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썰매 종목 역사상 첫 메달은 금메달이었다. '세계랭킹' 1위 윤성빈의 레이스에 흠 잡을 곳이 전혀 없었다. 말 그대로 완벽한 주행을 보여주면서 한국 썰매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16일 오전 강원도 평창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3, 4차 시기에서 전날 선두로 1, 2차 시기를 마감했던 윤성빈이 선두 자리를 지키며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니키타 트레구보프(OAR)와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 등 경쟁자들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김지수도 TOP10에 진입에 성공하면서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남겼다. 이번 올림픽에서 윤성빈과 김지수 두 선수는 가능성 그 이상을 보여줬다.

첫 날 트랙 레코드 경신만 두 차례, 압도적인 레이스 보여준 윤성빈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가 15일 오전 강원도 강릉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차 주행 경기를 마치고 장비를 정리하고 있다.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가 15일 오전 강원도 강릉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차 주행 경기를 마치고 장비를 정리하고 있다. ⓒ 이희훈


1차 시기에서 6번째 순서로 등장한 윤성빈은 50초28의 기록으로 지난해 3월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서 두쿠르스가 세웠던 트랙 레코드(50초64)를 0.3초 이상 앞당겼다. 뒤이어 등장한 트레구보프(50초59), 두쿠르스(50초85) 등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들의 기록은 윤성빈보다 좋지 않았다.

2차 시기는 더욱 완벽했다. 스타트 기록은 4초59로 지난해 자신이 갖고 있던 기록(4초61)을 경신했고, 주행에서도 큰 실수가 없었다. 1차 시기보다 0.21초 빠른 50초07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2차 시기 합계 기록은 1분 40초35로 2위 트레구보프(1분41초09)보다 0.74초 이상 앞서며 첫 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16일 3차 시기에서 가장 먼저 레이스를 치른 윤성빈은 50초18의 기록으로 2차 시기보다 빠르진 않았지만 1차 시기와 비교했을 땐 나쁘지 않은 레이스였다. 3차 시기가 마무리됐을 당시 윤성빈과 두쿠르스의 차이는 1.02초로 이미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었다. 윤성빈이 마지막 레이스에서 큰 실수를 범하지 않는 이상 금메달의 주인공은 바뀔 이유가 없었다.

4차 시기에서 두쿠르스에 이어 20번째로 스타트 라인에 등장한 윤성빈은 50초02의 기록으로 1~4차 합계 기록 3분 1위가 확정되는 순간, 대한민국의 두 번째 금메달이 나왔다. 평창올림픽슬라이딩센터를 방문한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면서 기쁨을 함께 나눴다.

반면 마르틴스 두쿠르스는 4차 시기에서 실수를 범하며 메달권 진입에도 실패, 윤성빈의 금빛 질주를 그저 지켜봐야만 했다.

이변도, 적수도 없었던 윤성빈의 금메달...'TOP10 진입' 김지수도 선전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가 16일 오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3차 주행 출발을 하고 있다.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가 16일 오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3차 주행 출발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윤성빈의 메달권 진입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어쩌면 금메달까지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왔다. 17-18 IBSF 월드컵에서 7번의 대회에 출전한 윤성빈은 전 대회에서 은메달 이상의 성과를 거뒀고, 무려 다섯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기에 윤성빈의 대항마 중 한 명이었던 니키타 트레티야코프가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이 적발되면서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잃었다. 그러다보니 대회 전 금메달 후보로 거론된 선수는 두 명, 윤성빈과 두쿠르스밖에 없었다. 또한 월드컵 시리즈에서의 두쿠르스의 컨디션을 감안하면 홈 트랙의 이점을 안고 나서는 윤성빈의 금메달이 예상됐다.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평창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300회 이상 주행 연습을 실시한 윤성빈에게 이변도, 적수도 없었다. 세계랭킹 1위로 월드컵 시리즈를 끝낸 윤성빈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새로운 스켈레톤 황제의 등장을 알렸다.

윤성빈과 함께 올림픽에 출전한 김지수도 최고의 레이스를 펼쳤다. 김지수는 1차 시기에서 50초80으로 두쿠르스보다도 높은 순위에 위치했고, 2차 시기에서 50초86으로 1~2차 합계 1분41초66을 기록했다. 이튿날 3차 시기에서 50초51, 4차 시기에서 50초81로 1~4차 합계 기록 3분22초98이었다. 전체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진 못했지만 김지수가 TOP10에 진입하면서 윤성빈, 김지수 두 명 모두 성공적으로 일정을 끝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선수들이 제대로 훈련할 수 있는 트랙조차 없었던 썰매 불모지에서 믿을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났다.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가 16일 오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3차 주행 출발을 하고 있다.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가 16일 오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3차 주행 출발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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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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