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팬에게 침을 밷고 공식 사과한 캐러거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BBC

맨유 팬에게 침을 밷고 공식 사과한 캐러거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BBC ⓒ BBC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FC는 일부 축구팬들 사이에서 '왕년의 클럽'으로 통한다.

1989~1990 시즌 이후 번번이 리그 무관에 그치며 각종 신조어로 조롱의 대상이 된 리버풀이지만, 그들도 20세기엔 52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명문클럽이자 강팀이었다.

'항구도시' 리버풀의 찬란한 축구 역사를 논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시즌이 있다. 바로 2000~2001 시즌이다.

당시 리버풀은 '원더 보이' 마이클 오언을 비롯해 스티븐 제라드. 제이미 캐러거 등 출중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을 앞세워 3관왕(UEFA컵, FA컵, EFL컵)의 위업을 달성했다.

특히 당시 '수비의 핵'이었던 캐러거는 1996년 프로 데뷔해 2013년 현역 은퇴 때까지 리버풀에서 원클럽맨으로 활약했다. 그는 508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세우며 여전히 리버풀 팬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전설이다.

리버풀이 사랑하는 레전드이자 영국 내에서 듬직한 아버지로도 소문이 자자했던 캐러거가 최근 부적절한 행동으로 비난의 중심에 섰다.

13일(한국시각) BBC 등 영국 매체들에 따르면, 캐러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더군다나 피해자에 14세 여자 아이도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국 내에서 캐러거를 향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도대체 캐러거는 왜 맨유 팬에게 침을 뱉은 것일까.

일명 '캐러거 침 테러 사건'이 발생한건 지난 10일이었다. 현역 은퇴 후 <스카이스포츠>에서 축구해설가로 활동 중인 캐러거는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유와 리버풀의 리그 경기 해설을 마치고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옆 도로에 한 차량이 따라붙었고 운전석에 있던 한 남성 맨유 팬이 '리버풀 레전드' 캐러거를 향해 "(맨유가 리버풀을 상대로) 2-1로 이겼어, 기분이 어때"라며 조롱 섞인 질문을 던졌다.      

노스웨스트 더비에서 라이벌팀에 패해 마음이 상할 때로 상한 '리버풀 레전드' 캐러거는 맨유 팬의 도발로 이성을 잃었고, 자신의 입에 머금고 있던 다량의 침을 해당 차량을 향해 뱉었다.

캐러거의 '더러운 행위'로 운전석에 있던 맨유 팬과 조수석에 있던 그의 14세 딸은 '침 테러'를 얻어맞고 말았다. 

캐러거의 '침 테러' 영상은 피해자 카메라에 그대로 담겨 영국 매체로 전파됐다. 이 사실이 급속도로 퍼지자 캐러거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큰 실수를 저질렀고, 후회한다"라며 사과했다.

한편, 캐러거는 이번 사건으로 당분간 마이크를 잡지 못할 전망이다. <스카이스포츠>는 공식 성명을 통해 캐러거의 행위를 규탄하고 축구 해설가 캐러거의 직무를 정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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