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기아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말 기아 마무리 김윤동이 역투하고 있다.

지난 6월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기아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말 기아 마무리 김윤동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선을 자랑하고 있는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KBO리그에서 유일한 3할 대 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팀 출루율에 있어서도 0.377로 리그 1위를 기록하고 있다(7월 5일까지 경기 기준).

그 결과 KIA는 최근 8경기 연속 10득점 이상을 기록하며 이 부문 세계 신기록을 나날이 경신하고 있다(메이저리그 기록 6경기). 그리고 최근 8경기에서 7연승을 달리는 등 대량 득점은 KIA의 승리 방법 중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 되고 있다.

그러나 KIA는 그 8경기 중 마지막 경기에서 대량 득점이 100% 승리 공식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KIA는 5일 경기에서 5회초 공격이 시작되자마자 11타자 연속 안타를 날리는 등 한 이닝 12득점에 성공하며 역전승하는 듯 했으나 후반 불펜의 난조로 인하여 재역전을 허용하며 17-18로 SK 와이번스에게 패했다.

100% 승리 공식은 아니었던 10득점+

지난 5일 경기에서 KIA는 하마터면 경기 초반 대량 실점으로 경기를 쉽게 포기할 뻔 했다. 외국인 선발투수 팻 딘이 3이닝 10피안타(3피홈런) 8실점으로 초반에 무너진 탓이었다. 4회말이 종료되던 시점까지만 해도 점수는 이미 1-12로 크게 벌어져있었고, KIA 타선이 5회초에 대폭발하지 않았다면 경기는 싱겁게 끝날 뻔 했다.

물론 KIA의 타선을 감안하면 쉽게 포기할 경기는 아니었다. 5회에만 한 이닝 12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한 KIA는 7회초와 8회초 공격에서 각각 1점 씩을 보태며 15-12로 승리를 굳히는 듯 했다. 그러나 SK 타선은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00홈런을 넘긴 팀 홈런 1위 팀이었다(5일 경기까지 143홈런).

SK는 8회말 마지막 공격에서만 6점을 추가하며 경기를 다시 뒤집었고, KIA의 타선이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2점을 더 추가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일방적으로 전개되었다가 경기 중반부터 다시 손에 땀을 쥐는 승부가 되었던 이 경기에서 KIA는 1위 수성이 쉽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KIA는 6월 27일 경기부터 8경기 연속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27일부터 29일까지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11점, 13점, 22점을 기록한 KIA는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10점, 10점, 13점을 올렸다. 그리고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SK를 상대로 15점과 17점을 올렸다.

팀 ERA 4.78, 득점 지원 효과가 컸던 KIA의 투수들

그런데 그 8경기에서 KIA의 투수들도 상대 팀의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하지는 못했다. 그나마 삼성을 상대로는 4실점, 4실점, 1실점으로 나름 선전했다. 그러나 LG를 상대로는 6실점, 4실점, 4실점으로 삼성을 상대할 때보다 다소 위험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팀 홈런 1위 SK를 상대로는 6실점, 18실점하면서 점차 지친 모습을 보였다. 그 동안 KIA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던 상대 팀들을 보면 삼성은 올 시즌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고, LG의 경우도 시즌 초반에 비해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5할 승률 사수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7월 5일 경기까지 KIA의 팀 평균 자책점은 4.78로 리그 5위다. 물론 팀 ERA 1위 LG도 4.01일 정도로 타고투저가 심한 KBO리그에서 어느 정도 감안할 요소이긴 하지만, 4.78이라 하면 9이닝 기준으로 경기당 평균 4~5자책은 한다는 의미로 그리 튼튼한 투수진이라고 할 수는 없다.

5일 경기만 해도 KIA는 선발투수 팻 딘의 부진으로 인하여 하마터면 경기를 초반에 포기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삼성이나 LG와의 시리즈들은 그나마 실점이 적은 편이었고, SK와의 첫 경기에 등판했던 헥터 노에시는 워낙 경기 당 평균 이닝 소화력이 좋은 투수였지만 그 역시 6이닝 4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는 실패했다.

그래도 헥터는 KIA의 투수들 중 이닝 소화력이 가장 좋은 투수로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팀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팻 딘은 올 시즌 3~4월 5경기 3.18, 5월 5경기 3.00으로 수준급 성적을 보였지만, 6월 5경기에서 ERA 6.44로 급격한 부진에 빠지기 시작했다. 6월부터 치른 6경기 중 QS는 1경기 밖에 없는데(8이닝 1실점), 그 1경기의 경우도 팀이 무려 22점이나 지원해 준 거라서 상대 팀이 의욕이 없었던 경기였다.

현재 팻 딘의 피안타율(0.321)은 KBO리그에서 규정 이닝을 넘긴 선발투수들 중 가장 높으며 피OPS도 0.867로 최악이다. 6월 이후 8.07의 ERA를 기록하고 있는 팻 딘은 현재 KIA 선발진의 구멍이라 봐도 무방하다.

필승을 장담할 수 없는 KIA의 불펜

KIA의 최대 약점은 불펜이다. KIA의 개막 마무리투수 임창용은 한국 나이로 벌써 42세의 노장이다. 그 만큼 KIA는 경기의 마무리를 맡길 젊은 투수를 쉽게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고령 투수 최영필이 얼마 전에 은퇴하면서 임창용은 현재 KIA의 최고참 투수이다.

그런데 KIA의 구원투수들 중 그나마 임창용의 성적이 나은 편이다. 평균 자책점 5.24는 마무리투수는 물론 필승조로서도 어울리진 않는 성적이지만 딱히 다른 선수로 마무리를 "확실히" 교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현재 오승환이 부진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비슷한 상황이다.

그나마 최근 어느 정도 역할을 수행하던 김윤동 역시 5일 경기에서 1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물론 8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책임 주자 3명을 남겨놓고 내려간 상황에서 임창용이 블론세이브를 저지른 것이지만 김윤동 역시 이 날의 패전으로 ERA가 4.63까지 치솟았다(임창용의 실점은 1점).

결국 현재 KIA는 경기 후반을 확실하게 지키면서 팬들을 안심시켜 줄 수 있는 "확실한 필승조"가 없는 상태에서 팀 타선의 힘으로 리그 1위를 지키고 있다. 물론 리그 2위 NC 다이노스와 승차가 4경기 정도로 많지만(7월 5일 기준), 이렇게 불안한 불펜으로 4경기의 승차는 어느 순간 위협 받을 수도 있는 승차이다.

안 그래도 7월이 논 웨이버 트레이드 및 외국인 선수 영입 마감 시한이기 때문에 KIA는 불펜 보강을 위해 심각한 고민에 빠져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팻 딘이 급격히 부진의 늪이 깊어지면서 교체 가능성까지 나온 상황이기 때문에 KIA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KIA는 한때 앤서니 르루와 하이로 어센시오를 마무리투수로 활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경기에 외국인 선수가 2명만 출전할 수 있는 KBO리그에서 외국인 마무리투수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헥터가 등판하는 날 리드오프 로저 버나디나가 벤치로 빠져야 하는 핸디캡을 안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결국 효과적인 선수 운영을 위해서 불펜 보강은 한국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함평 첼린저스 필드에서 콜업할 즉시 전력감의 구원투수를 찾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타이거즈는 10번의 한국 시리즈 챔피언 과정이 모두 한국 시리즈 직행을 통해서 이뤄졌다. 반대로 다른 단계에서 시작한 포스트 시즌에서 한국 시리즈에 진출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통산 11번째 한국 시리즈 챔피언에 도전하는 KIA가 우승을 위한 불펜 보강을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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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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