘 적응한다면 두산의 '판타스틱5' 가 구성될 수 있지만 이용찬이 흔들려 선발진의 이동이 생긴다면 마운드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늦깎이 스타' 김강률이 작년 후반기(5승7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1.42)만큼만 해주면 두산의 뒷문은 큰 걱정이 없다. 셋업맨으로 변신할 함덕주 역시 나이에 비해 불펜 경험은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다만 베테랑 김승회와 2년 차 김명신이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 합류가 쉽지 않은 점이 걱정이다. 두산으로서는 루키 곽빈을 비롯해 이영하, 홍상삼, 박치국 등의 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타선] 민병헌-에반스 빠진 타선, 여전히 촘촘할까

두산은 외야수 민병헌과 지명타자 닉 에반스가 팀에서 이탈했다. 두 선수는 작년 시즌 288안타와 41홈런,161타점을 합작했던 두산 타선의 핵심이었다. 그럼에도 작년 시즌 4명의 3할타자(민병헌 제외)를 배출했던 두산의 타선은 여전히 쟁쟁하다. 특히 35홈런115타점을 기록하며 2016년의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한 김재환과 26홈런89타점으로 2년 연속 3할-25홈런-80타점 시즌을 보낸 오재일은 자신들이 잠실을 홈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잊은 듯 하다.

유격수 김재호와 포수 양의지가 부상으로 고전한 가운데 포수 박세혁과 내야수 류지혁, 외야수 정진호 등 백업 선수들의 성장도 작년 시즌 두산이 얻은 커다란 수확이다. 양의지와 김재호라는 커다란 산이 버티고 있는 만큼 박세혁이나 류지혁은 당장 주전 자리를 확보하기 쉽지 않겠지만 정진호의 경우엔 민병헌이 빠진 우익수 자리에 얼마든지 도전장을 던질 수 있다.

작년 시즌 각각 .237와 .257의 타율에 그치며 실망스런 시즌을 보낸 오재원과 허경민은 올 시즌 명예회복을 위해 칼을 갈고 있다. 오재원은 사비를 들여 미국에서 개인과외를 받을 만큼 성실하게 시즌을 준비했고 허경민 역시 '수비 잘하고 3할을 칠 수 있는 발 빠른 3루수'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철치부심하고 있다. 이미 수비에서는 검증된 선수들인 만큼 타격만 살아난다면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국내 선수들의 활약도 중요하지만 올 시즌 두산 타선의 키를 쥐고 있는 선수는 단연 새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가 될 전망이다. 파레디스는 빅리그에서 좌익수와 우익수, 2루수, 3루수까지 소화한 경험이 있는 멀티 플레이어에 양쪽 타석에 모두 서는 스위치 히터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어느 포지션에도 정착하지 못한 어중간한 선수라고 볼 수도 있다. 파레디스가 한 자리에 정착해 중장거리 타자로서 위력을 발휘해 준다면 두산 타선의 위력은 극대화될 수 있다.

[주목할 선수] 3할을 쳐도 주전 보장받지 못한 최주환

지난 2006년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주목을 받으며 프로에 입성했던 최주환은 11년 동안 '만년 유망주' 소리를 들으며 1.5군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던 작년 시즌 최주환은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301 7홈런57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했고 규정타석을 채웠으며 가을야구에서 만루홈런을 터트리는 기염을 토했다. 1억 원이었던 연봉도 2억 원으로 대폭 인상됐다.

그럼에도 최주환은 올 시즌 주전 자리를 보장받지 못했다. 10개 구단 중 선수층이 가장 두껍다는 두산 소속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태형 감독은 1루를 제외한 내야수들을 기용할 때 공격력보다는 수비를 중요시한다. 그렇다고 최주환이 한 시즌에 홈런 20개씩 터트리는 거포 스타일도 아니다. 결국 최주환은 올 시즌에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주전 경쟁을 하며 시즌을 보내야 한다.

최주환에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외국인 선수 파레디스가 우익수로 자리 잡고 자신이 풀타임 지명타자로 나서는 것이다. 물론 여기엔 오재원과 허경민의 타격이 살아난다는 전제가 깔려야 한다. 최주환이 기존 내야수의 부진을 파고 들어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이는 궁극적으로 두산과 김태형 감독이 원하는 이상적인 구성은 아니다. 최주환은 오재원이나 허경민에 비해 수비가 뛰어난 내야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타격 실력이 검증된 최주환을 대타 요원으로 썩히는(?) 것도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다. 작년 시즌 규정 타석을 채웠던 33명의 3할 타자 중에서 올해 주전 자리를 보장받지 못한 선수는 사실상 최주환밖에 없다(작년 삼성의 주전 유격수였던 강한울은 김상수가 복귀하면 주전 2루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작년의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최주환은 올 시즌 더욱 믿음직한 활약을 펼쳐야 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전력분석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 최주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