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미국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 국제범죄수사팀>에 주연으로 출연중인 다니엘 헤니가 새로운 광고인 '맥도날드 시그니처 버거' 로 한국의 안방문을 두드렸다. 조각 같은 외모의 배우를 아름다운 먹방배우(?)로 변신시켜버린 백영욱(42) 감독. 새로운 광고 작업에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를 허락받아 5년만에 다시 만났다.

  맥도날드 시그니처 광고장면

맥도날드 시그니처 광고장면 ⓒ 맥도날드


- 오랜만에 뵙습니다 백감독님,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단편영화도 촬영하셔서 영화제에 공식 상영되었다는 영광스러운 소식도 들리던데요.
"안녕하세요. 그 동안 광고도 열심히 찍고, 짬짬이 시간을 내서 단편영화를 두 편 촬영했습니다. 첫 단편영화 <한 잔>은 미국 '샌디에이고 아시아 영화제', 독일 '레겐스부르크 국제 단편영화제', 스페인 '마르베야 국제 영화제'에서 모두 파이널리스트로 뽑혀 상영됐어요. 두 번째 단편 <서울 투어>는 최근 이탈리아 '로마 씨네마 DOC 영화제'에서 파이널리스트로 선발 됐습니다. 광고를 좋아하는 만큼 평소 영화에도 관심이 많은 터라 시간이 날 때마다 시나리오를 써서 찍었습니다."

  단편영화 '한 잔'

단편영화 '한 잔' ⓒ 백영욱


- 이번에 다니엘 헤니와 작업하신 맥도날드 광고도 화제던데요, 자세히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맥도날드 광고를 담당하는 광고 대행사 '레오 버넷 코리아(Leo Burnett Korea)'에서 연락이 와서 프로젝트를 맡게 됐습니다. 맥도날드의 프리미엄 제품인 '시그니처 버거' 시리즈 광고 캠페인을 연출해달라는 요청이었는데, 대행사에서 만든 원작 콘티가 굉장히 생동감 있고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좋은 광고는 항상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획력에서 먼저 태어나기 때문에, 대행사가 저를 먼저 찾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대행사 CD님(Creative Director)과 PD님이 평소와는 다른 느낌의 캠페인을 원했고, 저 또한 도전을 받을수록 더 잘 만들기 위해 욕심이 생겼습니다. 다행히 광고 결과가 좋아 이번에 맥카페 광고도 함께 찍어 연을 이어갔습니다."

  맥도날드 맥카페 광고촬영장면

맥도날드 맥카페 광고촬영장면 ⓒ 백영욱


다니엘 헤니의 농담

- 다니엘 헤니와는 유독 인연이 깊은 것 같습니다. 지난번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광고도 함께 하셨던걸로 아는데요. 촬영장 에피소드도 많았겠어요. 
"헤니씨는 제가 알게 된지 거의 15년이 됐습니다. 감독으로 입봉하기 전 광고 대행사 PD로 일할 때 처음 친분을 쌓게 됐고, 이후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광고 시리즈를 연출하며 가까워졌습니다. 워낙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무게의 연기를 부드럽게 소화해내는 다재다능한 배우입니다. 물론 매너도 참 좋은 분이죠. 처음 만났을 때 큰 배우가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이제는 헐리우드 영화와 미드에도 출연하는 월드스타가 됐죠. 친구가 잘 되어서 저도 기분이 너무 좋아요. 오랜만에 같이 일하는데 마치 동창회에 온 느낌이었어요. 처음 함께 일한 추억부터 최근 근황까지, 촬영하며 담소도 많이 나누고 즐거웠습니다. 우연인지 항상 음식 광고를 찍을 때에만 만난다며 농담을 하더군요. 아무래도 헤니씨랑 일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서로 호흡이 맞는다는 점이에요. 영어로 대화를 스스럼없이 하다 보니 촬영 현장의 정신 없는 분위기 속에서도 금방 소통되고,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제 경험상 재미있게 촬영한 광고가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더라고요."

  맥도날드 시그니처버거 광고촬영장면

맥도날드 시그니처버거 광고촬영장면 ⓒ 백영욱


- 앞으로 계속 광고작업과 단편영화를 함께 작업하실 예정이신가요?
"네. 광고 감독이 주업이긴 한데, 시간이 허용한다면 단편영화 작업도 계속 하고 싶습니다. 지금 세 번째 단편 시나리오를 완성했고, 올해 여름이 지나기 전에 크랭크인 할 계획입니다. 제가 연출한 다른 두 편과 마찬가지로 주제는 '사랑'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첫 작품 <한 잔>은 한 곳에 머물며 반복되는 사랑 이야기이고, 두 번째 작품 <서울 투어>는 머무르지 않고 움직이는 사랑 이야기입니다. 올해 연출할 세 번 째 작품은 돌이킬 수 없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단편영화를 찍으시면서 광고 작업 때와 다른 많은 고민이 있으셨을 텐데요.
"아무래도 단편영화는 호흡이 길다 보니, 그림을 보는 기준이 많이 다릅니다. 광고의 30초나 15초 안에 들어가는 한 컷 한 컷의 의미는 제품이나 브랜드를 소비자의 머리에 각인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계산된 영상입니다. 반면에 영화는 큰 이야기와 주제가 영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어서, 호흡이 길고 더 자연스러운 연출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짧은 순간 배우의 비주얼과 멘트를 부각시키는 광고와는 다르게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를 더 진중하게 담아낼 수 있습니다. 첫 단편을 찍을 때 가장 많이 힘들었던 부분이 바로 이런 호흡이었습니다. 짧은 호흡으로 아름다운 비주얼만 연출하는게 아닌, 길게 스토리로 연출하는 호흡. 영화는 표현이 더 깊고 자연스러운 장점이 있습니다."

  맥도날드 맥카페 광고장면

맥도날드 맥카페 광고장면 ⓒ 맥도날드


- 백감독님의 단편영화를 보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뒤늦게나마 저도 찾아보겠습니다.
"네. 현재 제 비메오(Vimeo) 사이트( www.vimeo.com/whoiswookie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백감독님의 작품을 사랑하는 시청자 여러분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제 작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고요? (웃음) 워낙 훌륭한 감독님들이 주변에 많아서 제 작품을 사랑하는 분들이 있다고 들으면 좀 의심스럽습니다. (웃음) 쑥스럽기도 하고. 감사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감독이라는 직업은 물과 비슷한 것 같아요. 한 군데 머무르면 썩습니다. 지속적으로 움직이며 자신을 부수고 개발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담아내야 살아남는 직업입니다. CF 감독이라는 존칭을 저에게 많이 쓰는데, 저는 이 단어에 살짝 어폐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앞으로 좋은 광고는 계속 연출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감독은 그 어떠한 장르를 불문하고 움직이는 그림을 만들어내는 영상인이지, 한 가지만 연출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광고면 광고, 뮤직 비디오면 뮤직 비디오, 또 영화면 영화, 장르에 갇히지 않는 영상인으로 저는 계속 도전하며 성장하고 싶습니다."

- 감독님의 멋진 작품활동을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인터뷰에 소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맥도날드 시그니처버거 촬영장면

맥도날드 시그니처버거 촬영장면 ⓒ 백영욱


백영욱 감독은 누구?

  맥도날드 맥카페 촬영장면

맥도날드 맥카페 촬영장면 ⓒ 백영욱




연세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백영욱 감독은 광고 대행사 LG애드(現 HS애드)에서 카피라이터와 PD로 근무했었으며, 현재 국내 프로덕션 매스메스에이지(MassMessAge)의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이후, 카메룬, 캐나다, 인도, 말레이시아, 미국 등에 살며 다양한 국제 경험을 쌓았다. 그가 대행사 시절 담당한 많은 광고 캠페인들은 '뉴욕 페스티벌'과 '칸(Cannes)' 같은 권위 있는 광고제에서 글로벌 캠페인 파이널리스트(결승 진출)로 입상했다. 2007년 그가 프로듀싱한 대한항공 '몽골'편은 대한민국 방송광고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근 광고 연출 외에도 단편영화들을 통해 '샌디에이고 아시아 영화제', '레겐스부르크 국제 단편영화제', '마르베야 국제 영화제', '로마 씨네마 DOC 영화제' 같은 다양한 해외 국제 영화제에서 파이널리스트로 입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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