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4년 총액 96억 원으로 역대 FA 최고 금액을 기록한 박석민

NC 다이노스 박석민(자료사진) ⓒ NC 다이노스


NC의 9연승 행진은 지난 28일에 마감됐지만 4연속 위닝 시리즈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갔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NC다이노스는 30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세 방을 포함해 16안타를 터트리며 12-1로 대승을 거뒀다. 1,2위 간의 첫 맞대결에서 위닝 시리즈를 만든 NC는 KIA와의 승차를 반 경기 차이로 좁히며 5월 첫 주 결과에 따라 선두 등극도 노릴 수 있게 됐다.

NC의 복덩이 외국인 투수 제프 맨쉽은 6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6경기에서 6승째를 챙겼고 3번 나성범부터 6번 모창민까지 중심타자 4명이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한 때 타율이 1할 밑으로 떨어졌던 3루수 박석민은 이날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무려 4안타 6타점을 몰아치며 김경문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2010년대 KBO리그에서 가장 꾸준하고 믿음직한 3루수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에서만 학창시절을 보낸 박석민은 고교시절부터 대형 3루수 유망주로 인정 받다가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연고팀 삼성 라이온즈에 지명됐다. 하지만 당시 삼성에는 현재 라이온즈의 감독으로 재직중인 김한수라는 걸출한 3루수가 있었고 박석민은 입단 후 2년 동안 75경기에서 1홈런 7타점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상무에 입대했다.

2008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박석민은 주전 3루수 김한수가 2007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자연스럽게 3루 자리를 물려 받았다. 당시 삼성을 이끌던 선동열 감독의 급진적인 세대교체 덕분에 박석민을 비롯해 최형우(KIA), 채태인(넥센 히어로즈)이 2008 시즌부터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2008년 14홈런, 2009년 24홈런을 기록하며 삼성의 중심타자로 자리 잡은 박석민은 2010년 타율 .303 15홈런64타점으로 생애 첫 3할 타율을 기록했다.

2011년에는 86타점을 기록하며 류중일호의 첫 우승에 기여한 박석민은 이후에도 삼성 왕조의 주역으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실제로 박석민은 주전으로 도약한 2008년부터 삼성이 정규리그 5연패를 차지한 2015년까지 8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과 60개 이상의 타점, 그리고 5번이나 3할 타율을 기록하는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3루 수비에서도 체구에 비해 상당한 민첩성을 자랑한다.

2015 시즌 타율 .321 26홈런 116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박석민은 시즌 후 FA자격을 얻었다.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삼성에 잔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박석민은 의외로 우선 계약기간에 도장을 찍지 못하고 시장에 나왔다. 그리고 3루 보강이 절실했던 NC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NC는 옵션10억을 포함해 4년 총액 96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대우로 FA최대어 박석민을 잡는데 성공했다.

2016 시즌 '나테박이'의 일원으로 활약한 박석민은 정규리그에서 타율 .307 32홈런 104타점을 기록하며 거물 FA로서의 위용을 과시했다. 박석민이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것은 프로 데뷔 후 처음이었다. 박석민은 LG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결승홈런 2개를 터트리며 시리즈 MVP에 올랐지만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는 1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사실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NC타선은 대다수가 집단 빈타에 시달렸다).

2군 다녀온 후 타격 회복세 그리다가 4월 마지막날 대폭발

박석민은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열린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홈런왕 최정(SK 와이번스)을 제치고 대표팀에 발탁됐다. 대회 전부터 팔꿈치 부상에 시달린 박석민은 이스라엘과의 첫 경기에 결장했지만 1라운드 2경기에서 2루타 하나를 포함해 9타수 3안타 1타점1득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했다. 하지만 한국의 조기 탈락으로 인해 박석민의 부상 투혼은 전혀 조명을 받지 못했다.

대회가 끝나고 팀에 합류한 후에도 여전히 부상의 후유증이 남아 있었지만 박석민은 요령을 피울 수 없었다. 원래 어지간한 부상에도 좀처럼 내색을 하지 않는 성실한 선수인 데다가 올 시즌부터 팀의 새 주장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전치 않은 몸 상태에서 경기 출전을 강행하는 선수가 제대로 된 성적이 나올 리 없었다. 박석민은 시즌 개막 후 11경기에서 타율 .088(34타수 3안타) 1타점이라는 황당할 정도의 부진 끝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군에서 몸을 추스른 후 11일 만에 1군에 복귀한 박석민은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였던 26일 kt위즈전에서 2루타 두 방을 터트리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그리고 KIA와의 주말 3연전에서 본격적으로 성적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29일 경기에서 2안타 2타점으로 좋은 컨디션을 과시한 박석민은 30일 경기에서 드디어 모두가 알고 있는 박석민으로 돌아왔다.

첫 타석부터 좌중간 담장 상단을 때리는 2루타를 때린 박석민은 4회 나성범을 불러 들이는 결승 2루타를 터트렸다. 그리고 8회와 9회에는 각각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 홈런과 3점 홈런을 작렬하며 6타점 경기를 완성했다. 이날 박석민이 때려낸 4개의 안타는 모두 홈런이 됐거나 간발의 차이로 홈런이 되지 못한 커다란 장타였다. 1할 타자라고 자신 있게 승부를 걸어온 KIA의 투수들에게 확실한 응징을 해준 셈이다.

이틀 동안 무려 6개의 안타를 폭발시켰음에도 박석민의 타율은 여전히 .193에 머물러 있고 시즌 타점도 10개가 채 되지 않는다. 그만큼 초반 부진이 상상 이상으로 심각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박석민이 커다란 마음의 짐을 벗어 던진 이상 부상만 완전히 털어냈다면 성적이 올라가는 것은 시간 문제다. 박석민은 최근 3년 연속 3할 타율에 4할대 출루율, 25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했던, 2010년대 KBO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타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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