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개봉 작품 중에 극장에서 상영되지 못해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정식으로 수입된 영화 중에 홈 무비로는 괜찮은 영화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말]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에서 첫 커플연기를 했던 엠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에서 첫 커플연기를 했던 엠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 ⓒ 워너브라더스


꿈을 좇는 청춘의 열정과 사랑을 그린 뮤직 로맨스 <라라랜드>로 최근 200만 관객을 불러들인 영화 속 커플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 이들의 첫 만남은 <라라랜드>가 아니다. 그들은 이미 2011년에 개봉한 <크레이지 스튜피드 러브(Crazy, Stupid, Love)>에서 처음 커플로 연기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오늘의  '숨은영화찾기'는 스티브 카렐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이다.

탄탄한 캐스팅이 돋보이다

<위스키 탱고 폭스트롯>을 연출했던 글렌 피카라과 존 레쿼콤비가 메가폰을 잡았고 <볼트>와 <라푼젤>의 각본가이자 데뷔작 <대니 콜린스>로 호평을 받았던 '댄 포겔맨' 감독의 각본인데, 그의 자전적 스토리가 담겨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주인공 스티븐 카렐을 비롯해, 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 줄리안 무어, 마리사 토메이, 케빈 베이컨, 조이 킹 그리고 애널리 팁튼까지 호화 캐스팅을 자랑한 작품으로 싱어송라이터 조시 그로번까지 카메오로 출연했다. 배우들의 앙상블이 인상적인 작품으로 캐스팅을 담당했던 민디 마린과 카라 립슨이 '미국 캐스팅 협회'에서 '코미디 부문 캐스팅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5000만 달러가 투여된 이 영화는 2011년 7월에 개봉, 북미에서 8435만 달러 전 세계 1억4714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북미에서만 DVD와 블루레이 판매로만 3000만 달러가 넘는 수입을 거둔 작품이다.

국내엔 개봉하지 못했고, 파일 다운로드 서비스와 DVD&블루레이가 출시되었다. DVD와 블루레이를 통해선 12분가량의 삭제 신과 또 다른 엔딩을 확인할 수 있다.

 <크레이지 스튜피드 러브(Crazy, Stupid, Love)>의 포스터. 캐스팅만으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크레이지 스튜피드 러브(Crazy, Stupid, Love)>의 포스터. 캐스팅만으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 워너브라더스

영화는 칼(스트브 카렐)의 아내 에밀리(줄리안 무어)가 식사 도중 이혼하자는 폭탄선언을 하며 시작한다. 에밀리는 직장동료 데이비드(케빈 베이컨)와 잤다며 칼과 헤어지길 바란 것이다. 분노 속에서 이혼을 받아들인 칼은 아이들을 두고 집을 나와 독립한다.

친구마저 거리를 두자 칼은 혼자 바에서 자기 아내가 데이비드와 잤다는 얘기만 이틀 동안 떠들어댄다. 그곳에서 그를 보다 못한 픽업 아티스트 제이콥(라이언 고슬링)은 칼에게 아내가 딴 남자와 바람이 난 건 당신이 남자로서의 매력을 잃어서라고 말한다. 그리곤 칼에게 남성의 매력을 되찾아주겠다며 픽업아트를 가르쳐 주겠다고 제안한다.

영화는 호화캐스팅만큼 배우들의 앙상블 속에서 생성되는 매력이 상당하다. 칼 위버을 연기한 스티브 카렐은 쓸쓸한 40대 이혼남에서 중년의 카사노바로 변신하며 묘한 공감과 유머를 선사한다. 줄리안 무어는 권태기에 빠진 40대 기혼여성의 복잡한 심리를 잘 담아냈다. 한나를 연기한 엠마 스톤은 러블리 그 자체이며, 라이언 고슬링은 진짜 픽업 아티스트처럼 관객을 홀리는데 두 사람은 야릇하면서도 귀여운 케미를 보여준다. 그리고 조연 마리사 토메이 또한 인상적인 연기로 적지 않은 웃음을 만들어낸다.

코미디에 충실하면서도, 로맨틱을 잃지 않다

로맨틱 코미디로서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억지스러운 설정이나 배우의 개인기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대신 공감이 갈 만한 에피소드들을 장착한 뒤 잘 설계된 코믹한 구조 속으로 캐릭터를 넣어 위트있게 웃음을 만들어낸다. 그러면서도 그 웃음에는 다양한 사랑의 고통이 배어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사랑에 대해 고찰하게 만들고 있다.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임에도 사랑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아픈 감정들을 다루고 있다.

17세 소녀는 다정한 아빠 매력을 지닌 이웃집 아저씨를 짝사랑하며 끙끙 앓는다. 이성에 눈을 뜬 13살 소년은 이웃집 누나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꼬맹이로 볼 뿐이다. 40대 가장은 아내의 외도로 이혼하고 다른 여자들을 만나보지만, 아내에 대한 그리움은 계속 커져만 간다. 권태기를 이기지 못한 40대 여성은 직장동료와 바람을 피우고 25년을 함께한 남편과 이혼하지만, 그의 빈자리는 크게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유부녀를 사랑하는 싱글남은 아이들의 아빠 자리까지 탐내보지만 역시나 아이의 시선은 차갑다.

남자친구의 청혼을 기대하던 여자는 남자친구와의 온도 차를 확인하고 결별을 선언한다. 그리고 '하룻밤 섹스'가 전부이던 픽업 아티스트는 뒤늦게 사랑에 빠져들며 어떻게 정착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이혼한 그녀가 나의 소울메이트라면...

이혼한 그녀가 나의 소울메이트라면... ⓒ 워너브라더스


이렇듯 누구나 사랑이란 감정 속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상황이 닥치게 된다. 지금 사랑을 유지할 것인지, 아직 얻지 못한 사랑에 도전할 것인지 아니면 떠나려는 사랑을 포기할 것인지 말이다.

사랑에 대한 이런 순간에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는 상대방이 자신의 '소울메이트'인지 고민해보라고 조언해준다. 영화는 내가 사랑하고 있는 상대가 '소울메이트'라면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재미난 점은 엠마 스톤과 애널리 팁튼은 나란히 1988년 11월생으로 엠마 스톤이 단 3일 일찍 태어났는데, 극 중에 엠마 스톤은 25살 여성으로 애널리 팁튼은 17살 소녀로 등장한다.

* 이런 분들에게 추천 : 사랑에 대한 고민에 무엇이 답인지 생각해보고 싶을 때,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스톤의 러블리한 첫 호흡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크레이지스투피드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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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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