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 전에는 많은 전문가와 무수한 매체에서 시즌 판도를 예상해보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여지없이 빗나가는 일이 부지기수다. (가장 신뢰도가 높은 것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라 신뢰하기 어렵다'는 모 웹툰의 대사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일까? 자신감 있게 예상하던 모습과는 달리 시즌 전 예상을 복기해 보는 이들을 찾아 보기란 쉽지 않다.

2017 프로야구 정규 시즌이 시작되기 전,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도 역시 각 구단별 최고의 상황(백일몽)과 최악의 상황(악몽)을 예측해 본 바 있다. 전혀 예기치 않은 곳에서 악몽을 접한 팀들도 있었고, 반대로 예상치 못한 달콤함을 누린 팀도 있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2017시즌 백일몽과 악몽이 어느 지점에서 적중했고 어디에서 빗나갔는지 팀별로 복기해보며 올해 프로야구를 마무리하도록 하자. (연재 순서는 10위팀부터 역순으로 진행)

[관련 기사] 라팍의 가을은 행복할까? 삼성의 백일몽과 악몽

삼성 라이온즈 (정규시즌 9위/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2년 연속 9위에 머문 삼성 라이온즈 (출처: [야구카툰] 야알못: 나쁜놈들 전성시대 중)

2년 연속 9위에 머문 삼성 라이온즈 (출처: [야구카툰] 야알못: 나쁜놈들 전성시대 중)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백일몽 (10개 예상 중 0개 적중)

1. '204cm' 레나도와 'NPB 경험자' 페트릭이 제 2의 니퍼트/보우덴이 된다.


-> 땡! 2m가 넘는 장신 레나도와 NPB로 동양 야구를 경험한 페트릭은 16시즌 외국인 투수 악몽을 지워줄 것으로 기대받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부상에 시달린 레나도(105만 달러)는 11경기에 등판 2승 3패 ERA 6.80을 기록했다. 시범경기에서 가래톳 부상으로 5월에야 겨우 1군에 등록됐지만 기대 이하의 투구로 팀 성적에 보탬이 되지 못했고 설상가상 7월 27일 NC전에서 타구에 맞아 오른손 손바닥 뼈 골절로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영입 당시 기대치가 낮았던 페트릭(45만 달러)이 더 꾸준(?)했다. 그는 25경기 3승 10패 ERA 6.18를 기록했다. 악몽은 계속됐다.

2. 짝수해 징크스가 깨진 장원삼이 홀수해 대박을 터뜨린다.

-> 땡! 짝수해였던 지난 시즌 맹위를 떨칠 것으로 기대됐던 장원삼이 부진하면서, 역설적으로 올해 장원삼의 반등을 기대하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기대는 기대로 끝났다. 장원삼은 올 시즌 4월 이후 불펜투수로 나서며 49경기 4승 5패 6홀드 ERA 5.61로 부진했다.

3. FA 이적생 우규민이 차우찬과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둔다.

-> 땡! 우규민과 차우찬은 올 시즌 선발 맞대결을 펼치지 못했다. 그리고 우규민은 7승 10패 ERA 5.21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4. 외야수 구자욱이 MVP 유력후보가 된다.

-> 땡! 구자욱은 전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0.310, OPS(출루율+장타율) 0.910 21홈런 108타점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4.3으로 분전했지만 MVP 레이스에는 끼지 못했다.

5. 이승엽이 시즌 내내 홈런왕 경쟁을 벌인다.

 은퇴 시즌에도 24개의 홈런을 터뜨린 이승엽 (출처: [KBO 야매카툰] 노장은 죽지 않는다. 다만… 중)

은퇴 시즌에도 24개의 홈런을 터뜨린 이승엽 (출처: [KBO 야매카툰] 노장은 죽지 않는다. 다만… 중)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 땡! 이승엽은 24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은퇴시즌을 화려하고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은퇴시즌임을 감안하면 적지않은 홈런을 터뜨렸지만 홈런왕 경쟁에 참전할 정도는 아니었다.

6. 'FA로이드' 김상수가 생애 최초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따낸다.

->  땡! 올 시즌 김상수는 부상으로 42경기 출장에 그치며 FA자격 취득에 실패했다. 시즌 성적도 타율 0.264 OPS 0.666으로 실망스러웠다.

7. 인성 좋은 러프가 나바로의 시즌 홈런 기록(48개)을 경신하다.

-> 땡! 러프는 나바로의 시즌 홈런 기록을 경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타율 0.315 31홈런 124타점을 기록하며 삼성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또한 최형우를 제치고 리그 타점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8. 박한이가 시즌 150안타로 17년 연속 100안타를 최초로 넘어선다.

-> 땡! 박한이는 올 시즌 68경기에서 31안타 4홈런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말 무릎 수술을 받았고, 좀체 경기감각을 끌어올리지 못하며 젊은 유망주들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7월 이후 분전했지만 많은 기회가 주어지진 않았다.

9. 심창민이 구원왕, 투승현-장필준이 철벽 불펜을 이룬다.

-> 땡! 심창민은 ERA 4.18 4승 7패 6세이브 16홀드에 그쳤고 초반 부진으로 마무리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시즌을 앞두고 기대가 컸던 김승현과 이승현, 장필준은 각각 ERA 5.77, 5.12, 4.68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다만 장필준이 21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새로운 수호신의 가능성을 보였다.

10. 김한수 신임 감독이 류중일 전 감독의 1년차를 그대로 재현한다.

-> 땡! 삼성은 2년 연속 9위에 그치며 지난해보다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신임 김한수 감독은 자신만의 분명한 색깔을 내는데 실패했고 성적과 리빌딩 중 그 어느것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악몽(10개 예상 중 4.5개 적중)

1. 레나도와 페트릭이 웹스터-벨레스터의 전철을 밟는다.

 최악의 영입이 되고 만 레나도 (출처: [KBO 야매카툰] 10개구단 베스트-워스트는 누구? 중)

최악의 영입이 되고 만 레나도 (출처: [KBO 야매카툰] 10개구단 베스트-워스트는 누구? 중)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 딩동! 지난해 웹스터와 벨레스터는 각각 12경기 ERA 5.70, 3경기 8.03으로 형편없는 기록을 남겼다. 웹스터는 결국 부상으로 웨이버공시 되었고, 벨레스터는 불안한 제구와 부상 은폐 의혹을 받으며 퇴출되었다. 레나도는 부상으로 11경기만을 소화하고 시즌 아웃 되었고, 페트릭은 꾸준히 경기를 소화하며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지만 시즌 최종 ERA는 6.18에 그쳤다.

2. 장원삼이 소리 소문 없이 1군에서 사라진다.

-> 땡! 지난 시즌 기대 이하였던 장원삼은 올해도 부진했지만 5월 이후 불펜으로 나섰고 총 49경기에 등판했다.

3. 우규민에게 라팍은 너무 좁다. 타구가 자꾸 담장을 넘어간다.

-> 딩동댕! 올 시즌 우규민은 라이온즈파크에서 8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총 피홈런도 19개로 늘어났다. 성적도 기대 이하였다.

4. 구자욱에게 라팍은 너무 넓다. 타구가 자꾸 뒤로 빠진다.

-> 딩동! 올 시즌 외야수로 전향한 구자욱은 전 경기 우익수로 나서며 5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적은 개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 13개의 보살을 만들어내며 가능성을 보였다. 외야수 전향 1년차임을 감안하면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5. 3루수들이 박석민의 '몸개그만' 따라한다.

-> 땡! 삼성의 3루 자리는 이원석이 나름대로 훌륭하게 대체했다. 그는 올 시즌 112경기에 3루수로 출전하며 수비율 0.956을 기록했다.

박석민은 2015년 삼성에서의 마지막 시즌 129경기에 출전하여 수비율 0.951을 기록했다. 수비율만으로 수비력을 비교하기 어렵지만, 이원석은 박석민의 수비 공백을 최소화했다고 볼 수 있다.

6. 키스톤 콤비가 계속 바뀐다.

-> 딩동댕! 올해 삼성 키스톤 콤비는 안정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각 포지션별 최다 출장 선수가 강한울과 조동찬이었는데, 강한울은 유격수로 72경기, 조동찬은 2루수로 66경기를 소화하는데 그쳤다.

7. 러프의 인성과 타격 성적이 반비례한다.


 올 시즌 3할 30홈런 100타점을 넘기며 리그 타점왕까지 거머쥔 러프

올 시즌 3할 30홈런 100타점을 넘기며 리그 타점왕까지 거머쥔 러프 ⓒ 삼성 라이온즈


-> 땡! 러프는 3할-30홈런-100타점에 타점왕(124타점)까지 등극하며 인성과 정비례하는 성적을 보여줬다. 삼성은 러프와의 재계약에 사활을 걸어도 모자랄 판이다.

8. 100안타 달성에 실패한 박한이가 은퇴를 선언한다.

->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올 시즌 박한이는 68경기에서 31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17년 연속 100안타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내년 시즌에도 현역을 이어갈 예정이다.

9. 불펜에 연일 불이 난다. ERA가 6점대로 치솟는다. (16시즌 불펜 ERA 5.22)

-> 딩동! 17시즌 삼성의 불펜은 ERA 5.75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왕조의 철벽불펜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하지만 6점대까지 올라가진 않았다.

10. 구단이 후임 감독을 물색한다.

-> 땡! 삼성은 김한수 감독에게 시간을 더 준 것으로 보인다. 내년 시즌엔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2017 시즌 결산

 떠나버린 차우찬, 최형우. 합류한 우규민, 이원석 (사진 출처: 삼성 라이온즈/LG 트윈스/KIA 타이거즈)

떠나버린 차우찬, 최형우. 합류한 우규민, 이원석 (사진 출처: 삼성 라이온즈/LG 트윈스/KIA 타이거즈)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한수 감독 체제로 시작한 2017시즌에도 전력 유출을 이어졌다. 2016년 박석민이 NC로 이적한 것에 이어 차우찬과 최형우가 각각 LG와 KIA에 새둥지를 틀었다.

이에 대한 보상선수로 LG 이승현과 KIA 강한울을 데려왔고, 외부 FA 우규민과 이원석을 영입했지만 보상선수로 최재원과 이흥련을 내주면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은 채로 시즌에 돌입했다.

감독 교체의 후유증과 전력 유출의 여파는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드러났다. 개막 이후 삼성은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마운드의 부진이 심각했다. 특히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이 뼈아팠다. 105만 달러에 영입한 레나도의 성적은 11경기 2승 3패 6.80으로 실망스러웠고 45만 달러에 영입한 페트릭은 25경기를 소화하며 레나도보다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역시 3승 10패 ERA 6.18에 그쳤다.

장원삼이 4월 한 달 최악의 부진을 겪은 후 보직이 불펜으로 변경됐고, FA 우규민은 ERA 5.21로 부진했다. 선발 투수 중 유일하게 10승을 넘긴 윤성환(12승 9패, ERA 4.28)만이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보였다.

 마무리 자리를 내준 심창민

마무리 자리를 내준 심창민 ⓒ 삼성 라이온즈


불펜의 젊은 투수들도 현실의 벽을 절감해야 했다. 구원왕 후보 중 하나로 예상했던 심창민은 올 시즌 4승 7패 6세이브 16홀드 ERA 4.18로 부진했다.

새 마무리로 도약한 장필준도 21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역시 4.68의 ERA를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삼성은 팀 ERA 5.90 최하위를 기록하며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타선도 팀 타율과 팀 OPS에서 각각 0.279(8위), 0.768(8위)을 기록했다. 작년 리그 최고의 타자로 활약했던 최형우와 그에 앞선 박석민의 공백을 채우는 데 실패했고, 주전 유격수 김상수와 베테랑 박한이가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도 큰 타격이었다.

은퇴 시즌을 은퇴 선수 답지 않게 장식한 '라이온킹' 이승엽도 다음 시즌부터 더이상 그라운드에서 만날 수 없다.

그러나 타선은 아쉬움 속에서도 희망을 보였다. 외국인 타자 러프가 KBO리그 첫 해 3할 30홈런 100타점에 타점왕까지 거머쥐었고, 구자욱이 외야수 전향 1년차임에도 3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고 데뷔 첫 20홈런을 넘겼다. 최형우의 보상선수로 합류한 강한울도 3할 타율을 넘기며 김상수의 공백을 메꿨다.

이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삼성은 후반기 이후 만만치 않은 타선을 가동시켰다. 한때 한화를 제치고 8위까지 올라갔다. 8월 11일 한화와의 맞대결에서 3-8로 패하며 다시 9위로 내려앉았지만 미래 가능성을 보였다.

삼성의 후반기 팀 타율은 0.290(4위)으로 전반기(0.271, 8위)보다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팀 OPS 또한 전반기 0.753(9위)에서 0.790(5위)까지 끌어올렸다.

 KBO리그의 전설이 된 이승엽

KBO리그의 전설이 된 이승엽 ⓒ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의 은퇴는 삼성 뿐 아니라 KBO리그 전체가 아쉬워할 일이었다. 은퇴 시즌에도 135경기에 출장한 이승엽은 24홈런 타율 0.280 OPS 0.865 WAR 1.25를 기록했다.

선수 개인에게도 아쉬움이 남았겠지만 그를 보내는 삼성은 대체자를 구해야 하는 현실적인 숙제를 안게 되었다.

[관련기사] [야구카툰] 야알못: 다정다감(?) 삼성, 진짜 '거인' 롯데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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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김호연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그런데 다스는 누구겁니까?
프로야구 KBO리그 삼성 김한수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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