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불펜 투수 중 유일하게 안정적인 피칭을 보이고 있는 박지훈

KIA 불펜 투수 중 유일하게 안정적인 피칭을 보이고 있는 박지훈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의 지난 겨울은 따뜻했다. FA 최대어 최형우를 일찌감치 잡았고, 팻 딘과 로저 버나디나라는 수준급 외인 영입에 성공했다. 이 덕분에 시즌 초반 이범호의 부상 이탈, 김주찬, 김주형, 서동욱 등 지난해 맹활약했던 타자들의 타격 부진 속에서도 4월 26일 현재 15승 6패로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그러나 21경기를 치른 현재 106득점-96실점으로 득실 차가 고작 10점인 것에서 알 수 있듯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팀 전력에 비해 승운이 따르는 상황이다.

시즌 초반 압도적인 선발진의 힘을 바탕으로 선두 질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매경기 불안함을 노출한 불펜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시즌 초반 마무리 임창용이 극도의 부진을 보였고 이후 고정된 마무리 없이 김윤동, 심동섭, 임창용, 한승혁이 상황에 따라 마운드에 오르는 형국이다.

리그 최강 선발 트로이카인 양현종, 팻딘, 헥터 3인이 평균 7이닝 전후를 소화하며 불펜의 부담을 최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막 3연전부터 기미를 보인 불펜의 불안은 여전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KIA 불펜진의 BABIP(인플레이 타구의 타율)은 무려 .443로 리그 평균(0.324)에 비해 1할 2푼 이상 높고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 4.52에 비해 ERA(평균자책점)가 무려 8.36일 정도로 운과 수비마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 2017시즌 팀 구원 평균자책점 순위

 2017시즌 팀 구원 평균자책점 순위. KIA가 압도적인 격차로 최하위다.(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7시즌 팀 구원 평균자책점 순위. KIA가 압도적인 격차로 최하위다.(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시즌 초반은 그럭저럭 버티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불안한 집단 마무리 체제가 계속될 경우 선두 질주에도 제동이 걸린 것으로 예상된다. 집단 마무리 체제는 역사적으로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한때 김병현이 마무리로 뛰었던 2000년대 초반 보스턴은 가장 강한 투수를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 내보낸다는 논리에 근거, 집단 마무리체제를 채택했다. 하지만, 매 경기 유동적인 투수 기용이 투수의 심리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어 불펜진이 총체적 부진에 빠졌고 결국 스캇 윌리엄스와 김병현을 영입하며 고정 마무리를 구축해야 했다.

KIA 또한 고정 마무리 발굴이 절실하다. 5-4로 어렵게 승리를 거둔 22일 잠실 LG 전에서도 5-2로 넉넉히 앞선 9회말 심동섭이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등판했지만 투아웃을 잡은 이후 3연속 안타로 1실점 하며 결국 강판당했다. 이어 등판한 임창용은 바로 적시타를 허용한 끝에 가까스로 승리를 지켰다. 이겼지만 개운치 않은 승리였다.

 6월 이후 복귀가 할 것으로 보이는 KIA 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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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중반 이후 마무리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있긴 하다. 바로 6월 이후 복귀 예정인 윤석민이다. 2015년에 30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던 윤석민은 선발, 마무리 모두 소화 가능하지만 올해는 몸 상태나 팀 사정 상 불펜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윤석민의 복귀 시점이 명확하지 않고 복귀하더라도 예전만큼 위력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그렇기에 현재 젊은 불펜 투수 중 고정된 마무리를 발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다.

# KIA 불펜 투수들의 2017시즌 주요 기록
 KIA 불펜 투수들의 2017시즌 주요 성적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IA 불펜 투수들의 2017시즌 주요 성적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마무리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심동섭은 프로 8년차로 경험이나 연차가 상당하지만 불펜에서 유일하게 믿을 만한 왼손 투수로 상대 타선의 핵심 좌타자들을 상대해야 하고 제구 기복이 심한 투수라 마무리로 활용은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이후 KIA 벤치가 자주 활용하고 있는 소위 '이닝 쪼개기' 방식은 잦은 연투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필승조 전체가 혹사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결국 가능성을 보인 김윤동, 박지훈, 한승혁 중 한 명을 마무리로 고정하는 게 필요하다.

 엄청난 구속의 속구에도 불구하고 시즌 초반 부진한 한승혁

엄청난 구속의 속구에도 불구하고 시즌 초반 부진한 한승혁 ⓒ KIA 타이거즈


다만 시범 경기부터 주목받았던 김윤동과 한승혁은 막상 정규시즌에 들어선 본인의 강점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경험 부족과 고질적 약점인 제구 불안에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반면 2012시즌 신인으로 두각을 드러냈고 올시즌 복귀한 박지훈은 4월 16일 이후 5경기 5이닝 연속 무실점 1승 2홀드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균 140km 초반의 속구 스피드를 조금만 더 끌어올린다면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기회를 잡을 공산이 크다.

만약 KIA가 박지훈, 김윤동, 한승혁 중 마무리 투수 감을 이른 시간 내에 확정짓고 손영민, 윤석민, 최영필 등 복귀 자원들이 불펜에서 예전의 모습대로 활약해 준다면 8년만의 대권 도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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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원문: 박성연 객원필진/ 편집 및 감수: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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