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뺑소니 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메이저리거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18일 오후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음주뺑소니 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메이저리거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18일 오후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음주운전 3회 누적으로 인하여 정식 재판에 회부되었던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대한 2심 선고가 나왔다. 원심을 유지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다. 이로 인하여 그 동안 취업 비자 발급이 거부되었던 현 상황이 쉽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5월 18일(이하 한국 시각) 메이저리그 신분으로 있는 한국인 선수는 총 5명이다. 가나다 순으로 강정호,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그리고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이다. 강정호는 제한 선수 명단에,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와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은 트리플A 신분으로 현재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어 있는 상태다.

강정호에 대한 2심이 선고된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선수 5명 중 기상도가 가장 흐린 선수는 강정호다. 김현수와 류현진은 팀에서 가용 선수가 많은 탓에 입지가 불안한 상태다. 오승환은 시즌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안정을 찾았으며, 추신수는 허리 통증을 딛고 다시 제 역할을 다하는 중이다.

기상 "악화" 강정호, 향후 선택은?

지난 해 귀국하여 서울에서 음주운전 후 도주를 했던 강정호는 넥센 히어로즈 시절에 있었던 두 차례의 음주운전 이력과 함께 누적이 되면서 면허가 취소됐다. 검찰에서는 강정호를 벌금 1500만 원에 약식 기소하면서 사건이 종결되는 듯 했지만, 사건이 중대하다는 판단을 했던 법원이 강정호를 정식 재판에 회부하면서 상황이 커졌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던 1심에서는 강정호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징역형이 선고되면서 강정호에 대한 미국 취업 비자 발급도 거부됐다. 해외에서 온 이민들에 대한 강력한 정책을 실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에서 범죄자 신분인 강정호에게 쉽게 비자를 줄 가능성은 적었다.

이에 강정호 측은 징역형이 무겁다며 벌금형으로 감형해 줄 것을 요청하며 항소했다. 검찰이 항소하지 않고 피고인 측에서만 항소했기 때문에 2심에서는 원심보다 무거운 형량을 선고할 수 없었다. 강정호 측은 이러한 점을 활용하여 취업 비자 재발급을 시도하려 했다.

그러나 18일 낮에 열렸던 2심 선고공판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4부는 강정호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에서는 KBO리그에도 합의판정 제도가 있음을 들어 1심의 판단이 합리적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원심을 존중하라는 취지가 있음을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 강정호가 현재 피해자들과 합의하고 기존의 벌금 외 별다른 전력이 없으며 후원단체를 통한 기부 활동 등 반성하고 있는 모습은 인정했다. 그러나 음주운전으로 시설물을 파괴하고 도주한 죄질이 좋지 않으며 두 차례의 벌금(2009년 100만원, 2011년 300만원)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 3회 누적을 했음을 감안하면 예방적 차원의 처벌이 불가피함을 밝혔다.

재판부는 비자 발급 거부가 원심 양형이 재량을 벗어난 무거운 형량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강정호의 취업 비자 발급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와 파이어리츠의 계약은 2018년까지 되어 있는데, 비자가 발급되지 않아서 제한 선수 명단에 있다.

물론 파이어리츠는 강정호에게 훈련 도구를 제공하는 등 강정호가 최대한 빨리 전력에 합류할 수 있게 돕고 있다. 하지만 취업 비자 발급의 거부가 2018년까지 이어진다면, 파이어리츠가 강정호에 대한 계약 해지를 통보할 가능성도 있다. 제한 선수 명단에 있는 기간은 연봉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강정호에 대한 2017년 연봉은 지급되지 않은 상태다.

비자 발급부터 원만하지 않은 외국인 선수를 리그 팀들이 간절히 찾을 가능성은 적다. 게다가 강정호는 국내에서의 음주운전으로 KBO리그에서도 이미지가 영 좋지 않게 됐다.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강정호의 야구 인생 최대의 위기에 놓인 셈이다.

팀의 선수 기용 방식에 입지 불안한 김현수와 류현진, 기상도 "흐림"

김현수와 류현진은 경기 출전이 불규칙하다. 특히 김현수는 오리올스의 벅 쇼월터 감독이 시행하고 있는 선수 기용 방식에 의하여 출전 간격이 너무 불규칙하여 타격감을 유지하는 데에도 애를 먹고 있다.

오리올스는 중견수 자리만 애덤 존스로 굳건할 뿐, 나머지 코너 외야수 자리는 상황에 따라 다른 선수들을 기용하고 있다. 좌익수 김현수와 우익수 세스 스미스 자리에는 조이 리카드가 플래툰으로 기용되고 있으며, 내야수 거포 트레이 맨시니는 크리스 데이비스와 마크 트럼보가 버티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내야수와 외야수 자리를 오가고 있다.

최근 크레이그 젠트리에게 마이너리그 옵션이 적용되어 트리플A로 한 명이 빠졌지만, 왼손 타자 마이클 본이 부상에서 회복하고 로스터에 들어오게 된다면 김현수에게는 또 다른 경쟁자가 생기는 상황이다. 수비 범위가 그리 넓지 않은 김현수에게 다른 수비 자원들이 많다는 것은 분명 악재다.

류현진은 어깨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계속해서 선발로 등판하고 있지만 등판 간격이 일정하진 않다. 선발 자원이 너무 많은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만 일정한 등판 간격을 유지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커쇼의 등판 간격에 맞춰 가끔씩 등판 순서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류현진은 쿠어스 필드에서 있었던 지난 등판에서 커리어 최악의 피칭을 하고 말았다. 10실점 중 포수 실책이 5점이었기에 자책점은 5점으로 줄어들었으나, 볼넷도 6개나 되었다는 점에서 류현진 본인도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였다.

19일에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 경기에서 류현진은 시즌 7번째 선발 등판한다. 선발 자원이 많은 탓에 가벼운 엉덩이 부상으로 10일 부상자 명단에 다녀온 뒤 컨디션 조절이 영향이 있었는지도 변수다. 다저스가 언제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7명으로 운영할 수는 없는 일이고, 누군가는 경쟁에서 밀려난다. 류현진에게 그 무엇보다 호투가 절실한 상황이다.

정상 궤도 올라가는 오승환과 추신수, 기상도 "맑음"

스프링 캠프 도중 제 4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에 참여했던 오승환은 정규 시즌 초반에 그 영향이 있는 듯 했다. 시즌 첫 등판부터 1.2이닝의 무리한 투구를 했고, 몸 맞는 공 2개와 홈런까지 맞으며 3실점하고 쑥쓰러운 구원승을 기록했다.

처음 5경기 중 오승환은 4경기에서 실점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어쩌면 지난 시즌 중반 차지했던 마무리투수 자리를 트레버 로젠탈에게 다시 넘겨줄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시즌 5번째 등판부터 오승환은 꾸준히 세이브를 적립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16.20으로 시작했던 오승환의 시즌 평균 자책점은 어느 사이에 2.61까지 내려갔다. 물론 정상 궤도에 있을 때 오승환의 평균 자책점은 1점 대 후반에서 2점 대 초반 사이로, 오승환 개인에게 있어서는 아직 만족하지 못할 지표이다. 그러나 오승환은 시즌을 치르면서 점차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았고, 큰 이변이 없을 경우 오승환은 보다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시즌 무려 4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들어갔던 추신수(종아리, 햄스트링, 허리, 손목)는 올 시즌 무엇보다 몸 관리에 신경 쓰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가벼운 허리 통증이 생기자 몸을 보호하기 위해 추신수와 제프 배니스터 감독이 합의 하에 휴식을 취했을 정도다.

휴식을 취한 추신수는 18일 경기에서 시즌 3번째 3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시즌 타율 0.260을 기록하게 된 추신수는 자신의 몸이 건강하다면 언제든지 안타를 만들 수 있음을 실력으로 보여줬다.

팀의 선수 구성에 따라 추신수 본래 포지션인 우익수 출전 기회도 다시 생길 것으로 보인다. 컨디션 문제로 인하여 부상자 명단에 있어서 출전하지 못했던 베테랑 내야수 애드리안 벨트레가 2~3주 후 출전할 예정인데, 벨트레에게 지명타자 자리를 맡기고 추신수가 우익수에 출전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중견수 카를로스 고메즈의 부상도 변수가 됐다.

이들 5명의 선수 이외에 박병호와 황재균은 스프링 캠프에서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에 실패한 뒤 트리플A에서 메이저리그 진입을 노리고 있다. 박병호도 추신수처럼 18일 경기에서 3안타 경기를 만들며 타율을 0.250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트윈스 라인업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이는 선수가 없어서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대기하고 있는 박병호의 콜업이 언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새크라멘토 리버 캣츠에서 대기하고 있는 황재균 역시 타율 0.300을 기록하며 활약하고 있지만 기존 3루수 에두아르도 누네즈가 유망주 크리스티안 아로요에게 밀려 외야수로 갔을 정도로 황재균의 승격 가능성이 낮다.

팬들의 희망은 여기까지 언급된 7명의 선수가 모두 각자의 팀에서 승전보를 전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엄연히 구단 입장에서는 비즈니스이고, 선수의 기량이나 상황에 따라 출전 기회가 항상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강정호의 팀 복귀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의 향후 진로와 다른 선수들의 입지가 향후 활약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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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메이저리그야구 강정호2심징역유지 류현진선발잔류여부 추신수우익수복귀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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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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