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의 대명사 러셀 웨스트브룩과 제임스 하든이 맞대결을 펼친다.

고군분투의 대명사 러셀 웨스트브룩과 제임스 하든이 맞대결을 펼친다. ⓒ NBA


올 시즌 '괴인' 러셀 웨스트브룩과 '털보' 제임스 하든은 '하드 캐리'를 넘어서서 팀을 질질 끌고 가고 있다. 그만큼 두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아니 지나치게 높다.

두 선수의 시즌 초반 활약은 굉장하다. 웨스트브룩은 NBA 역사상 두 번째로 개막 첫 10경기에서 300득점, 100어시스트를 기록한 사나이가 됐고, 하든은 세 번째 사나이가 되었다. 50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지만, 마냥 반가운 기록은 아니다. 웨스트브룩과 하든이 매 경기 엄청난 활약을 펼치는데 반해 팀 상황이 그리 좋지는 못 하기 때문이다.

현재 오클라호마 시티(아래 OKC)는 11경기에서 6승 5패를 기록하고 있다. 개막 후 4연승을 달렸고, 듀란트가 맹활약한 워리어스에게 한 방을 맞고 나서 다시 2연승을 했지만, 이후 내리 4연패 중이다. 연패 중 시즌 초반 기세가 좋은 LA 클리퍼스와 토론토 랩터스에게 당한 패배는 그나마 수긍이 간다. 그러나 올랜도 매직과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일격은 타격이 제법 크다.

모든 경기를 이길 수는 없지만, 최근 OKC에게서는 이겨야 할 경기를 이길 수 있는 저력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웨스트브룩 혼자서 역대급 폭발력을 뽐낼 뿐이다. 그의 평균 32득점,9.7리바운드, 9.9어시스트가 이를 증명해준다. 득점과 어시스트는 물론이고 리바운드마저도 웨스트브룩이 팀 최다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현재 OKC의 현실. 참고로 그는 포인트가드이다.

야투 성공률이 낮고 난사가 심하다는 비난을 많이 받고 있는 웨스트브룩이지만, 팀 동료들은 더 심각한 야투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다. 기껏 기회를 만들어줘도 날려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되면 지난 여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로 떠난 케빈 듀란트가 계속 그리울 수밖에 없다.

제임슨 하든의 상황도 만만하지 않다. 웨스트브룩이 홀로서기를 시작한 것은 올 시즌이 처음이지만, 하든은 휴스턴으로 이적한 후 5시즌째 '가장 생활'을 하고 있다. 6승 4패로 꽤 괜찮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휴스턴이지만 매년 성장하고 있는 에이스 하든에 비해, 팀은 계속 정체된 느낌이다. 14-15시즌에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해냈지만, 하필 만난 상대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였다. 결국 파이널 무대는 밟아보지 못 했다.

지난 시즌에는 PO 1라운드에서 또 하필이면 73승을 기록한 워리어스를 만나는 바람에 일찍이 시즌을 마감해야만 했다. 운이없다고 볼 수 있지만, 높은 자리를 노리는 팀이라면 강팀을 잡아내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휴스턴이 이번 시즌 보여주는 플레이는 에이스 제임스 하든의 스타일과 상당히 비슷하다. 하든이 수비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휴스턴 역시 수비에는 비중을 두지 않는다. 완벽한 1번으로 변신한 제임스 하든을 필두로 화끈한 공격 농구를 선보이고 있다. 가지고 있지 않은 방패를 찾는 대신에 칼을 더 날카롭게 갈고 있다.

4연패의 수렁에 빠진 OKC와 이제 치고 나가야할 타이밍인 휴스턴이 체서피크 아레나에서 만난다. 누가 패하더라도 타격은 크다. OKC는 승률이 0.500까지 떨어지게 되고, 휴스턴도 0.545까지 떨어진다. 상위권과는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다. PO 진출은 물론 그 이상까지도 바라보는 팀들인 만큼 시즌 초반에 패가 지속적으로 쌓이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결국 모든 것은 두 선수의 손 끝에 달렸다

결국 모든 것은 두 선수의 손 끝에 달렸다 ⓒ NBA


에이스이자 리그 최고의 공격형 포인트가드인 웨스트브룩과 하든의 자존심 싸움이 매우 기대된다. 하든은 OKC에 있던 시절, 듀란트와 웨스트브룩에 밀려 휴스턴으로 이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의 입장에선 OKC가 이기고 싶은 팀 목록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할 것이다. 웨스트브룩은 팀을 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그것이 에이스의 숙명이다. 트리플 더블도 팀의 승리와 함께 했을 때 더욱 빛나는 법이다. 팀 성적이 뒷받침해주지 못해준다면 아무리 화려한 기록이라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힘들다.

다행히 웨스트브룩과 하든을 둘 다 주목받는 것을 상당히 즐긴다. 이런 경기에선 당연히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다. 관건은 본인들의 활약은 물론이고 다른 선수들에게도 '얼마나 잘 떠먹여 주냐'이다. 결국은 두 선수 중 누구의 손이 더 뜨거운지의 싸움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청춘스포츠>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NBA 제임스 하든 웨스트브룩 솔로 맞대결
댓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