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서울 SK의 경기에서 주희정이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10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서울 SK의 경기에서 주희정이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 서울 삼성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이 있다. 나이나 몸 상태 등에 상관없이 팀이 필요로 할 때마다 등장해 승리를 가져오는 선수에게 쓰이는 대표적인 스포츠 명언이다. 지난해 12월 KBL 역사상 최초로 1000경기 출전 신기록을 세운 주희정이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그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서울 삼성이 10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SK와 경기에서 골밑을 지배한 리카르도 라틀리프(32득점 16리바운드)와 3점슛 6개를 터뜨린 임동섭(25득점 3스틸)의 맹활약으로 94-9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리그 단독 선두 자리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고, SK는 김선형(20득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과 변기훈(20득점 3어시스트)의 맹활약에도 3연패에 빠지며 고개를 숙였다.

1위 삼성과 9위 SK의 맞대결이었지만, 전통이 있는 '서울 라이벌전' 답게 매우 치열했다. 삼성은 경기 초반 '야전사령관' 김태술의 속공 전개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어시스트가 빛났다. 김준일은 1쿼터에만 3점슛 2방을 터뜨리며 깜짝 활약을 선보였다. 평소 3점슛 시도 자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SK 수비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연패 탈출이 시급한 SK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송창무와 김우겸이 라틀리프가 버틴 삼성 골밑에서 연속 득점을 만들어냈고, 김선형이 3점슛 2방으로 힘을 더하며 시소게임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삼성은 라틀리프가 골밑을 지배하기 시작했고, 마이클 크레익은 득점 대신 동료 선수들을 활용하는 '포인트 포워드' 역할에 충실하며 임동섭의 3점슛과 팀 속공을 잇달아 만들어냈다.

특히 크레익의 패스 능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크레익은 속공 상황에서 주희정의 패스를 점프한 상태에서 받아 올려 라틀리프의 앨리웁 덩크슛을 도왔고,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바운드 패스로 김태술의 속공 득점을 만들어냈다.

SK는 김선형과 변기훈의 외곽슛이 불을 뿜는 가운데 제임스 싱글톤과 테리코 화이트도 득점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최준용과 송창무는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선보이며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큰 힘을 더했다. 다만 라틀리프를 상대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선보인 싱글톤이 3쿼터 막판 파울 트러블에 걸린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10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서울 SK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3점슛을 기록한 주희정이 동료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10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서울 SK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3점슛을 기록한 주희정이 동료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서울 삼성


치열했던 승부의 추는 '기록의 사나이' 주희정의 결정적인 한 방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주희정은 김태술의 체력 안배를 위해 4쿼터에 다시 코트로 나섰다. 젊은 선수 못지않은 투지 넘치는 수비로 동료들의 집중력을 높였고,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속공을 만들어내며 역전에 앞장섰다. 경기 종료 6분 46초를 남기고서는 3점슛을 터뜨리며, 이날 경기 처음으로 점수 차를 10점 이상으로 벌렸다.

자신의 임무를 완수한 주희정은 경기 종료 5분여를 남기고 김태술과 교체돼 벤치로 돌아갔다. 삼성은 경기 막판 송창무의 공격 리바운드와 변기훈의 3점슛으로 2점 차까지 따라잡혔지만, 집중력을 유지하며 승리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주희정이 이날 코트에 나선 시간은 11분 28초였다. 득점은 3점슛 한 방이 전부였고, 2개의 리바운드와 1개의 어시스트를 더했다. 어찌 보면 굉장히 보잘것없는 기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역전을 허용하며 마무리한 3쿼터 분위기가 4쿼터에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노련한 주희정이 없었다면 삼성의 승리는 장담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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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 VS 서울 SK 주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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