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5월 1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기아의 경기에서 두산 선발투수 진야곱이 역투하고 있다.

지난 2016년 5월 1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기아의 경기에서 두산 선발투수 진야곱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8일 열린 KBO 상벌위원회에서 진야곱은 사설 스포츠 도박 행위에 대한 처분으로 '2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 2015년 삼성 라이온즈 원정 도박 사건에 연루된 임창용과 오승환이 '시즌 50%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가벼운 처벌이다.

단순 도박이던 두 선수에 비해 진야곱은 프로야구의 근간을 흔드는 사설 스포츠 도박이라는 범죄를 저질렀다. 사설 토토는 프로 스포츠에서 가장 죄악시되는 심각한 범죄이며, 승부 조작에 준하는 행위로 판단한다. 합법적인 스포츠 토토도 금지되는 상황에서 사설 스포츠 토토를 했다는 것은 어떠한 말로도 옹호할 수 없다. 훗날 출장 정지 징계가 풀리더라도 팬들이 쉽게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 미국에선 사설스포츠 도박하면 그냥 '퇴출'

만약 KBO가 이 사안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했다면 여지 없이 진야곱을 퇴출했을 것이다. 두 번째 승부조작 스캔들이 일어난 것이 불과 1년 전인데, 너무나 안일한 것은 아닐까? 그 어떤 야구 팬도 20경기 출장 정지라는 처분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일본이나 미국만 보더라도 사설 스포츠 도박에 연루되면 가차 없이 선수들을 퇴출한다. 실제로 NPB는 2015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카사하라 쇼키, 후쿠다 사토시, 마츠모토 류야 이 세 선수에 대해 영구제명과 다를 바 없는 '무기한 실격' 처분을 내렸다. 이러한 모습은 KBO와 너무나 비교된다.

더불어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에 관한 처벌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두산 베어스는 진야곱이 사설 스포츠 도박에 연루된 사실을 알았음에도 경찰 발표가 있기 전까지 경기를 출전시켰다. 이러한 행위는 사건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두 번에 걸친 사과문에서는 "승부조작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불법 베팅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했다"라는 어처구니가 없는 변명을 해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NC 다이노스는 소속 선수들의 승부조작 문제와 함께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관여했음을 파악했음에도 이를 KBO에 보고하지 않고 은폐하려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두산 베어스는 이러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제재금 2000만원이라는 징계를 받았고, NC 다이노스는 제재금 5000만원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이 또힌 너무나 가벼운 처벌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요미우리의 경우에는 1000만엔의 과징금을 부과 당하고, 구단의 대표가 책임을 지고 사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협회나 구단 차원에서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국내에선 너무나 보기 힘들다. KBO와 구단은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리그는 단연 프로야구다. 지난 2016년에는 800만 관중을 돌파했으며 관중 동원력, 중계권료, 시청률을 다 고려했을 때 단연 독보적인 최고 인기 종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같은 솜방망이 처벌은 용납할 수 없는 조치다. KBO가 정말 프로야구를 생각한다면 승부조작이나 사설도박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통해서 재발 방지를 위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한국 프로야구에 대한 팬들의 사랑은 결코 맹목적인 것이 아니다. 이미 두 차례나 적발된 승부조작과 선수들의 도핑 의혹, KBO의 미적지근한 처벌로 인해 리그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만약 앞으로도 승부조작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들이 반복된다면, 정말 한순간에 팬들의 마음이 떠날 수도 있다. KBO가 정말 프로야구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팬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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