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에서 시즌 9호포를 터뜨린 SK 나주환

20일 경기에서 시즌 9호포를 터뜨린 SK 나주환 ⓒ SK 와이번스


'제 2의 전성기', 올 시즌 깜짝 활약을 펼치고 있는 SK 나주환에게 가장 어울리는 말이다. 팀 동료 문승원이 9이닝 무자책 완투승을 거둔 전날(20일) 경기에서 유격수로 출장한 나주환은 일찌감치 승기를 잡게하는 3점 홈런을 때려내며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해냈다.

이 홈런으로 시즌 9개째 홈런, 최전성기였던 2009년을 제외하면 단 한번도 두자릿 수 홈런을 때려낸 적이 없는 나주환으로서는 놀라운 페이스다.

올시즌 개막 전만 해도 나주환은 SK 내야 구상에서 이렇다할 비중을 차지하는 자원이 아니었다. 2루수와 유격수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대니 워스가 외국인 야수로 영입되었고 지난 시즌 주전 2루수로 자리잡은 김성현이나 차세대 유격수로 가능성을 보인 박승욱까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3루에 부동의 스타인 홈런왕 최정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주전 라인업이 결정되다시피한 SK 내야에서 나주환의 존재는 경기 후반에나 활용될 백업 플레이어에 정도였다.

 어깨 부상으로 인해 시즌 초반 방출이 확정된 SK 워스 (출처: KBO 야구카툰-2017 KBO 위기의 남자들? 중)

어깨 부상으로 인해 시즌 초반 방출이 확정된 SK 워스 (출처: KBO 야구카툰-2017 KBO 위기의 남자들? 중)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그러나 막상 시즌에 돌입하자 사정이 달라졌다. 개막 전부터 어깨 부상을 호소한 워스는 1군 무대에 몇 번 서지도 못하고 짐을 싸야 했다.

기대를 모았던 신예 박승욱은 뛰어난 자질은 인정 받았으나 유격수 수비에서 경험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고 2루수 김성현은 지난 시즌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당초 구상과 달라진 SK 내야에는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경험 많은 내야수가 필요했다.

그리고 나주환의 존재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SK가 리그를 호령하던 시절 나주환은 주전 유격수로 팀 내야 수비의 중심을 책임지던 선수였다. 최근 주전으로 발돋움한 SK 신예 내야수들이 가질 수 없는 풍부한 경험의 소유자다.

 지난 6월 14일 백업 포수 이홍구의 부상으로 인해 급하게 포수 마스크를 쓴 나주환. 우려와 달리 안정적인 포구 능력을 보이며 감탄을 자아냈다.

지난 6월 14일 백업 포수 이홍구의 부상으로 인해 급하게 포수 마스크를 쓴 나주환. 우려와 달리 안정적인 포구 능력을 보이며 감탄을 자아냈다. ⓒ SK 와이번스


나주환은 또한 멀티플레이어로서 가치가 높다. 주포지션인 2루수와 유격수는 물론이고 3루와 1루도. 심지어 6월 14일 경기에서는 긴급 상황에서 포수로 나서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야말로 나주환은 SK 내야의 '마스터 키'라고 할 수 있다.

올 시즌 나주환이 좋은 활약을 보이는 것은 비단 수비뿐이 아니다. 타격에서의 활약도 쏠쏠하다. 홈런 군단 SK의 일원답게 만만찮은 펀치력을 보여주며 하위타선에 힘을 싣고 있다. 9개의 홈런과 0.517의 장타율은 KBO리그 센터라인 내야수로는 손꼽히는 장타 기록이다.

#나주환의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SK 나주환의 최근 5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SK 나주환의 최근 5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부상없이 풀시즌을 소화할 경우 개인 통산 첫 시즌 20 홈런도 바라볼 수 있을 만큼 좋은 페이스다. 나주환이 하위 타순에서 홈런포를 가동한 덕에 SK는 상하위 가릴 것 없이 가공할 타선을 구축하게 됐다.

야구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에서도 다수 팬들은 유망주의 발굴과 새로운 스타의 등장을 끊임없이 원한다. 재능의 크기가 이미 확인된 중견급 선수보다는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선수들이 보여줄 미지의 가능성에 더 큰 기대를 거는 것이다.

 20대 초중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SK '왕조' 시절의 나주환

20대 초중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SK '왕조' 시절의 나주환 ⓒ SK 와이번스


하지만 올시즌 나주환이 보여주는 것처럼 잊혀져가는 듯 싶던 선수의 부활 역시 팬들에게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SK 왕조 시절 젊은 유격수로 주목받았던 나주환이 힐만 감독 선임 후 일신한 모습을 보이는 SK에서 데뷔 후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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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원문: 이정민/감수: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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