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사에서 2017년은 '라이언킹' 이승엽이 은퇴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이승엽은 1995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하며 KBO리그에 데뷔해 15시즌 동안 통산 최다 홈런(467홈런) 및 최다 타점(1498타점)을 기록한 최고 타자였다.

국가대표로서는 2000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2006 월드베이볼클래식(WBC) 4강,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등 한국 야구를 세계 정상급에 올려놓으며 '국민 타자'의 명성을 얻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정신적 지주였던 이승엽의 은퇴 이후 팀 내에서 주목받는 존재는 바로 구자욱이다. 장타력을 지닌 좌타자로 이승엽과 공통점을 지녀 삼성을 이끌어갈 '차세대 라이언킹'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2년 2라운드 12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구자욱은 그해를 퓨처스리그에서만 보낸 뒤 상무에 입단했다. 구단 차원에서 미래를 바라보고 일찌감치 병역을 마치도록 특별 관리한 것이다.

2015년 1군에 데뷔한 구자욱은 타율 0.349 11홈런 57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951로 맹활약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2011년 배영섭 이후 4년만이자 구단 역사 상 6번째 신인왕 수상이었다. 2016년에는 타율 0.343 14홈런 77타점 OPS 0.967을 기록하며 홈런, 타점, OPS 등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 삼성 구자욱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2017시즌을 앞두고 구자욱은 변신을 시도했다. 작년까지 1루수를 맡아왔지만 외야수로 전환되어 붙박이 우익수로 나섰다. 홈런 타자로의 변신도 도모했다. 홈런은 21개, 타점은 107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하지만 장타를 늘리는 과정에서 타율은 0.310, OPS 0.910으로 이전 두 번의 시즌보다 하락했다. 삼진은 138개로 2015년 79개, 2016년 68개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홈런을 늘리는 과정에서 타격의 정확성은 어느 정도 감소한 것이 사실이다.  

올 시즌 구자욱은 144경기 전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빼어난 자기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규 시즌 전 경기 선발 출전은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구자욱은 11월 16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의 대표팀에 선발되었다. 프로 데뷔 후 첫 성인 대표팀 선발로 주장의 중책까지 맡았다. 많은 이들은 구자욱이 팀 선배였던 이승엽과 같이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려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구자욱은 12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던 한국은 기회마다 침묵한 구자욱의 방망이에 아쉬움이 남았다.

성인 대표팀 선발이 처음인 상황에서 정규 시즌 종료 뒤 한 달 이상의 공백 이후 치러진 대회라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삼성은 이승엽이 없는 시즌을 맞이한다. 팀의 중심을 잡던 정신적 지주가 사라진 것은 물론 은퇴 시즌까지 24홈런 87타점을 기록한 타자가 떠나 전력에도 공백이 발생했다. 구자욱이 '포스트 이승엽'으로서 2018년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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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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