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F1)의 그리드 걸 폐지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세계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F1)의 그리드 걸 폐지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세계 최대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F1)이 '그리드 걸'을 폐지하기로 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각) F1은 성명을 통해 "올해부터 모든 공식 대회에서 그리드 걸을 없앨 것"이라며 "오는 3월 열리는 호주 그랑프리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F1은 "우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리드 걸이 F1의 필수 요소라고 여겨졌지만, 이런 관습이 더 이상 F1이 추구하는 가치와 어울리지 않으며, 현대 사회의 규범과도 분명히 상충하는 것으로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그리드 걸(grid girls)은 F1 대회에서 스폰서 이름이 달린 옷을 입고 선수를 호위하거나 경기 상황을 안내하는 여성들이다. 그러나 노출이 많은 옷을 입는 탓에 성 상품화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F1, 그리드걸 폐지 발표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지난해 F1이 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서 그리드 걸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고, 일부 선수들과 스폰서 기업도 수십 년 동안 이어진 그리드 걸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드 걸로 일했던 한 여성은 "F1의 정치적인 결정에 화가 난다"라며 "관중을 즐겁게 하고 스폰서를 홍보하는 우리의 역할을 사랑하지만, 이제 많은 그리드 걸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F1는 "우리는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라며 "위대한 스포츠를 향한 우리의 가치와 F1이 더욱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 여성 스포츠단체는 "F1의 결정을 환영한다"라며 "이것은 페미니즘이 아니라 현대 여성들이 스포츠에서 얻는 가치에 관한 것이며 복싱이나 격투기 대회도 라운드 걸을 폐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F1 해설가 앤드류 벤슨은 "F1의 그리드 걸 폐지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지만 현대 사회는 지금 '성의 정치학'(sexual politics)에 관한 심각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라며 "F1이 적절한 결정을 내렸다고 느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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