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한화에게 연승을 거두며 원정에서 값진 위닝 시리즈를 만들었다.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LG트윈스는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10안타를 터트리며 9-3으로 승리했다. LG의 선발 헨리 소사는 9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무사사구9탈삼진3실점으로 시즌 첫 완투승을 기록했다.

LG는 지난 27일부터 새 외국인 타자 제임스 로니가 합류해 4경기를 소화했다. 이날 로니는 1회 좌익수 앞 2루타로 출루해 양석환의 홈런 때 결승 득점을 기록했고 5회에는 황목치승을 불러 들이는 희생플라이를 때려냈다. 4타수1안타1타점1득점의 비교적 평범한 활약이었다. 하지만 지난 4경기에서 나타난 LG의 '로니 영입 효과'는 눈에 보이는 기록보다 훨씬 크게 나타나고 있다.

검증된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를 포기하고 데려온 '거물' 로니

지난 18일 LG는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를 웨이버 공시하고 새 외국인 선수 로니를 총액 35만 달러에 영입했다. 2015년 잭 한나한의 대체 선수로 한국땅을 밟은 히메네스는 KBO리그에서 통산 256경기에 출전해 타율 .303 44홈런178타점167득점을 기록했다. 뛰어난 타격은 물론이고 준수한 3루 수비에 기동력까지 겸비한 만능 선수였다.

그럼에도 LG가 부상 복귀가 임박한 히메네스를 포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로니가 역대 KBO리그를 거쳐 간 외국인 타자 중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화려한 빅리그 경력을 가진 타자였기 때문이다. 4월까지 타율 .316 5홈런23타점을 기록하던 히메네스가 5월 이후 25경기에서 타율.233 2홈런7타점으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것도 LG가 새 외국인 타자를 알아볼 수 밖에 없었던 중요한 이유가 됐다.

2002년 LA 다저스의 지명을 받아 2012년 중반까지 다저스의 간판 타자로 활약했던 로니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과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85개 이상의 타점을 기록했다. 비록 올 시즌엔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작년까지 빅리그 11년 동안 1443경기에 출전해 타율 .284 1425안타108홈런669타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타격에서는 검증이 필요 없는 선수다.

이미 6월부터 외국인 타자 없이 경기를 치러온 LG는 18일에 입국한 로니에 대해서도 서두르지 않았다. 비자 문제를 해결하고 시차 적응을 끝내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상태가 됐음에도 1군이 아닌 퓨처스리그 경기에 먼저 출전시키며 경기 감각 회복을 도왔다. 로니는 퓨처스리그 2경기에서 6타수2안타1볼넷을 기록한 후 지난 27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1군에 입성했다.

화려한 빅리그 경력을 자랑하는 새 외국인 타자가 합류하면서 LG타선은 변화가 불가피했다. 공 들여 영입한 외국인 타자, 그것도 타격을 중시하는 1루수 요원이라면 일단 영입 초반에는 중심타선에 두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히메네스 부상 후 주전 1루수로 활약하며 3할대 타율을 기록하던 정성훈이 로니 영입으로 인해 주전 자리를 빼앗기며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

로니 합류하면서 타선 전체 무게감이 달라진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은 로니가 4번에 배치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로니를 3번 타순에 배치했다. 로니가 합류하기 전까지 4번 타순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양석환의 자리를 굳이 흔들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대신 경험이 풍부한 박용택을 1번에 전진 배치했다. 최근 주로 3번 타자로 활약했던 박용택은 2014년 이후 약 3년 만에 1번 타자로 돌아왔다.

KBO리그 데뷔 후 30일까지 4경기에 출전한 로니는 타율 .267(15타수4안타) 1홈런2타점2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4차례의 득점권 상황에서는 아직 하나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LG가 로니에게 기대한 역할이 득점권에서 안타를 때려주는 '해결사'였음을 고려하면 아직까진 썩 만족스런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LG는 로니가 합류한 후 4경기에서 3승1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로니가 중심타선에 배치되면서 상위타선 전체의 공격력이 활발해지는 이른바 '우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번으로 자리를 옮긴 박용택은 로니가 합류하자마자 3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리는 등 4경기에서 타율 .611(18타수11안타) 3홈런6타점으로 대폭발하고 있다. 박용택의 대활약으로 LG는 1번 고민까지 함께 날려 버렸다.

로니가 합류했음에도 양상문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4번 타자 자리를 지켜낸 양석환도 로니 합류 후 타율 .364(11타수4안타)1홈런4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1루수로 활약하던 김재율이 3루 백업으로 합류하면서 풀타임 주전으로 첫 시즌을 뛰고 있는 양석환의 체력관리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로니는 KBO리그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투수들이 아직 낯설다. 한국 문화나 음식, 경기장 분위기에도 익숙해지지 못했다. LG가 기대하는 성적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지 모른다는 뜻이다. 하지만 로니의 합류로 LG 타선의 무게감이 몰라보게 좋아진 것은 분명하다. 로니의 활약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LG가 기대했던 '로니 효과'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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