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 선수 박해민 선수가 슬라이딩 하고 있다.

▲ 박해민 선수 박해민 선수가 슬라이딩 하고 있다. ⓒ 삼성라이온즈


2016시즌 프로야구는 3할 타자 40명,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 1명으로 사상 최고의 타고투저 시즌이 되었다. 리그 평균 타율은 0.290으로 치솟고 평균 자책점은 5.17로 폭등했다. KBO 역사상 타자들의 전성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년간 리그의 타고투저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10개 구단 체제에 따른 경기 수 증가로 인해 투수들의 피로도 누적과 더불어 타자들의 가파른 성장 원인을 이유로 꼽는다. 이러한 급격한 타격 상승세에도 크게 변하지 않고 공격 지표에서 줄어드는 부분이 있다. 바로 '도루'다.

작년 10개 구단 통틀어 1202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시즌 팀 도루 1위 팀 NC 다이노스가 무려 204개의 도루를 기록하면서 롯데 자이언츠가 가진 역대 최다 팀 도루(1995년, 220개)에 도전했었다. 하지만 NC 다이노스의 이번 시즌 달랐다. 유독 더웠던 여름에 선수들의 부상을 문제 삼아 체력 안배를 위해 최대한 도루를 자제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선수들의 큰 부상 없이 창단 첫 한국시리즈까지 치르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게 되었다.

올해 10개 구단 통틀어 1058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시즌 팀 도루 1위 팀 넥센 히어로즈가 154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2012년 179개 이후 가장 많은 도루를 한 시즌으로 기록됐다. 작년 100개의 팀 도루를 기록한 모습과는 다르게 넥센 히어로즈는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독 더웠던 여름에도 불구하고 목동구장에서 시원한 고척 돔으로 옮긴 것이 선수 체력 안배에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유독 더웠던 더위로 인해 줄어들고 있는 도루에도 불구하고 누상에서 고군분투하며 한 베이스 더 가기 위해 노력한 20도루 이상을 기록해준 주자들을 통해 살펴봤다.

20도루 이상 기록한 주자중 최다 도루순 20도루 이상 기록한 주자중 최다 도루순

▲ 20도루 이상 기록한 주자중 최다 도루순 20도루 이상 기록한 주자중 최다 도루순 ⓒ statiz.co.kr / 스탯티즈


팀을 위해 뛴 선수들

2010년대 왕조를 건설하면서 리그를 호령했던 사자 군단은 작년 시즌 불법 도박 사건으로 인해 팀은 어수선해지고 주축 선수들의 이탈과 부상 그리고 외국인 잔혹사까지 이번 시즌 삼성 라이온즈는 희망보단 절망에 더 가까운 팀이었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던가 지난 시즌 60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도루왕의 오른 박해민은 이번 시즌 빠른 발을 장기로 2년 연속 도루왕 자리에 등극했다. 시즌 109개의 득점을 하면서 팀이 부진한 가운데 109득점을 올리면서 리드오프로의 활약을 해줬다.

244번의 도루 기회 중 67번의 도루를 시도하였고 52개를 성공시키며 도루 성공률은 77.6%로 나쁘지 않은 성공률을 보여주었다. 특히 베이스상에서 한두 발씩 더움직임으로 투수들과의 승부를 즐겼다. 누상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여준 박해민은 삼성 팬들에게 위안거리였다.

빠른 발을 가진 주자가 1루에 있으면 선수들은 자동적으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특히 이런 투수들의 수많은 견제 속에서 견제 아웃을 2차례나 당하긴 했지만, 투수들로 하여금 4개의 실책을 유도했다.

많은 주자들이 누상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최고의 안정감을 보여준 선수는 바로 박민우다. 박민우는 20도루를 성공시키며 좋은 모습을 보였고 단, 1개의 주루사를 기록하며 주자로써 최고의 안정감을 보여줬으며 견제 아웃을 없이 상대 투수에게 3개의 실책을 유도하였다.

특히, 체력 안배를 위해 뛰는 것을 자제했던 NC 다이노스에서 박민우의 활약은 그야말로 절제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롯데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이번 시즌 가장 적극적인 주자 단, 한 명을 손꼽으라고 하면 주저 없이 손아섭을 꼽을 수 있다. 손아섭은 4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는 동안 4개의 도루 실패를 기록하며 도루 성공률이 무려 91.3%로 20도루 이상 기록한 주자들 가운데서 돋보였다.

손아섭이 진루할 때마다 투수들은 견제를 통해 잡으려 했지만 오히려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손아섭은 시즌 단 1개의 견제 아웃을 기록하며 6개의 실책을 유도하였다. 너무 적극적인 플레이로 인해 주루사를 10개를 기록했다.

특히 손아섭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좌투수를 상대로 11번의 도루 상황에서 100% 성공률을 보였다는 점이다. 야구에서 좌투수는 1루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도루하기가 힘들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기록한 91.3%의 도루 성공률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FA가 된 황재균은 'FA 로이드'효과를 톡톡히 봤다. 작년 11개의 도루를 기록할 동안 10번의 주루사를 맛보았던 황재균은 이번 시즌 25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뛰는 야구야 가능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어필했다.

넥센의 원동력

넥센의 최고 히트 상품 김하성 선수 넥센의 최고 히트 상품 김하성 선수

▲ 넥센의 최고 히트 상품 김하성 선수 넥센의 최고 히트 상품 김하성 선수 ⓒ 넥센 히어로즈


시즌을 앞두고 핵심 전력 이탈로 물음표가 가득했던 넥센 히어로즈는 시즌 종료 후 모두의 예상을 깨며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그중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인 곳은 센터라인이다. 박동원-서건창-김하성-고종욱으로 연결된 센터라인에서의 활약은 팀을 높은 곳으로 이끌었다. 이러한 활약의 배경은 시즌을 앞두고 염경엽 전 감독은 선수들에게 최대한 뛰는 아웃이 되더라도 야구를 할 것을 주문하였고 선수들은 화답하였다.

93년생 풀타임 20-20 유격수로 거듭난 김하성은 다방면에서 최고의 활약을 해주었다. 특히 28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지만 의욕이 과다했던 걸까 15개의 도루 실패를 기록하며 65.1%의 도루 성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루에서 긍정적인 모습은 또 있다. 상대 투수로 하여금 7개의 실책을 유도하면서 견제 아웃을 당하지 않았던 김하성은 23번이나 한 베이스 더 가기 위해 뛰었고 그중 단, 4개의 주루사만 당하며 높은 성공률을 보이며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통해 팀의 승리 확률을 높였다.

지난 시즌 무릎 부상으로 인해 많은 물음표가 따라붙은 서건창이 26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불안감을 해소했다. 서건창은 넥센의 1번으로 나오며 0.406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적극적으로 누상에 나가 상대 투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수많은 견제에도 상대에게 5개의 견제 실책을 유도하며 활발한 모습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뛰는 모습을 보여줬다.

고종욱은 첫 정규 타석 시즌을 알차게 보냈다. 100m 11초대로 주파하는 빠른 발을 가지고 있던 고종욱은 누상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인플레이 상황에서 한 베이스 더 가는 플레이 시도를 무려 40회 이상 시도하였고 9번의 주루사를 기록하긴 했지만 훨씬 더 많은 베이스를 얻어냈다. 고종욱의 활약은 팀의 활력을 넣어주기 충분했고 팀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이적 선수들의 활약

한화 이글스는 원년부터 뛰는 야구보다 장타자를 선호했던 팀이었다. 그래서일까 매 시즌 리드오프에 대한 걱정이 많았던 한화는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진을 FA로 영입하면서 걱정을 완전히 지워내는 모습을 보였다.

정근우와 이용규는 팀 내 도루 1위와 2위를 기록하며 누상에서 활발한 공격 루트를 열어주었다. 둘이 합쳐서 209개의 득점을 올렸고 팀이 기록한 826점의 득점 중 약 20% 가까이를 기록해주며 한화가 기대한 활약을 펼쳐주었다. 하지만 두 명의 선수를 제외하고 5개의 도루를 기록한 양성우, 하주석이 팀 내 3위라는 것은 한화로써 반성해야 될 부분이다.

이대형은 KT에서 여전히 빠른 발을 과시했다. 별명인 슈퍼 소닉에서 보여주듯 37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마법사들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하지만 20개의 도루 실패를 기록하면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역 3위인 482개의 도루를 기록한 이대형은 다음 시즌 이종범이 가지고 있는 510개의 기록에 도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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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동석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lso528)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야구의 관한 이야기 블로그에 오셔서 자유롭게 의견 남겨주시면 성실히 답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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