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의 '무릎 꿇기' 시위 허용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미국프로풋볼(NFL)의 '무릎 꿇기' 시위 허용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미국프로풋볼(NFL)이 소수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무릎 꿇기'를 허용하기로 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NFL 구단주들과 선수노조는 18일(현지시각) 정례회의에서 '무릎 꿇기'를 징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를 강제로 금지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NFL이 국민의례 때 선수들의 기립을 강제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위대한 조국에 대한 완전한 무례(total disrespect)"라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무릎 꿇기'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으로 활약하던 콜린 캐퍼닉이 시작했다. 그는 경찰의 흑인 과잉진압에 항의하기 위해 경기 전 국가를 연주하며 기립하는 국민의례 때 무릎을 꿇었다.

당시 캐퍼닉은 "흑인을 비롯해 소수 인종을 억압하는 국가는 자랑스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기립하지 않았다"라며 "나는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기립할 것"이라고 밝혔고, 일부 선수들도 캐퍼닉의 행동에 동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연설에서 국민의례 때 기립하지 않는 선수를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논란을 일으켰고, 오히려 '무릎 꿇기'가 반(反) 트럼프 시위로 확산되며 수백 명의 선수들이 동참하고 있다.

얼마 전 NFL 경기를 관람하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선수들이 국민의례 때 무릎을 꿇자 경기장 밖으로 나가버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수들의 무릎 꿇기를 반국가적 행위로 규정하며 NFL을 압박했다.

'무릎 꿇기' 비난했다가 역풍 맞은 트럼프

로저 구델 NFL 사무총장은 결국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많은 팬들처럼 선수들도 국민의례 때 기립해야 한다고 믿는다"라며 "국민의례는 경기에서 아주 중요한 순간"이라고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무릎 꿇기를 금지할 경우 다른 방법을 찾아 계속 항의할 것이라며 반발했고, 여론도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하며, 이런 사태가 벌어진 원인을 먼저 이해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또한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도 최근 헤르타 베를린이 NFL 선수들을 지지하는 뜻으로 경기 전 선수단 전원과 코치진이 그라운드 위에서 무릎을 꿇는 등 다른 스포츠로 확산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제드 요크 단장은 NFL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선수들의 '무릎 꿇기'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들이 말하려는 메시지를 들어야 한다"라며 "이 나라는 너무 오랫동안 인종차별과 사회적 불평등이 존재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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