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현아가 돌아왔다. 그는 "이번 앨범은 센 이미지 없이도 자연스럽게 놀 수 있는 걸 찾아보려고 했다"며 '자연스러움'에 중점을 뒀음을 밝혔다. 본인도 언급했지만 현아라고 하면 '섹시', '센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정작 인터뷰나 간담회에서 만난 현아는 수수하다는 인상을 줬다. 여전히 '완벽한 무대' 생각으로 가득한 현아의 이야기를 29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간담회 현장에서 들어봤다.
자연스러운 26살, 민낯 담은 앨범
▲ 현아가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그는 29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6집 미니앨범 <팔로잉>의 간담회를 열었다. ⓒ 이정민
"이번 앨범은 제가 얼마나 자연스러울 수 있을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면서 준비했다. 26살 현아의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남겨보고 싶었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포토북으로 선물하고 싶어서 있는 그대로의 민낯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긴장돼서 잠을 못 잤다는 현아는 차분한 말투로 이번 앨범의 포인트를 설명했다. 앨범명 < Following >은 "저를 믿고 따라와주신 분들, 제게 관심을 주신 분들께서 앞으로도 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내일 첫 방송 무대를 시작한다는 현아는 "이번에 섹시미를 절제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강조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섹시미를 절제했다기 보단 내일 무대 위에서 보여드리기 위해 아껴두고 있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3분이란 무대 위의 시간동안 집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앨범엔 수수한 모습을 담았지만 무대에서 만큼은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이번 6집 타이틀곡 '베베(BABE)'는 연상연하 커플의 이야기를 위트있게 담은 노래로 트로피컬 사운드가 매력이다.
최근 앨범을 발표하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선미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함께 원더걸스로 활동한 각별한 사이인 만큼 "서로 많은 응원을 해주게 되더라"며 "선미의 마음을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 선미도 내 마음과 비슷할 거라 생각돼서, 무대 위에서 너가 준비했던 걸 긴장하지 말고 하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생각에 제 조언이 별 도움은 안 됐을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솔로 가수로서 좋은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효리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현아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본받고 싶다"며 "선배님이 출연한 예능을 챙겨보는데 버릴 말이 하나도 없다. 무대에서도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단 생각이 들고 무대 하나를 보고 나면 또 다른 무대를 찾아보게 되는 힘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대 욕심은 해소 안 돼, 연기는...
현아가 대중으로부터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현아의 답은 명료했다. "이건 너만 할 수 있는 거다, 현아니까 할 수 있다, 잘 소화해냈다, 다른 사람이 하는 건 상상이 안 된다라고 말해주실 때 가장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도 그런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현아는 "어떤 걸 해도 제 스타일에 맞게끔 소화하고 싶다"며 "이번 타이틀곡 '베베'도 현아가 하면 이런 매력이 나올 것 같다는 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요즘 현아는 '레트로'에 빠져 있다. 레트로와 현대적이고 트렌디한 스타일을 조화시켜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준비했다. 그는 "제가 좋아하고 빠져 있는 것들을 저를 좋아하시는 분들과 공유하는 게 참 의미있더라"며 레트로의 세계로 팬들을 초대했다.
이렇듯 무대 욕심, 음악에 대한 욕심이 많은 현아에게 연기에 대한 욕심은 없는지 물었다. 현아는 "어릴 때 상상은 해봤는데 저는 현실적인 편"이라며 입을 열었다.
"무대에서 제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내려왔을 때, 그게 해소가 안 되면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 제가 생긴 건 되게 세게 생겼는데 겁쟁이다. 연기 하는 게 겁이 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무대에서 완벽하게 하고 싶은 욕심이 커서 에너지를 다른 데 나눠서 쓰고 싶지 않다."
자신감만 있으면 돼
무대에 모든 걸 쏟는 현아는 '자신감'을 최고의 무기로 꼽았다. "무대에 서면 자기최면 말고는 약이 없다"며 "여기서 내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자신감 있게 무대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대 전까지는 생각도 많이 하고 타인과 의견 조율도 많이 하지만, 무대에 섰을 때만큼은 아무것도 신경 안 쓰고 자신감 있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한다.
올해로 데뷔 10주년이 된 현아는 어느덧 연차가 꽤 쌓인 선배다. 후배들에게 조언의 말을 해달라는 부탁에 그는 "해드릴 말은 하나인 것 같다. 자신감이다"며 역시 자신감을 강조했다.
"용기 잃지 않고 자신감 있게 하셨으면 좋겠다. 회사에도 후배분들이 많이 계신데 특별히 조언을 해드리고 싶긴 한데 각각 다른 매력이 있더라. 저마다 다른 매력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 '자신감 있게만 하세요'라고 이야기하게 된다. 틀려도 좋고 실수해도 좋으니까 뭐든 자신 있게 해보는 것만큼 좋은 게 없는 것 같다."
▲ 이날 간담회의 MC를 맡은 이국주(왼쪽)와 현아. ⓒ 이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