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구단 NC 다이노스가 대만 출신 빅리거 왕웨이중과 계약했다.

프로야구 구단 NC 다이노스가 대만 출신 빅리거 왕웨이중과 계약했다. ⓒ NC다이노스


KBO리그에 역대 최초의 대만 출신 외국인 선수가 탄생했다.

NC다이노스 구단은 2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8 시즌을 함께 할 외국인 투수로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활약했던 대만 출신의 왕웨이중과 총액 90만 달러(계약금 20만,연봉50만, 옵션20만)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KBO리그에 대만 출신 선수가 활약하는 것은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1992년생의 좌완 왕웨이중은 2014년 빅리그에 데뷔해 두 시즌 동안 22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11.0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26승21패3.25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고 작년에도 트리플A에서 6승2패2.05로 활약이 좋았다. NC가 외국인 선수 영입을 마무리 지으면서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치지 못한 팀은 삼성 라이온즈만 남게 됐다.

트리플A에서 불펜으로 좋은 성적, 풀타임 선발 소화여부가 관건

흔히 외국인 선수하면 커다란 체격과 강한 힘을 앞세운 미국이나 중남미 선수를 먼저 떠올리게 마련이다. 실제로 아시아 선수들이 KBO리그에 입성해 활약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한국보다 리그의 수준이 높은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총 6명의 선수가 KBO리그에서 활약했는데 기대를 충족시킨 선수는 2008년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다카쓰 신고와 2010년 SK 와이번스 우승의 주역 카도쿠라 켄 정도 밖에 없었다.

하물며 대만의 경우엔 한국보다 리그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프로 정예 선수들이 참가한 국제대회 전적을 봐도 '도하의 참사'로 기억되는 2006년 아시안게임을 제외하면 대만에게 패한 적이 거의 없다. 지난 2015년 대만리그에서 타율 .380 31홈런30도루를 기록했던 대만 최고의 타자 린즈셩(중신 브라더스)이 KBO리그 진출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선뜻 나서는 구단은 없었다.

그런 NC가 올 시즌을 앞두고 대만 출신의 왕웨이중을 선택한 이유는 그가 대만리그에서 정체돼 있던 선수가 아니라 2013년 미국에 진출해 메이저리그의 시스템을 경험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NC는 수년 전부터 왕웨이중이 마이너리그부터 성장하는 과정을 꾸준히 지켜 봤고 '젊고 새로운 도전'이라는 외국인 선수 선발 기준에 맞춰 역대 최초의 대만 선수 영입을 선택했다.

문제는 역시 왕웨이중의 KBO리그 적응 여부. 마이너리그 성적은 상당히 준수한 편이지만 엄밀히 말해 왕웨이중은 메이저리그의 '실패한 유망주'다. 마이너리그 통산 116경기 중에 선발 출전 경기가 67번이지만 트리플A레벨로 한정하면 선발 경험은 고작 6경기에 불과하다. 2016년에는 5경기에 출전해 1승3패 4.85에 그쳤고 트리플A 성적이 좋았던 2017년에는 47경기 모두 불펜으로만 등판했다.

하지만 3명 보유 2명 출전의 규정이 있는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의 불펜 활용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로건 베렛이 등판하는 날에는 불펜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투수가 강제 휴식을 취하거나 4번타자 재비어 스크럭스가 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왕웨이중이 외국인 선수라면 당연히 해내야 하는 '풀타임 선발'이라는 미션을 소화할 수 없다면 NC의 '젊고 새로운 도전'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 1996년 메이저리그의 선구자였던 박찬호가 '한국 투수도 빅리그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면서 서재응, 김선우, 김병현 등 후배들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물론 KBO리그가 메이저리그만큼 큰 무대는 아니지만 왕웨이중이 성공한다면 KBO리그 구단들이 대만 선수들을 보는 시각도 달라질 것이다.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았든 왕웨이중은 KBO리그에서 대만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된 셈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NC 다이노스 왕웨이중 외국인 선수 대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