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도 총 쏜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소총 사격이 결합된 겨울스포츠, 바이애슬론. 표적을 맞추지 못하면 '뺑뺑이' 벌칙을 돌아야 하기에 정확한 사격 실력을 뽐내야 한다.(관련 기사 : 총알 빗나가면 '뺑뺑이', 여기 군대?) 그런데 장애인 바이애슬론에는 시각장애 선수도 출전한다. 당장, "표적지가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총을 쏜다는 거지?"란 질문이 나올 법하다.

정답은 '청각'이다. 시각장애 선수들은 사격시 특수장비를 이용한다. 미리 설치된 헤드셋을 착용하고 전자 소총을 표적지에 겨누면 된다. 표적에 정확히 조준할수록 헤드셋을 통해 주어지는 음향신호가 잦아진다. 즉, 시각 대신 청각을 이용해 표적을 가늠해 사격하는 셈이다.

장비만 다른 게 아니다. 장애 선수들이 출전하는 만큼 일반 경기와 다른 점들이 상당히 있다. 일단, 크로스컨트리 스키 경기를 진행하는 동안 소총을 메지 않는다. 일반 선수들이 최소 3.5kg의 총을 메고 긴 거리를 달렸던 것과 다르다.

사격 자세도 다르다. 일반 바이애슬론 경기에선 선수들은 '서서쏴'와 '엎드려쏴' 두 가지 방식으로 정해진 사격 안에 5차례 사격하도록 했다. 하지만 시각장애·입식·좌식으로 나뉜 장애 바이애슬론의 경우, 시각장애와 입식 선수는 '엎드려쏴' 자세로 사격하고, 좌식 선수는 '엎드려쏴'·'앉아쏴' 중 하나를 선택해서 사격할 수 있다.

단체출발·계주·혼성계주 등 단체전이 있는 일반 바이애슬론과 달리 모든 경기를 개인전으로 치른다. 세부 종목은 장애유형과 거리, 선수 성별 등으로 나뉘는데 남자 선수의 경우 최소 7.5km, 최대 15km 경기를 치른다. 여자 선수는 최소 6.5km, 최대 12.5km를 달린다. 좌식 부문의 경우, '뺑뺑이' 벌칙 코스가 일반 경기보다 50m 짧은 100m다.

신의현 선수, 한국 첫 패럴림픽 금메달 도전

2018 평창 패럴림픽 바이애슬론에 출전하는 국가대표는 좌식 6명, 입식 2명, 시각장애 1명 등 총 9명이다. 이들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에도 병행·출전할 예정이다.

이 중 첫 대한민국 패럴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이가 있다. 신의현(38) 선수는 지난 2월 핀란드에서 열린 세계 장애인 노르딕스키 월드컵 바이애슬론 7.5km 남자 좌식 부문에서 26분 8초 1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그는 2006년 대학교 졸업식을 하루 앞두고 1.5톤 트럭에 치여 두 다리를 잃었다. 그러나 노르딕스키에 입문한 지 6개월 만에 2015년 전국 장애인 동계 체육대회에서 3관왕을 달성해 최우수 선수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또 올해 4월 미국 캐스퍼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도 바이애슬론 중거리, 스프린트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평창 패럴림픽을 통해 한국 최초 동·하계 패럴림픽 메달 획득을 노리는 선수도 있다. 2016년 리우 패럴림픽에서 '핸드 사이클'로 은메달을 따낸 이도연(46) 선수가 노르딕스키 입문 1년 만에 바이애슬론 국가대표로 나설 예정이다.

선수마다 장애 유형과 정도가 다른 만큼 최종 경기 결과는 장애 등급을 반영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신의현 선수는 지난해 3월 세계 장애인 노르딕스키 월드컵에서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좌식 종목에서 가장 빠른 주행시간을 기록하고도 장애등급이 반영돼 2위에 그친 바 있다.

입식은 LW1 등급부터 LW9로 분류되는데, 가장 높은 LW9 등급은 팔과 다리 중복 장애를 뜻한다. LW10 등급부터 LW12로 분류되는 좌식의 경우, 팔로 지탱했을 때 균형을 잡을 수 있느냐 없느냐 등으로 등급을 나눈다. 시각장애 부분은 '전맹(全盲)'·'5도의 시야와 2/60의 시력'·'5~20도 시야와 2/60~6/60의 시력' 등 세 가지로 나뉘어 B1 등급부터 B3까지 있다.

* 장애인 바이에슬론(금메달 18개)
남자 : 스프린트(7.5km) 입식·좌식·시각장애, 12.5km 입식·좌식·시각장애, 15km 입식·좌식·시각장애
여자 : 스프린트(6km) 입식·좌식·시각장애, 10km 입식·좌식·시각장애, 12.5km 입식·좌식·시각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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