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개봉 작품 중에 극장에서 상영되지 못해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정식으로 수입된 영화 중에 홈 무비로는 괜찮은 영화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말]
 이 로맨틱 코미디는 하와이를 주무대로 삼는다.

이 로맨틱 코미디는 하와이를 주무대로 삼는다. ⓒ (주)유이케이


요즘같이 추운 날씨엔 집에서 열대 자연의 비경을 자랑하는 하와이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보는 것도 추위를 잊는 좋은 방법일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은 하와이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를 한편 소개하려 한다. 바로 <마이 프리텐드 와이프>이다.

이 영화는 <빅 대디> <척 앤 래리> 등 8개 작품에서 감독과 배우로 호흡을 맞춰 온 아담 샌들러와 데니스 듀간 감독의 여섯 번째 작품이다. 제니퍼 애니스톤이 공동주연을 맡았고, <배틀쉽>에서 리암 니슨의 딸로 얼굴을 알렸던 '브룩클린 데커'가 이 작품으로 데뷔했다. 특기할 사항 중 하나는 니콜 키드먼이 조연으로 출연했다는 것인데, 그녀는 하와이에 여행 간다는 생각으로 출연했다고 한다.

영화는 제니퍼 애니스톤의 생일인 2011년 2월 11일에 개봉하여 첫 주에 3051만 달러의 극장수입을 거두며 그 주 흥행수익 1위를 차지했다. 북미에서 최종 1억 달러($1억302만8109)를 벌어들였고, 전 세계 2억1494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언뜻 흥행 대박처럼 보이지만 제작비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로맨틱 코미디라곤 믿기 힘든 8000만 달러가 투여되었기 때문인데, 3000만 달러가 넘는 아담 샌들러의 출연료가 크게 작용한듯하다.

원제는 '그냥 해'란 뜻에 <Just Go with it> 인데 실제로 네이버에는 '저스트 고 위드 잇'란 제목으로 등록되어있다.

북미 박스오피스 1위의 성적에도 불구하고 국내엔 개봉하지 못했고, 다운로드 서비스와 DVD&블루레이로 출시되었다. DVD와 블루레이로는 제작과정과 삭제 신들 그리고 NG 장면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완성도는 아쉽지만, 웃음은 확실히 보장

 팔머는 유부남 대니에게 왜 빠져들었을까?

팔머는 유부남 대니에게 왜 빠져들었을까? ⓒ (주)유이케이


성형외과 의사 대니(아담 샌들러)는 20년 전 파혼의 아픔을 겪고 진지한 사랑을 멀리한 채 결혼반지로 유부남 행세를 하며 여자들을 유혹해 가볍게 즐기고 끝내는 '바람둥이'이다. 그러다 여교사 '팔머'(브룩클린 데커)를 보고 한눈에 반해버린 대니는 그동안 이용했던 가짜 결혼반지를 들켜 이번엔 진짜 유부남으로 오해를 받아 결별 위기에 처한다. 임기응변으로 이혼을 앞두고 있다고 속이게 되고, 결국 함께 일하는 조무사이자 이혼한 싱글맘 캐서린(제니퍼 애니스톤)에게 이혼할 가짜 아내 역을 부탁한다.

마지못해 대니의 부탁을 들어준 캐서린, 하지만 일은 점점 꼬이고 캐서린의 두 아이까지 대니의 아이들로 둔갑시키게 된다. 그러다 대니와 팔머 그리고 캐서린과 그녀의 두 아이들까지 하와이로 가족여행까지 떠나게 되는데….

한 여자를 '꼬시겠다'고 졸지에 한 가족에 가장이 되어버린 바람둥이가 진짜 가족을 만들어가는 뻔히 보이는 스토리, 어설픈 설정들 그리고 그 어설픈 설정들을 위해 희생되는 단편적인 캐릭터 등 완성도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데니스 듀간 감독과 아담 샌들러가 만들어내는 웃음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데니스 듀간은 코미디 영화 전문 감독다운 웃음 장치들을 만들었고, 아담 샌들러는 특유의 능청스럽고 코믹한 연기로 코미디의 황제임을 입증하였다.

<프레즈> 시리즈에서 다져진 로맨틱 코미디의 연기를 영화에 녹인 제니퍼 애니스톤은 하와이의 한 폭포에서 브룩클린 데커와 비키니 쇼다운을 펼친다. 니콜 키드먼과 훌라댄스 배틀도 선보이며 영화에서 적지 않은 매력을 뽐낸다.

또한, 영화는 성형으로 인한 부작용들을 희극적으로 그려내며 무분별한 성형에 경고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결혼반지 효과'는 정말 있다

영화 초반부에 의구심이 드는 구석이 있다. 극 중 대니가 싱글임에도 결혼반지를 끼고 파혼위기의 '유부남' 행세를 하며 여자들을 꼬신다는 점이다. 유부남이 싱글 행세를 하는 것도 아니고 완전 반대의 상황이 펼쳐진다. 이게 정말 가능한가라는 생각이 드는데, 놀랍게 실제로 '결혼반지 효과'라는 것이 있다.

여성이 아내나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심리학 용어로 여자들은 서로의 선택을 모방하는 경향이 있는데 다른 여성에 의해 이미 선택 되어있는 특정 남성을 선택하려는 심리를 가르친다. 특히나 그 남성이 아내나 여자친구에게 헌신적이거나 가정적인 모습을 보일 때 이런 성향이 더욱 강해진다고 하는데, 실제 영화 속에서 팔머가 대니의 결혼반지를 보고 화를 냈지만 정작 이혼할 아내와 티격태격하는 모습과 아이를 사랑하는 모습에 오히려 더 빠져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섹스 앤 더 시티>의 명대사가 여성의 이런 심리를 잘 설명해준다.

"괜찮은 남자는 모두 유부남이거나 게이야." (캐리)

재미난 사실 중 하나는 영화 초반에 대니의 약혼녀로 아담 샌들러의 실제 부인이 출연하였으며, 하와이에선 아담 샌들러의 두 아이와 처제가 카메오로 출연하였다. 아담 샌들러에게 있어 이 영화는 가족 영화이기도 한 셈이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 제니퍼 애니스톤의 팬이거나 아담 샌들러의 코미디와 주파수가 잘 맞는 분.

 영화 <마이 프리텐드 와이프> 포스터. 어설픈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아담 샌들러와 제니퍼 애니스톤이 선사하는 웃음이 크다.

영화 <마이 프리텐드 와이프> 포스터. 어설픈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아담 샌들러와 제니퍼 애니스톤이 선사하는 웃음이 크다. ⓒ (주)유이케이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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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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