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주포 손흥민(25)이 프로통산 300번째 경기에서 3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토트넘은 8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유벤투스(이탈리아)와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원정 1차전에서 2-2로 비겼던 토트넘은 유벤투스보다 유리한 입장이다. 토트넘이 홈에서 0-0으로 비겨도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손흥민의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두 경기에서 4골을 폭발,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 중이다.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면서 토트넘 주포로 떠올랐다. 토트넘과 계약만료가 2년 남았지만 벌써 재계약설이 나도는 등 '런던의 아들(SON)'로 굳건한 신뢰를 구축했다.

다만, 보여준 것에 비해 여전히 출전 기회가 부족한 편이다. 영국 현지에서도 "저평가 받은 공격수"라고 표현할 정도로 출전시간이 토트넘 주축 해리 케인, 델레 알리(이상 잉글랜드), 크리스티안 에릭센(덴마크)과 비교해 적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34경기 출전, 2066분간 뛰었다. 올 시즌은 28경기에 나서 1784분간 그라운드에 머물렀다. 공격포인트는 15골 9도움으로 평균 63.1분만 뛰고도 득점랭킹 공동 9위에 올라있다.

손흥민과 라멜라는 '다른 유형'의 선수

'시즌 4호골' 터뜨리는 손흥민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오른쪽)이 골을 넣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1-1로 맞선 후반 31분 역전 결승 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2호 골이자 시즌 4호 골이다.

▲ '시즌 4호골' 터뜨리는 손흥민 지난 2017년 11월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골을 터뜨린 토트넘의 손흥민. ⓒ EPA/연합뉴스


토트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가 안 풀릴 때 첫 번째 교체카드로 손흥민을 제외한 적이 많다. 손흥민은 후반 60~70분 사이에 주로 교체됐다. 

올 시즌 에릭 라멜라(아르헨티나)가 부상에서 돌아온 뒤 라멜라와 교체되는 상황도 종종 있었다. 이를 두고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 포체티노 감독이 월드컵을 앞두고 라멜라의 실전감각을 고려하는 것 아니냐', '이 때문에 손흥민이 희생당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그러나 포체티노 감독은 프로페셔널하다. 로테이션을 중시하며 선수들의 피로누적에 신경 쓰는 편이다. 케인과 알리 등은 컵대회 선발에서 제외하고 배고픈 손흥민에겐 부족한 출전시간을 몰아줬다.

케인은 한 경기를 통째로 쉬고 그 다음 경기를 풀로 뛰는 편이다. 반면, 손흥민은 경기당 교체 빈도가 많지만, 매 경기 선발이든 교체든 꾸준히 출전하는 편이다.

또 포체티노 감독은 중요한 경기(맨체스터 시티전, 리버풀전)에선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다만 챔피언스리그에서 손흥민의 출전시간이 부족한데 이는 전술상의 선택으로 보인다.

포체티노 감독은 유벤투스 원정에서 수비 위주의 전술을 짰다. 체력이 좋고 수비가담이 뛰어난(볼 쟁탈전에 능한) 라멜라를 선택했다. 라멜라는 이탈리아 세리에A 경험(2011~2013 AS로마)도 있어 포체티노의 부름을 받았다.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공수 기여도가 높았다는 평가다.

손흥민은 라멜라와 다른 유형의 공격수다. 양발잡이이고 더 공격적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의 장단점을 꿰뚫고 있다. 그리고 적절한 타이밍에 손흥민을 활용해 승수를 쌓았다.

손흥민에 대한 포체티노 감독의 신뢰는 굳건하다. 사우스샘프턴(2013년 1월~2014년 5월) 감독 시절 가장 먼저 손흥민을 영입리스트에 올렸다.

포체티노는 "함부르크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손흥민의 성장세를 지켜봤다"며 "사우스샘프턴에선 손흥민이 내 제안을 거절했지만 토트넘에선 받아들였다"고 말한 바 있다.

포체티노는 손흥민에 대해 "기본적으로 양발을 잘 쓴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뛰어난 득점력을 갖췄다. 나와 비슷한 철학을 가진 감독들에게 축구를 배웠다"며 굳건한 신뢰를 보였다.

서로 신뢰를 보인 포체티노와 손흥민

손흥민은 유벤투스전에서 선발이든 교체든 출전할 확률이 높다. 포체티노는 기자회견에서 외신의 질문세례를 받았다. 그중 손흥민 선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포체티노는 무거운 입을 유지하며 경기 당일 날 선수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흥민에 대한 칭찬(신뢰)을 잊지 않았다.

손흥민도 최근 영국 일간지 <미러>와 인터뷰에서 "포체티노 감독의 권한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포체티노 감독은 인간적인 지도자다. 주전으로 나서지 못한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낸다"며 "축구는 팀스포츠다. 감독은 심사숙고 끝에 최상의 명단을 내놓는다. 포체티노 감독의 결정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유럽축구에서는 좋은 스승(감독)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박지성의 장점을 극대화한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알렉스 퍼거슨(잉글랜드)이 대표적인 본보기다.

반면, 설기현은 영국 풀럼 시절 감독의 도움을 받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다. 크리스탈 팰리스에 몸 담고 있는 이청용, 베로나(이탈리아)로 이적한 이승우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손흥민은 좋은 감독과 함께 하고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로테이션을 중시하며 상대팀에 따라 맞춤형 전술을 구사한다. 그리고 자신이 영입한 손흥민에 굳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손흥민이 포체티노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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