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 플립. 주로 홈런성 타구를 날린 뒤에 방망이를 던지는 행위며 한국에서는 흔히 '빠던'이라고 불린다. 프로야구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행위다. 국내에서 배트 플립은 야구의 꽃인 홈런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퍼포먼스의 성격이 강하기에 팬들에게 좋은 구경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팬들에게는 프리미어 12 준결승 일본전에서 보여준 오재원의 배트 플립이 아주 유명할 것이다. 그야말로 배트 플립의 진수를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한국에서는 배트 플립을 흔히 볼 수 있지만, MLB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매너를 중요하게 여기는 메이저리그에서 상대를 자극하는 행위를 극도로 자제한다. 그런 의미에서 배트 플립은 투수를 자극하고 기만하는 행위라는 인식이 강하기에, 배트 플립을 했다면 보복구가 날아오거나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기 십상이다. 그렇기에 배트 플립이나 과도한 삼진 세레모니를 자제하는 것이 불문율이다.

이런 리그의 문화적 차이 때문에 한국에 온 용병 선수들의 프로야구의 배트 플립을 보고 언성을 높이거나, 화를 내서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박병호도 배트 플립이라면 한 가락하는 선수였으나 "MLB였으면 머리에 공을 맞았을 것"이라는 나이트의 얘기를 듣고 배트 플립을 자제하기도 했다. 2017 시즌 미국에 진출한 황재균도 배트 플립을 자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MLB에도 최근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배트 플립에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배트 플립에 긍정적인 사람들은 실수로 홈런을 내준 투수를 배려해 줄 필요는 없으며, 배트 플립과 같은 세레모니들도 승부욕을 자극하는 긍정적인 요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다른 스포츠에선 선수들 특유의 세레모니가 활성화되어 있는데 왜 야구만 안 되냐는 것 역시 그들의 주장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호우' 세레모니나, 스테판 커리의 세레모니같은 세레모니들을 야구에선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또한, 배트 플립은 '야구는 지루하고 정적인 스포츠'란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즉, 세레모니와 재미 측면의 요소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는 야구의 단점을 메꿀 수 있는, 침체기에 접어든 MLB를 흥행시키기 위한 카드라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의 흥행 부진과 함께 관객들의 고령화 현상이 뚜렷한 MLB에서는 새로운 팬들을 유입하기 위한 방법으로 배트 플립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2015년 부임한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도 배트 플립에 긍정적인 뜻을 표명했고, 배트 플립을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실제로 SNS나 유튜브에 올라온 호세 바티스타나 브라이스 하퍼의 배트 플립 영상들은 미국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큰 화제가 되고 있으며, 꽤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황재균, 전준우이나 배트 플립 영상이 MLB 공식 사이트에 소개되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물론 보수적 성향이 강한 MLB의 특성상 아직 반대 의견도 많이 나오고 있으며, 선수들 사이에서도 배트 플립에 찬성하는 여론과 반대하는 여론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러나 확실한 것은 배트 플립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여론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며, 야구의 부흥을 위해서 배트 플립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몇 년 뒤의 MLB는 분명 조금 더 볼거리가 많은 리그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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