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석 지난 23일 kt전에서 7년만에 홈런 손맛을 봤다.

▲ 장영석 지난 23일 kt전에서 7년만에 홈런 손맛을 봤다. ⓒ 넥센히어로즈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장영석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23일 kt전에서 결승타를 때리며 MVP가 된 장영석은 25일 LG전에서도 소사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며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또 한 명의 '넥센표 화수분' 탄생 예감이다.

사실 '끝없이 새끼를 쳐 내용물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설화상의 단지'를 뜻하는 화수분의 뜻이 장영석에게 정확히 맞는 비유는 아니다. 김하성, 임병욱, 이정후와 같은 타자와 다르게 일찍부터 넥센의 유니폼을 입어왔기 때문이다. 장영석은 한국 나이로 스물여덟을 바라보는 9년 차 내야수다.

장영석은 2009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았다. 연고지 이전으로 1차 지명을 박탈당한 현대의 선수단을 이어받아 타 팀보다 정상급 유망주가 부족했던 넥센은 있는 타자마저도 재정난에 트레이드와 FA로 내보냈다. 장영석이 팀 내 유일하다시피 한 타자 유망주였던 셈. 덕분에 입단 첫 해부터 1군에 모습을 보이며 많은 기회를 받은 장영석은 2010년 64경기에 나와 .232 5홈런 19타점을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엿보였다.

그러나 이윽고 방황이 시작됐다. 2011년 1할 대의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장영석은 투수 전향을 시도했다. 고교 시절 마운드 위에서 좋은 기억을 갖고 있었던 기억을 되살려 투수 전향에 대한 열망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1군에서 두각을 보이지 못했고 어깨 통증까지 겹치며 2012년 다시 배트를 잡았다.

경찰야구단 복무 이후 복귀한 2015년. 더 이상 장영석은 팀 내 유일한 타자유망주가 아니었다. 김하성, 고종욱과 같이 새 얼굴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1루 자리에 박병호 외에도 윤석민이 버티며 자리를 잡을 수 없었다. 2015~2016시즌 2시즌 간 1군에서 34타석에 나온 것이 전부였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보이지 않을 것만 같던 기회가 장영석에게 찾아왔다. 윤석민의 이적과 대니돈의 방출로 1루 자리가 생긴 것. 넥센은 2군에서 .279의 타율에 12홈런을 기록하며 묵묵히 기회를 준비한 장영석을 올렸다. 9일 승격해 경기를 소화한 장영석은 첫 9경기 14타수 2안타(.143)에 그쳤으나 해당 기간 6볼넷 2삼진으로 이전과 다른 선구안을 보여줬다. 이후 2경기에선 연속 홈런으로 상승세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장영석은 지난 kt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투수 전향을 시도했던 것이 수싸움을 읽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수싸움을 통해 장영석이 주어진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장영석의 비상을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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