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은 요즘 '되는 게 하나도 없는' 팀이다.

수비는 우왕좌왕, 공격은 제멋대로다. 물론 리더십도 실종됐다. 신태용호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와의 평가전 완패(2-4)에 이어 10일 모로코 전에서도 1-3으로 완패했다.

지난 7월 대표팀 감독 부임 이후 아직까지 승리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는 신태용 감독(2무 2패)은 "대표팀의 경기력이 너무 떨어졌다"며 "참패를 인정한다"고 씁쓸한 소감을 밝혔다.

축구팬들은 이미 분노를 넘어 자포자기한 상태다. "월드컵 꼴찌 유력", "차라리 본선 진출에 실패한 네덜란드, 칠레에 본선 티켓을 주자"며 비난을 넘어 자조 섞인 의견까지 쏟아내고 있다.

영국 유력언론 <가디언>은 러시아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은 23개 팀의 파워 랭킹을 발표한 가운데 '월드컵에서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짧은 분석과 함께 한국을 최하위권인 22위에 올려뒀다.

한국-영국 축구 레전드의 조언 "더 뛰란 말이야"

추락하는 한국축구가 '동병상련'을 느낄 만한 팀이 있다. 바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크리스탈 팰리스.

크리스탈 팰리스는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0승 0무 7패, 0득점, 17실점이라는 믿기 어려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유럽 4대 리그 꼴찌 팀들 가운데서도 최악의 기록.

현재 스페인 프리메라라리가(말라가,1무 6패), 이탈리아 세리에A(베네벤토,7패 2득점), 독일 분데스리가(쾰른,1무 6패)의 꼴지들 중 크리스탈 팰리스의 기록은 단연 으뜸이다.

112년의 전통을 갖춘 크리스탈 팰리스는 아직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적지 않은 현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첼시처럼 화려한 스쿼드를 구축하진 못했지만 선수들 특유의 근성과 구단의 이색적인 마케팅(치어리더 도입)등으로 런던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것.

하지만 크리스탈 팰리스는 올 시즌 리그 개막을 기점으로 끝도 없이 추락 중이다. 영국 BBC는 지난달 30일 크리스탈 팰리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0-4로 완패하며 개막이래 7연패를 기록하자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악"이라고 혹평했다.

성적 부진으로 77일 만에 경질된 데 부르 감독의 뒤를 이어받아 지휘봉을 잡은 '소방수' 호지슨 감독도 맨유 전 완패 이후 "마치 체급이 다른 복서와 상대하는 것 같았다"며 좀체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 정도면 팬은 물론이고 치어리더조차도 웃지 못할 상황이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기록이 말해 주듯 올 시즌 최악의 골 결정력과 수비 붕괴로 패닉 상태에 빠져있다. 주축선수들의 부상 이탈, 전술 부재 등 영국현지에서 여러 부진 원인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가장 신빙성이 높은 원인으론 '투지 부족'이 꼽힌다. 

1996년 유로(유럽축구선수권대회) 득점왕 출신이자 현재 BBC 해설가로 활동 중인 '영국 축구전설' 앨런 시어러는 "크리스탈 팰리스 선수들은 자신의 그림자도 밟기 두려워 하는 것 같다"며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은 이해하지만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골문 안으로 침투하지 않는데 어떻게 골을 넣겠냐"고 지적했다.

지난 화요일 밤, 모로코와의 경기를 중계한 '한국축구의 전설' 안정환은 한국 선수들에게 들으라는 듯 목청을 높였다. "우리선수들 더 뛰어야 합니다", "볼 받기만 기다리지 말고 더 움직여야 하죠"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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