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영빈 프로필 이미지 지난 13일 오후 6시, 뮤지컬 <천변 카바레>에 출연 중인 배우 고영빈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뮤지컬 <천변 카바레>는 시골에서 상경한 '춘식'이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일하다가 자신이 좋아하던 가수 '배호'의 모창 가수가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 고영빈이 만난 김춘식 지난 13일 오후 6시, 뮤지컬 <천변카바레>에 출연 중인 배우 고영빈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뮤지컬 <천변카바레>는 시골에서 상경한 '춘식'이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일하다가 자신이 좋아하던 가수 '배호'의 모창 가수가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의외의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얘기를 듣다 보니 고개가 끄덕여지는 선택이었다. ⓒ 골든에이트미디어


배우 고영빈의 이미지는 '정적'이다.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가 그랬고, 연극 <엘리펀트 송>에서도 그랬다. 큰 키에 수트가 잘 어울리는 그는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래서일까. 뮤지컬 <천변카바레>의 주인공 '춘식' 역에 배우 고영빈이 캐스팅되었을 때, 이 소식을 당연하게 받아들인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많은 팬이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지금까지와는) 많이 다르죠? 햇수로 보니까, 제가 처음 데뷔한 게 21살이었거든요. 그러면 20년이 넘었어요. 본격적으로 한 것만 하더라도 20년 가까이 되고…. 지금까지 저를 찾아주셨던 분들도 그렇고, 저에게 기대하시는 것도 좀 우아하고 정적인 역할이었어요. 무게감이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한 번쯤 스스로 확인하고 싶었어요. 제 안에 다른 모습이 있는지. 보다 밝고, 대중적이고, 흥겹게 그리고 즐겁게 무대에서 놀 수 있는 걸 해보고 싶은 터에 작품 섭외가 들어왔죠. 사실은 겁도 많이 났고, 심사숙고했죠. 의심스럽기도 했죠. 관객분들께 어색하게 다가설까 봐요. 그래서 연습 때 진짜 열심히 했죠. (웃음)"

비록 초연작은 아니지만, 뮤지컬 <천변카바레>는 평소 뮤지컬을 즐겨 보는 팬에게 그리 낯익은 극이 아니다. 자라섬뮤지컬페스티벌 현장에서 선보였던 밴드 소울트레인의 연주와 노래는 분명 고혹적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 무대만으로는 <천변카바레>가 어떤 작품일지 감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 4일,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뮤지컬 <천변카바레>가 드디어 막을 올렸다. 주연 배우 고영빈을 14일 무대가 끝난 오후 6시께,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날 수 있었다.

김춘식의 진심, 고영빈의 진심

배우 고영빈 프로필 이미지 지난 13일 오후 6시, 뮤지컬 <천변 카바레>에 출연 중인 배우 고영빈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뮤지컬 <천변 카바레>는 시골에서 상경한 '춘식'이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일하다가 자신이 좋아하던 가수 '배호'의 모창 가수가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 김춘식을 연기하기 김춘식은 당시 우리 사회의 욕망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성공에 대한 꿈, 순박하고 실수도 하지만 그래도 가슴 한구석에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인물. 그의 욕망은 단지 세속적인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 골든에이트미디어


뮤지컬 <천변카바레>의 주인공은 춘식이다. 김춘식은 시골에서 부푼 꿈을 안고 상경한, 아직 촌티를 채 벗지 못한 총각이다. 이 남자는 서울의 나이트클럽 웨이터 '찰스'로 일하고 있지만 꿈이 있다. 성공하는 것, 성공해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하지만 금의환향에만 매진하기에는 주변 환경이 여의치 않다. 고향에 두고 온 여자친구 순심이마저 배신하고 다른 여자에게 매달렸지만, 그녀 역시 자신을 배신하고 떠나갔다. 주머니에 쥔 것이 별로 없을 때, 자신에게 위안을 주던 가수 배호마저 명을 달리한다. 평소 배호를 좋아하고, 배호를 닮고 싶었던 그는 우연한 계기로 배호의 모창가수가 되어 활동하게 된다. 생활은 윤택해졌지만, 그래도 가슴 한구석 허전함은 어쩔 수가 없다. 그렇게 김춘식과 찰스, 배호 사이에서 방황하기 시작한다.

"춘식이라는 인물의 진정성을 관객분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게 처음에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저희 연습이 소위 말하는 '열린 연습'이었는데 연출과도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고요. 춘식이 갖고 있는 정서가 굉장히 발랄하면서도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서툰 감정이잖아요. 사실은 순수한 사람이에요. 하지만 자신이 진짜 뭘 원하는지를 잘 모르죠. 자기자신도 몰랐던 그 꿈을 찾았을 때의 절실함은 있지만, 세상에 대한 별다른 의심도 없이 그저 그 꿈을 좇기만 하면 '잘 될거야'라고 생각하죠. 그러다가 그 현실의 풍파에 부딪히고요. 지금까지 보여드렸던 것은 깔끔하고 딱 떨어지는 이미지였기 때문에, 이처럼 인생의 역경을 걷는 캐릭터를 연기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1960~1970년대의 물질만능주의 세태를 극 안에 담았지만, 뮤지컬 <천변카바레>는 이를 정면으로 고발 혹은 비판하지 않는다. 그저 보여준다. 많은 이가 꿈을 꿨고, 그 꿈 안에서 갈등했다. 그 꿈 안에는 속물적 욕망도 다소 포함되어 있다. 춘식도 그렇다. 서울에서 성공할 거란 꿈이, 잠시간의 아메리칸 드림으로 바뀌었다. 자신을 보러 고향에서 서울까지 올라온 여자친구는 귀찮기만 하고, 그저 눈앞의 다른 여자에게 눈이 갔다. 그러던 춘식의 제1 욕망이 바뀐다. 나다워지는 것, 나의 노래를 부르는 것, 나로 존재하는 것. 그 변화의 계기가 바로 배우가 느꼈다는 춘식의 진정성이었을까.

"춘식이가 만약 계산적이라거나, 속물적 근성이 있어서 자기 성공만 좇아갔었다면 이 드라마 안에서 자아를 찾지 못했을 거예요. 춘식이는 그저 모르는 거예요. 예를 들면, 원래 나를 사랑했던 여자한테 나쁘게 굴더라도, 내가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바뀐 거니까 이렇게 해도 된다고 생각하죠. 어리기 때문에, 아직 자기 자신밖에 생각할 줄 모르죠. 그런 실수를 겪으면서, 다치고 아프다가, 진심이란 게 무엇인지 깨닫죠. 자기 진짜 꿈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고, 나의 이름으로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고…. 그 옆에 강고한 순심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해요."

노래, 춤 그리고 더 편하게 다가가기 위해서

배우 고영빈 프로필 이미지 지난 13일 오후 6시, 뮤지컬 <천변 카바레>에 출연 중인 배우 고영빈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뮤지컬 <천변 카바레>는 시골에서 상경한 '춘식'이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일하다가 자신이 좋아하던 가수 '배호'의 모창 가수가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 무대의 배려 <천변카바레>의 음악은 잘 설계되어 있다. 그 완성도가 나쁘지 않다. 그리고 그 노래들을 소화하며 무대 위에서 마음껏 땀 흘리는 배우 고영빈이 있다. 그가 웃으며 땀을 흘리기까지의 과정도 순탄치는 않았다. ⓒ 골든에이트미디어


<천변카바레>는 사실 타깃팅이 명확한 작품이다. 중장년층 어르신들의 정서를 자극하는 여러 요소들이 무대에 산발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거대한 미러볼을 포함한 화려한 조명, 반짝이는 의상, 슬랩스틱 코미디 등도 이러한 정서에 한몫을 한다. 그렇다고 어르신들만을 위한 작품은 결코 아니다. 밴드 소울트레인이 연주하는 뮤지컬 넘버는 상당한 완성도가 있다. 배호의 음악세계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라고 하더라도, 크게 듣는데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세련된 편곡은 어제와 오늘의 정서 가운데에서 잘 줄타기한 느낌이다.

"뮤지컬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음악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요. 넘버가 귀에 꽂히느냐 안 꽂히느냐가 우선 판가름하는 거잖아요. 기존의 알던 곡을 편곡한 것이든, 새롭게 만들어져서 전혀 모르던 노래든 마찬가지예요. 또 드라마 속에 그 음악이 얼마나 잘 묻어 있느냐도 중요하죠. 나가면서 내 귀와 머리에 남는 음악이 되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배호'라고 하면 선입견이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어르신들만 좋아할 것 같은 음악, 지금 시대에는 잘 불리지 않는 음악일 것 같다는 선입견. 그런데 팬들께서 열린 마음으로 음악을 받아들여 주셨어요. 미리 배호라는 가수의 음악에 대해 찾아서 들으시는 분도 계시고, 그래서 진짜 감사해요. 객석에서 함께 이 작품을 만들어주고 계시다는 생각에…. 그 덕에 힘을 얻어서 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웃음)"

뮤지컬 <천변카바레>의 매력 포인트는 노래만이 아니다. 미안하다. 사실, 배우 고영빈이 이렇게 몸을 잘 쓰는 배우인 줄 몰랐다. 알고 보니 <그리스>에서 대니도 소화했던 배우인데! 현란한 몸짓으로 무대를 종횡무진하는 그의 춤선이 관객의 시선을 강탈한다. 배우 고영빈의 오랜 팬이었던 후배에게 이 얘기를 했다가 혼났다. '원래 몸 잘 쓰기로 유명한 배우인데 선배가 몰랐던 것'이라고.

"이런 얘기 들을 때마다 부끄러워요. (웃음) 이런 신체조건을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원래부터 춤을 잘 췄던 것은 아니고요. 사실 지금도 엄청 잘 추는 건 아닌데…. (웃음) 키가 크고 팔다리가 기니까 그렇게 보이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몸을 써서 성취하는 걸 개인적으로 좋아해요. 몸 잘 쓰는 분들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어요.

무대에서 제 몸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천변카바레>를 한 것도 그런 목적이 있었죠. 예를 들면 작품 내 꿈 신에서, 꿈에서는 사람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움직일 수 없잖아요. 이걸 배우가 무대에서 춤과 연기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악몽에 시달리는 춘식을 신체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었고, 그 시도 자체가 우선 저는 만족스러웠죠."

뮤지컬 <천변카바레> 공연 사진 지난 4일, 뮤지컬 <천변카바레>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개막했다. 1960~1970년대 서울의 모습을 반영한 이 작품의 주인공은 김춘식이라는 인물로, 시골에서 상경해 성공을 꿈꾸는 청년이다. 우연한 계기로 유명가수 배호의 모창가수가 된 그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워한다. 오는 27일까지.

▲ 김춘식이 꾸는 꿈 그가 실현시키고자 하는 꿈과 실제로 잠자리에서 맞이하는 꿈은 극명하게 다르다. 이 꿈 속의 갈등과 방황을 고영빈은 몸을 통해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이 신에서 배우들의 몸이 만들어내는 움직임이 꽤 유려하다. ⓒ 뮤직웰


춤이든 노래든, 이 작품을 위해 배우가 결코 허투루 접근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최대한 관객들게 <천변카바레>를 그리고 김춘식을 잘 드러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는 마냥 발랄하게 춤을 추고 있지만, 그 뒤에서는 관객과 호흡을 잘 맞추기 위해 배우가 깊이 파고든 고민이 엿보였다. 역시 맡는 캐릭터마다 '장인'급으로 소화한다는 평을 들을 만하다.

"관객에게 자칫 어색하게 다가설까봐 두려웠죠. '고영빈은 무대에 (몸 안 쓰고) 그냥 서 있는 게 더 나아'라는 말을 듣지는 않을까봐요. 제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걸 모아서 공연을 올렸죠. 지금까지 배우 고영빈이 보여드렸던 모든 것들을 종합선물세트처럼 녹였죠. 사실 체력적으로도 걱정이 많이 됐어요. 디스크가 발견되면서 1년 동안 몸을 안 썼거든요. 극복하고 싶어서 재활 치료까지 열심히 받았죠. 역시 아직, 제 욕심만큼은 지금 하고 있지 못했죠. 그런데 오늘(13일) 무대에서 처음으로, 첫 신부터 하나도 안 힘든 거예요. 조금 흐트러지면 어때요? 함께 소리지르며 노래하는 게 장점인 무대인데…. 앞으로도 몸을 화려하게 쓰고 싶어요. (웃음)"

흔들리는 꿈에 대하여

배우 고영빈 프로필 이미지 지난 13일 오후 6시, 뮤지컬 <천변 카바레>에 출연 중인 배우 고영빈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뮤지컬 <천변 카바레>는 시골에서 상경한 '춘식'이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일하다가 자신이 좋아하던 가수 '배호'의 모창 가수가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 여전히 설렌다 그의 나이, 그의 경험 정도 쌓였으면 이제는 이룰 만큼 다 이룬 게 아니었을까. 그는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지만, 저는 아직 하고 싶은게 많아요"라고 설렘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순간, 그의 표정이 아이처럼 들뜨기 시작했다. ⓒ 골든에이트미디어


불혹을 넘긴 나이, 베테랑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쌓은 관록. '아저씨' 배우가 됐지만, 그는 여전히 부담감보다는 설렘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이었다. 배우로서의 목표도 그렇게 대단하지 않았다.

"물론 부담이 없지는 않아요. 내 나이만큼 못했을 때의 부담감이 있죠. 새로운 작품을 만났을 때 이제 나 정도 나이면 이 정도는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거기에 못 미친다는 부담감. 하지만 설렘이 더 커요. 제가 아직 설레고 있다는 데 놀라기도 하고요. '정말 우아하게, 눈빛, 소리, 몸짓, 다 완벽해졌을 때 무대에 딱 서 있으면 얼마나 멋있을까'하는 생각을 해요. 서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동인 배우들이 있잖아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서 있는 것만으로도 감동인 배우, 참 멋있지만 불분명한 목표다. 어떤 정도의 경지에 오르면 서 있기만 해도 무대 위에서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까. 문득, 그의 꿈이 김춘식의 꿈과 살짝 겹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의 이름으로 노래를 부르고, 나의 노래로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가수가 춘식의 꿈이었던 것처럼, 고영빈도 설렘을 안은 채 그런 꿈을 꾸고 있다.

"혼자 많이 철들었다고 생각하며 살았어요. 무모한 도전을 안 했던 것 같아요. 굉장히 안정적인 것만 추구했어요. 평탄하게, 평범하게…. 오히려 그게 시행착오였던 것 같아요. 조금은 더 무모하게 지금의 바뀐 성격으로 다시 20대를 살았다면, 저는 지금보다 굉장히 더 잘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마치 김춘식처럼 실패하더라도, 다치더라도, 좌충우돌해도 괜찮은데 말이죠. (웃음)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시행착오를 겪으려고 해요.

지금도 끊임없이 계속 저의 부족함을 느껴요. 그래서 <천변카바레>에 도전한 것처럼, 계속해서 새로운 다른 환경들을 접했으면 좋겠어요. 제 안의 숨어있는 것들을 계발해내고 싶거든요. 아직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요. 실패를 해도 좋죠! 성공하든 실패하든 어차피 이거 하나로 인생 안 바뀐다고,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다독이고 있어요. 자꾸 공부하고 싶고, 발레 레슨도 받고 싶고... 하고 싶은 게 가슴 속에 꽉 차 있습니다. 저 사실 엄청 높고 큰 목표 같은 것 없거든요. (웃음) 제 목표는 꼭대기에 닿는 게 아니라 펼쳐져 있어요. 더 넓은 배우? 이런 것도 해보고 싶고, 저런 것도 해보고 싶고, 그래서 지금도 이렇게 살아가고 싶어요. (웃음)"

여전히 좌충우돌하고 싶다는 배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 이제 갓 무대 위에서 꿈을 펼치기 시작한 신인이라도 되는 듯,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의 얼굴에 웃음이 한가득이었다. 자,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이 새로운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인 배우 고영빈. 그에게 뮤지컬 <천변카바레>가 어떤 필모그래피로 남을지.

"이거 하나는 확실한 것 같아요. 새로웠어요.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모든 게 새로웠어요. 이 작품 하나를 했다고 해서 배우 고영빈이 어떻게 확 바뀌지는 않겠죠. 그래도 이 새로움이 저에게 조금의 변화를 줬고, 그 변화들이 쌓이고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천변카바레>는 저에게 또 다른 기회였죠. 사실 작업하는 과정이 결코 만만하지는 않았어요. 저 스스로 대본하고도 많이 싸우고, 김춘식이라는 캐릭터를 저에게 납득시키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이토록 치열하게 연습했던 게 오랜만이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이 작품을 할 수 있게 되어서 굉장히 감사해요. 배우로서의 저에게 좋은 작용을 할 것이라 믿으니까요."

배우 고영빈이 연기하는 김춘식은 오는 27일까지,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만날 수 있다. 조금은 색다르고, 조금은 새롭고 그래서 어색할지도 모르지만, 배우 고영빈이 친절하게 안내해줄 테니 그리 떨 것은 없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정말 열심히 만들었어요. 물론 열심히 만든 것과 잘 만든 것은 조금 다르지만…. (웃음) 정말 열심히 노력했거든요. 이번 작품이 저에게는 또 다른 시작이라고 봐요. 더 많이 제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그 모습을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배우가 신나게 리듬을 타고 있잖아요? 무대 위에 밴드도 있고, 음악도 흐르고…. 즐기면서 놀다 보면 한 사람의 인생도 보이실 거고요. 제가 보여드리는 이 무대를 통해, 시국도 이런 상황인데, 힘드신 심신을 달래드릴 수 있다면, 배우로서 그것만으로도 정말 큰 영광입니다. 항상 감사해요."

뮤지컬 <천변카바레> 공연 사진 지난 4일, 뮤지컬 <천변카바레>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개막했다. 1960~1970년대 서울의 모습을 반영한 이 작품의 주인공은 김춘식이라는 인물로, 시골에서 상경해 성공을 꿈꾸는 청년이다. 우연한 계기로 유명가수 배호의 모창가수가 된 그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워한다. 오는 27일까지.

▲ 고영빈이 안내하는 무대 뮤지컬 <천변카바레>는 겨냥한 타깃층이 명확하다 보니, 평소 관극을 즐기는 젊은 관객에게는 약간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배우 고영빈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그 여행도 그리 나쁘지 않다. 그는 우리 무대에서 손 꼽히는 '믿고 보는 배우' 아니던가. ⓒ 뮤직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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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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