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라인의 한축으로 거듭난 정현과 커터 장착후 마무리 투수로 도약한 이상화

센터라인의 한축으로 거듭난 정현과 커터 장착후 마무리 투수로 도약한 이상화 ⓒ kt 위즈


시즌 막바지에 접어든 KBO리그는 시즌 종료까지 팀당 10여경기 정도를 남겨두고 있다. 아직 순위가 정해지지 않은 중상위권 팀들은 매 경기 포스트시즌을 방불케하는 총력전으로 임하고 있다.

이와 달리 순위가 확정적인 하위권 팀들은 새 얼굴들에게 기회를 주며 미래의 초석을 다지는 운영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하위 kt의 막판 행보는 사뭇 다르다. 물론 리드오프로 하준호를 기용하거나 포지션이 정착되지 않았던 내야수 정현을 유격수로 기용하는 등 내년 이후를 대비하는 행보를 보이고는 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9월들어 확 달라진 kt의 경기력이다.

kt는  9월 10경기에서 7승 3패를 기록하며 10개 구단중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최하위가 유력한 kt지만 9월 들어 확 달라진 경기력으로 마음급한 상위팀들에게 고춧가루를 살포하고 있다.

실제 5위 싸움으로 갈길 바쁜 SK나 포스트시즌을 대비하고 있는 두산과 롯데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며 발목을 잡았다. kt전 승리를 발판삼아 순위 상승을 노렸던 팀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kt표 고춧가루의 가장 큰 피해자는 넥센이다. 넥센은 5위 한 자리를 두고 SK, LG와 함께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실제 넥센은 이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경쟁팀중 가장 전력 누수가 적었고 13시즌이후 줄곧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저력을 갖춘 팀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9월 kt를 만나기전까지는 그랬다.

 지난 여름 트레이드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게된 윤석민. 연일 홈런포를 가동하며 고춧가루 부대의 중심에 섰다.

지난 여름 트레이드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게된 윤석민. 연일 홈런포를 가동하며 고춧가루 부대의 중심에 섰다. ⓒ kt 위즈


넥센은 9월 5일부터 치뤄진 kt와의 2연전에서 모두 패배를 당하며 5강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이 충격을 극복하지 못한 넥센은 이후에도 1무 3패를 당하며 5연패 수렁에 빠졌다. 그러는 동안 순위는 7위까지 떨어졌고 어느새 5위 SK와도 1.5게임차로 벌어졌다. 시즌 초반과 달리 잔여 경기가 얼마남지 않은 시즌 막판 1.5게임차는 쉽게 좁혀지는 승차가 아니다.

12일, 5연패 수렁에 빠진 상태에서 다시 한번 kt를 만난 넥센은 12일 경기에서 넥센은 kt에게 또 한번 발목을 잡혔다. 넥센은 10승을 노리는 브리검의 눈부신 호투로 9회까지 2-0으로 게임을 이끌어 나갔다.

하지만 9회말 2사 이후 낫아웃에 첫 실점을 기록하며 마무리 김상수가 흔들리고 말았다. kt는 넥센이 주춤한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정현이 적시타를 때려내며 김상수에게 블론 세이브를 안기더니 이어진 연장 10회초 역시 2아웃 이후 대타 장성우의 적시타로 역전을 만들어내며 승리를 챙겼다.

다 잡은 경기도 경기 막판 집중력 부재로 번번히 내주던 시즌 초중반까지의 kt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풀리지 않는 경기속에서도 상대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끈덕지게 따라붙어 승부를 뒤집는 전형적인 강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9월 이후 kt가 보여주는 경기력은 그동안 kt팬들이 애타게 바래왔던 모습일지도 모른다.

시즌 순위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9월 약진은 분명 의미가 있다. kt는 11일 드래프트에서 '고교천재' 강백호를 지명했다. 또한 올시즌 최하위가 확정적이기 때문에 2019년 신인으로 에이스급 활약이 기대되는 이대은을 영입할 확률이 높다.

강백호와 이대은 그리고 그간 kt가 확보한 젊은 자원들과 박경수, 윤석민 등으로 대표되는 kt의 현재 전력이 시너지를 이룬다면 중위권 도약의 시간이 빨라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 가장 당면한 과제는 팀내에 만연한 패배의식 극복이다. 창단 이후 매시즌 최하위라는 성적은 kt 선수들을 스스로 위축되게 하는 측면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즌 막판 kt의 '고춧가루 부대' 행보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순위와 큰 상관없는 경기일지라도 승리 경험을 쌓으며 패배의식을 걷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글귀처럼 당장은 최하위 팀이지만 내년 이후 가을야구를 노리는 팀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상승세를 시즌 끝까지 지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하위 kt가 가을야구 판세를 뒤흔들고 있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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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원문: 이정민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해 [오마이뉴스]에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T위즈 KBO 윤석민 이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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