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Z> 포스터

<최후의 Z> 포스터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최후의 Z> (원제:Z for Zachariah)는 미국작가 로버트 C. 오브라이언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 그의 아내와 딸이 완성해서 1974년에 발표한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이다. 영화는 2015년 8월 북미에서 29개관에서 개봉하여 불과 12만 1461 달러를 버는데 그쳤다. '할리 퀸'으로 유명세를 탄 배우 마고 로비와 <노예12년>의 치웨텔 에지오포 그리고 <스타트렉 >시리즈의 크리스파인 이렇게 단 3명만 등장한다. 국내엔 2016년 12월 29일에 개봉했다.

핵전쟁으로 온 세상이 폐허가 되고 방사능으로 인류가 거의 멸종된 가운데 독특한 지형 탓에 방사능에서 살아남은 한 여자 앤(마고 로비)이 개 한 마리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삶을 이어간다. 지구상의 마지막 인간이 될 줄 알았던 앤은 어느 날 계곡에 나타난 또 하나의 생존자를 발견하고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앤은 방사능 노출에 많이 쇠약해진 중년의 과학자인 존(치웨텔 에지오포)을 열심히 간호하며 새로운 희망에 가득 차 다시 한 번 생의 의지를 불태우며 삶을 재건해 나간다. 그렇게 둘이 기묘한 동거를 시작하며 서로를 알아가던 도중 또 한 명의 생존자 케일럽(크리스 파인)이 나타난다.

핵 전쟁후의 세기말을 그리고 있지만 영화엔 평화로운 대자연을 배경으로 했다. 환경적으론 이렇다 할 위기감을 끌어올리진 못한다. 핵전쟁의 참상은 인물 간 대사로 처리돼 비주얼적 실감도 떨어진다. 대신 힘들고 외롭게 살아가던 소녀에게 찾아온 낯선 남자의 등장으로 기묘한 긴장감이 공존하는데 영화에서 인물들의 미세한 심리 변화가 인상 깊다. 하지만 인내심이 요구될 정도로 느린 이야기 속도와 전반적으로 밋밋한 스토리는 마이너스다.

 <최후의 Z>속 배우들의 연기는 안정적이었다.

<최후의 Z>속 배우들의 연기는 안정적이었다.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내러티브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앤이 혼자 남게 된 이유는 가족을 비롯해 마을 사람들이 다른 생존자를 찾기 위해서 나갔기 때문이라고 설명되는데 그다지 세련돼 보이지 않는다. 또한 생존을 위해 신앙과 과학의 대립도 일부 묘사된다. 폭포에 큰 물레바퀴를 만들어 전기를 얻으려는 합리적인 과학자 존은 마을 교회를 해체하여 목재를 얻고자 하지만, 앤은 아버지와의 추억 그리고 믿음으로 인해서 이것을 꺼려한다. 영화는 과학이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면 종교는 정서적 안정감을 위한 선택처럼 그리고 있다.

전반적으로 안정감 있는 배우들의 연기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캡쳐한 영상미만큼은 만족스럽다. 영화에는 앤의 나이가 정확하게 나오진 않지만 원작에선 16세 소녀이며, 원작소설에는 앤과 존만 등장하며 케일럽은 영화화되며 추가된 인물이다. 마고로비가 맡은 앤 역은 본래 아만다 사이프리드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최후의Z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