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고 유도 훈련장에서 훈련 중인 송영환 선수

홍천고 유도 훈련장에서 훈련 중인 송영환 선수 ⓒ 이종득


'강원도의 힘'이란 상징적인 단어는 역도에서 나왔다. 장미란(원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선수와 사재혁(홍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선수의 힘이 곧 강원도의 힘으로 인식된 것이다. 그 후 십 년이 지났다.

장미란 선수와 사재혁 선수의 뒤를 이어줄 기대주가 홍천에서 지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내년 1월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들어갈 예정인 홍천고 1학년 송영환 선수이다. 인삼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가정의 맏아들이다. 어려서부터 홍천 명품 6년근 인삼을 먹고 자라서 그런지 힘이 장사이다.

송영환 선수는 지난 10월 충북 충주에서 열린 전국체전 역도 105kg 이상급에 출전해서 인상 143kg, 용상 185kg, 합계 328kg으로 3관왕을 차지했다. 고등학교 1학년 선수임을 감안하면 매우 좋은 기록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현재의 고등부 전체 랭킹 1위 기록인 것이다.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땀을 정말 적게 흘립니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선수이니 땀도 많을 텐데, 그렇지 않아요. 체력적으로 매우 강한 선수이고, 순발력이 경량급 선수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아요. 정말 타고난 역도 선수입니다."

송영환 선수를 지도하는 김명기 코치의 말이다. 김 코치는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 사재혁 선수를 홍천중학교부터 홍천고등학교까지 6년간 지도한 스승이다. 홍천고 출신의 김명기 코치는 선수생활을 마감한 후 1993년부터 현재까지 모교인 홍천고에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좋은 선수는 좋은 지도자에게서 나온다

 홍천고 유도 훈련장에서 훈련 중인 송영환 선수

홍천고 유도 훈련장에서 훈련 중인 송영환 선수 ⓒ 이종득


 홍천고등학교 유도 훈련장에서 훈련 중인 송영환 선수

홍천고등학교 유도 훈련장에서 훈련 중인 송영환 선수 ⓒ 이종득


"사재혁을 뛰어넘고, 장미란을 뛰어넘는 선수로 성장할 것입니다. 아직은 성장시기이지만, 타고난 재능과 순간 집중력, 그리고 겸손한 자세가 돋보이는 점이 무엇보다 좋은 점입니다. 운동선수답지 않은 승부근성이 보완되고, 키가 조금만 더 커 준다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것입니다."

김명기 코치는 선수들과 숙소에서 늘 함께 생활하는 지도자이다. 홍천군 역도연맹 전무이사로 활동하면서 누구보다 더 제자들을 챙기는 것으로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운동선수로 성공하는 조건으로 흔히들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고 하잖아요. 선수와 지도자, 그리고 부모님. 송영환 선수의 부모님은 남다르신 분들입니다. 지도자를 믿어주시는 마음도 깊으시고, 아들을 신뢰하는 마음도 크십니다. 그래서 지도자로서 더욱 열심히 하게 됩니다."

홍천고등학교 교장 이영욱 선생님도 남다른 열정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으로 지역사회에서 평가를 받는 분이다. 홍천고 1회 졸업생이고, 현재의 코치인 김명기 선수를 모교 체육선생으로 근무하면서 지도한 스승이기도 하다. 김명기 코치는 늘 학생들과 어울려서 운동하던 선생님이었다고 기억하면서 "비인기종목인 역도부가 다소 침체될 상황에서 부임하여 활기를 되찾았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훌륭한 자원 잘 지도하겠습니다"

 홀천고등학교 김영욱 교장, 김명기 코치, 송영환선수

홀천고등학교 김영욱 교장, 김명기 코치, 송영환선수 ⓒ 이종득


"영환이를 비롯하여 운동에 재능 있는 학생들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는 것이 공교육의 중요한 역할이지요. 영환이는 우리 홍천의 자원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의 훌륭한 자원입니다. 앞으로도 더욱 세심하게 관심을 갖고 지도하고, 지원하겠습니다."

이영욱 교장선생님은 송영환 선수에게 운동선수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일상생활에서의 행동 등을 강조했고, 내년 1월에 고등학생 신분으로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 들어갈 예정인 송영환 선수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선배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당부했다.

"우리 역도부에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있는데, 가정형편이 매우 어려운 선수입니다. 아버지 건강이 안 좋아 일을 하지 못하거든요. 힘든 운동을 하면서도 매번 끼니 걱정을 하는 형편이어서 지도자로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우리지역사회에서 손범승 선수에게도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훈련 중인 홍천고등학교 역도부 선수. 사진 맨 끝에 붉은색 점퍼 차림의 지도자가 후배들을 기다리고 있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사재혁 선수이고, 사재혁 선수는 지난 번 후배 폭행사건과 관련하여 반성하고, 자숙하면서 현재 모교인 석화초등학교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 맨 앞, 운동을 하다 잠시 쉬며 등을 보이고 있는 선수가 손범승 학생이다.

훈련 중인 홍천고등학교 역도부 선수. 사진 맨 끝에 붉은색 점퍼 차림의 지도자가 후배들을 기다리고 있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사재혁 선수이고, 사재혁 선수는 지난 번 후배 폭행사건과 관련하여 반성하고, 자숙하면서 현재 모교인 석화초등학교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 맨 앞, 운동을 하다 잠시 쉬며 등을 보이고 있는 선수가 손범승 학생이다. ⓒ 이종득


취재를 마치고 역도 훈련장을 나오는데 김명기 코치가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았는지 김 코치는 거듭 "잘 먹기만 하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유망주인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의 눈빛에서 제자를 아끼고 걱정하는 마음을 충분하게 느낄 수 있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송영환 김명기코치 홍천고등학교 이영욱교장 사재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