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타선 MVP 오스틴 반스

오늘의 타선 MVP 오스틴 반스 ⓒ LA다저스


류현진이 사실상 플레이오프 선발진 합류를 위한 마지막 어필 기회를 가졌다. 9월 24일 오전 10시 10분(한국시간)에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렸던 LA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의 경기에 나선 류현진이 시즌 23번째 선발등판을 가졌다.

오늘 경기 1회부터 실점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류현진은 2회도 실책 겹치면서 어렵게 이닝을 끝냈던 바 있다. 그러나 더 큰 불운은 3회에 있었다. 3회 선두타자로 나온 2번 조 패닉이 친 94마일 라인드라이브가 그대로 류현진의 팔뚝을 때린 것이다. 류현진은 이후 침착하게 1루에 송구해 아웃카운트는 잡았지만, 이후 등판을 이어가지 못하고 클럽하우스로 내려갔다. 재평가 무대도 놓쳤지만, 가을야구 등판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뒤늦게 추격 시도해봤지만 경기 뒤집지 못했다

오늘 다저스 타선이 상대할 투수는 메이저리그의 내로라하는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 올해 어깨 부상으로 전반기 대부분을 날렸고 이전 시즌에 비해서는 스탯이 좋지 않은 범가너지만, 지난 다저스 등판 경기에서도 7이닝 무실점 피칭을 했고 좋은 컨디션이라면 메이저리그 어느 팀의 타선이라도 압도할 수 있는 투수다. 올시즌 다저스 전 1경기에 등판했던 범가너인데 당시에도 류현진과 좋은 투수전을 펼쳤던 바 있다.

다저스 타선은 손가락과 복부 통증을 안고 있는 저스틴 터너, 슈퍼 루키 코디 벨린저를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중심타선에 위치하는 팀 타선의 핵 2명을 뺀 채 경기를 진행한 다저스 타선은 슈퍼에이스를 맞아 화력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초반에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초반 범가너를 상대로 2안타와 1볼넷으로 출루는 해냈다. 그러나 3회까지 병살타가 2개나 나오면서 번번히 흐름을 끊었다. 특히 1회와 3회에 나온 병살타 모두 선두타자 출루 이후에 나온 것이었다. 슈퍼 에이스인 범가너에게서 많은 기회는 창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두 개의 타구는 범가너에게 큰 힘이 됐다.

이후 4회부터 6회까지 타순이 딱 한바퀴 돈 다저스는 7회말 1사 이후 드디어 스팬의 타구 처리 미스까지 힘입으며 키케 에르난데스가 2루까지 들어갔다. 하지만 후속타자의 적시타는 없었고, 에르난데스에게 홈은 허락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2루타는 복선이 됐고, 결국 8회초 무사 만루를 막고 들어온 공격에서 선두타자 오스틴 반스가 범가너를 상대로 홈런을 터트리며 첫 득점을 올렸다. 뒤이어 등장한 파머도 안타성 타구를 날렸고, 컬버슨은 2루타를 치는 등 범가나의 공 힘이 떨어져보였다. 사실 오늘 중계를 맡은 MBC스포츠플러스 중계진도 오늘 평소보다 공이 좋은 건 아니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다저스 타선은 이제야 해답을 찾은듯한 모습이었다.

다저스 타선이 범가너를 상대할 기회는 컬버슨의 다음 타자였던 코디 벨린저가 마지막이었고, 구위가 뛰어난 헌터 스트릭랜드가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크리스 테일러가 그를 상대로 분투했지만 마지막 우측으로 밀어친 멀리 뻗은 타구가 공에 힘을 완전히 이겨내지 못했고 워닝트랙에서 아웃카운트로 처리되며 동점에 실패했다. 9회에도 큰 소득이 없었고, 푸이그의 다소 이상한 주루플레이를 끝으로 경기가 그대로 마무리됐다. 류현진은 시즌 8패째 기록하게 됐다.

다저스 야수진, 어수선한 수비로 경기 더 어렵게 해

오늘 류현진이 길게 끌고가지 못하면서 수비장면도 몇차례 나오지 않았지만, 정말 위험한 수비가 있었다. 2회 2사까지 잘 잡은 류현진은 '강타자' 범가너를 3루 땅볼로 유도했다. 3루수 포사이드가 잘 잡아 송구까지 했다. 그러나 오늘 1루수로 나온 선수는 원래 포수인 카일 파머였다. 주 포지션도 아닌데다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수비로 나서본 적이 거의 없는 파머는 이 공을 포구해주지 못했다. 공식 실책은 3루수에게 갔지만, 어설픈 포구 자세를 취한 파머의 몫도 분명 있었다.

5회초에는 포수 오스틴 반스의 송구가 말썽이었다. 비록 추가 진루는 없었지만, 도루 저지 송구의 정확성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고키스 에르난데스를 잡을 때 던진 그 송구는 자칫 추가진루를 허용할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다. 결국 매카시 투수는 스팬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2점째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에도 스팬의 2루 도루 때 또 포구가 어려운 송구를 하면서 아쉬운 장면을 연이어 보여줬다.

로테이션 순번이라면 기회는 남아있지만, 등판 여부 불투명해

류현진은 경기에서 물러난 이후 엑스레이를 찍었고, 결과는 음성으로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판단이 됐다. 단순 타박상으로 큰 부상은 일단 피했지만, 과연 류현진이 어느 시점에 던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근육과 힘줄 부위에 강한 타구를 맞은 만큼, 통증이 가셔야 어떻게 할 수 있는데, 잘못하면 이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할 수도 있다. 지난 발 부상 때도 한 달이 지나고 복귀할 수 있었고, 남은 일정도 선발로는 한 경기 정도만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우선, 다음 경기에 순번을 유지해 내보내겠다면, 콜로라도와의 시리즈 첫 경기에 채드 베티스와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환암을 이겨낸 인간승리로 유명해진 베티스는 복귀 후에는 첫 몇경기는 좋은 피칭을 했지만 이후에는 계속 문제를 드러내며 부진한 상황이다. 만약 이 경기에서 오늘 못다한 기회를 다시 준다면, 어필하는 데 더 좋은 무대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부상을 털어내고 금방 돌아올 수 있을지, 류현진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류현진 다저스 선발등판 MLB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MLB에서 일어난 팩트에 양념쳐서 가공하는 일반인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