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올 시즌 최다 자책점을 허용하는 부진한 투구로 시즌 7패째를 당했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이닝8피안타(3피홈런)6실점으로 부진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경기는 류현진의 부진과 애리조나 선발 로비 레이(6.2이닝 10탈삼진1실점)에게 꽁꽁 묶인 타선의 침묵으로 다저스가 4-6으로 패했다.

다저스의 4연패를 막지 못하고 6월6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이후 86일 만에 패전 투수가 된 류현진의 시즌 성적은 5승7패 평균자책점 3.71이 됐다. 한편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김현수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더블헤더2차전에서 장타2방을 때려냈고(타율 .223)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1안타1득점을 기록했다(타율 .264).

 류현진이 후반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시즌 7번째 패배를 당했다.

류현진이 후반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시즌 7번째 패배를 당했다. ⓒ MLB.com


애리조나 타자들의 적극적인 노림수에 당한 류현진

메이저리그 승률 전체 1위로 여유 있는 독주 체제를 달리며 긴장감이 풀어진 탓일까. 다저스는 류현진과 마에다 켄타의 호투로 연승을 달리다가 최근 3경기에서 내리 3연패에 빠졌다.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다르빗슈 유가 복귀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고 24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9이닝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던 리치 힐도 30일 경기에서 3.2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류현진은 31일 경기에서 다저스를 연패의 수렁에서 구하고 개인적으로는 후반기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는 2가지 미션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랐다. 다저스는 발목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코디 벨린저가 4번 1루수로 복귀한 반면애 팔꿈치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유격수 코리 시거는 이틀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류현진은 후반기 2경기 연속 7이닝 무실점 경기를 만들었던 오스틴 반스와 베터리 호흡을 맞췄다.

류현진은 전통적으로 경기 초반에 다소 약한 면모를 보여왔지만 올 시즌 후반기 6경기에서는 한 번도 1회 실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날 1회 1사 후 아담 로살레스에게 솔로 홈런, 폴 골드슈미트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3점을 먼저 내주고 말았다. 애리조나 타자들은 카운트를 잡기 위해 들어오는 류현진의 초구를 망설임 없이 휘두르며 커다란 장타를 만들어냈다(애리조나는 30일 경기에서도 힐을 상대로 1회에만 5점을 뽑은 바 있다).

반면에 애리조나의 좌완 선발 레이는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절묘하게 찌르는 날카로운 제구력과 시속 155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앞세워 다저스 타선을 힘으로 압도했다. 류현진은 2회 케텔 마르테의 안타, 오스틴 반스의 실책으로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타자를 땅볼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실점을 막았다.

류현진은 3회 2사 후 J.D. 마르티네스에게 볼넷, 브랜든 드루리에게 적시2루타를 허용하며 1점을 추가로 허용했다. 물론 펜스를 직격하는 잘 맞은 타구였지만 체공시간이 길었다는 점에서 중견수 크리스 테일러의 집중력이 다소 아쉬웠다. 류현진은 4회에도 포수 크리스 허먼에게 솔로 홈런, A.J. 폴락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6점째를 내줬다. 류현진이 6점의 자책점을 내준 것은 올 시즌 처음 있는 일이다.

2017 시즌 최다 자책 기록, 평균자책점 3.34에서 3.71로 껑충

다저스는 5회 공격 류현진의 타석에서 대타 애드리안 곤잘레스로 교체했다. 류현진이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것은 지난 6월12일 신시내티 레즈전(4이닝4실점) 이후 무려 80일 만이다. 다저스는 7회 커티스 그랜더슨의 홈런으로 1점, 8회 야시엘 푸이그의 적시타와 그랜더슨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3점을 따라갔지만 더 이상 반격을 하지 못하고 그대로 경기를 내주며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날 류현진에게 적용된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은 애리조나 선발 레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좁았던 것이 사실이다. 경기 초반 애리조나 타자들의 적극적인 노림수에 계속 걸려 든 것도 불운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를 들어도 4이닝8피안타3피홈런3볼넷 6실점6자책은 변명 거리가 없는 류현진의 부진이었다. 이날 경기3.34로 시작했던 류현진의 시즌 평균 자책점은 단 한 경기 만에 3.71까지 치솟았다.

이날 80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이 49:31로 썩 좋지 못했다. 2스트라이크를 잡은 이후 승부구를 던지지 못해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내는 경우가 많았고 볼넷으로 출루한 주자 3명 중 2명이 홈을 밟으며 나쁜 결과로 연결됐다. 골드슈미트에게 1회 투런 홈런을 맞은 것을 비롯해 세 타석에서 두 번의 출루를 허용하며 천적 관계를 청산하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류현진은 애리조나전 조기 강판으로 6경기 연속 5이닝 이상 3실점 이하, 9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 행진이 모두 마감됐다. 또한 강팀을 상대로도 잘 던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서 가을야구 선발 경쟁에서도 더욱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애리조나와의 중요한 경기에서 난타를 당하며 위기에 빠진 류현진이 지금의 시련을 이겨내고 9월에는 다시금 '코리안 몬스터'의 위용을 되찾게 되길 기대해 본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MLB LA 다저스 류현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