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선수 응원하는 북측 코치들 11일 오후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15km+15km 스키애슬론 경기. 훈련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북측 코치진이 뒤쳐진 채 홀로 달리는 한국 김은호 선수를 향해 소리쳐 응원하고 있다.

▲ 우리선수 응원하는 북측 코치들 11일 오후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15km+15km 스키애슬론 경기. 훈련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북측 코치진이 뒤쳐진 채 홀로 달리는 한국 김은호 선수를 향해 소리쳐 응원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둘 한둘"

지난 2월 11일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처음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김은호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를 향한 북측 코치진의 응원이었다. 뒤처져 홀로 달리는 김 선수의 모습을 발견한 북측 코치진은 그가 두 바퀴를 도는 동안 경기를 계속 지켜보면서 기합을 넣었다.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임을 상징하는 아주 특별한 응원이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도 남과 북의 특별한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마유철(27), 김정현(18) 선수를 파견했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이미 남측 선수들과도 구면이다. 지난 1월 독일에서 열린 2017-2018 국제 파라 노르딕스키 월드컵 대회 때 대한민국 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 스키 국가대표인 신의현(38) 선수와 만났다. 신 선수는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경기 시작 직전까지 북측 선수들에게 각종 기술을 알려주다가 자신의 출발 시간까지 놓칠 뻔 했노라면서 "평창에선 두 동생에게 고글 등 다양한 장비를 선물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BBC코리아도 같은 시기, 두 선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당시 보도에 따르면, 어릴 적 교통사고로 발목을 잃은 마 선수는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 탁구선수로 출전한 바 있다. 패럴림픽을 앞두고 종목을 바꿔 크로스컨트리 스키 좌식 부문에 도전한다.

김정현 선수 역시 어릴 적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었다. 그는 BBC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때 꿈이 체육인이었다, 사고가 나서 꿈을 이룰 수 없겠다 생각했는데 사회에 나와서 '(조선)장애자체육협회'라는 게 있다는 걸 알고 너무 기뻐서 신참으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김 선수가 김일성종합대학 정치경제학과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점도 주목됐다. 그는 "(조선)장애자체육협회와 많은 국제기구와의 교류에 이바지하고픈 마음에 경제학을 공부하기로 선택했다"고 전공 이유를 밝혔다.

세번째 패럴림픽 출전하는 서보라미 선수 주목

 "눈밭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것이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매력이에요."

"눈밭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것이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매력이에요." ⓒ 대한장애인체육회


남과 북의 만남도 있지만, 장애를 극복하고 '눈 위의 마라톤'에 도전하는 선수들을 만나는 감동도 있다.

장애 유형에 따라 세부적으로 좌식(LW10-LW12), 입식(LW1-LW9), 시각장애(B1-B3)로 나뉘는데, 개인 경기의 경우 각 선수의 기록에 장애 등급을 반영해 나온 최종 기록으로 경기 결과를 산출한다.

구체적으로 입식의 LW9 등급은 팔과 다리 중복 장애를 뜻하고, LW10 등급부터 LW12로 분류되는 좌식의 경우 팔로 지탱했을 때 균형을 잡을 수 있느냐 없느냐 등으로 등급을 나눈다. 시각장애의 B1 등급부터 B3 등급은 '전맹(全盲)'·'5도의 시야와 2/60의 시력'·'5~20도 시야와 2/60~6/60의 시력'을 의미한다. 특히 B1, B2 등급의 시각장애 선수들은 반드시 '가이드 러너'와 함께 코스를 달린다. 시각장애 분야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최보규(24) 선수는 가이드 김현우(24)와 함께 달릴 예정이다.

앞서 북측 선수들과 우정을 나눈 신의현 선수가 바이애슬론과 더불어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도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2017년 1월 우크라이나에서 열렸던 장애인 노르딕스키 월드컵에서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좌식 5km와 15km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해 3월 평창에서 열린 장애인 노르딕스키 월드컵 크로스컨트리스키 15km 좌식 부문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서보라미(32) 선수는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에 이어 2018년 평창 패럴림픽까지 출전한 '한국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간판 선수'로 꼽힌다. 무용가를 꿈꾸다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그는 2007년 국내 최초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가 됐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세 번째 도전이고 우리나라에서 경기를 하는 만큼 저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저 자신을 위해 후회 없는 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고3 때 찾아온 하반신 마비... 몇 년 후 그녀를 일으킨 '스키')

*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금메달 20개)

남 : 1.5km 스프린트 클래식 입식·시각장애, 1.1km 스프린트 좌식, 10km 클래식 입식·시각장애, 7.5km 좌식, 20km 프리 입식·시각장애, 15km 좌식
여 : 1.5km 스프린트 클래식 입식·시각장애, 1.1km 스프린트 좌식, 7.5km 클래식 입식·시각장애, 5km 좌식, 6km 좌식, 15km 프리 입식·시각장애, 12km 좌식
단체 : 4×2.5km 혼성계주, 4×2.5km 오픈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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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북측 선수단 서보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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