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르타크 모스크바(아래 스파르타크)는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약 10여 년간 리그 우승을 독차지했다. 1992년부터 2001년까지 1995년을 제외하곤 총 9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모스크바는 물론 러시아 전역을 호령했다.

그만큼 모스크바를 연고로하는 여러 팀 중, 과거 모스크바의 주인은 단연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였다. 그러나 이는 모두 옛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최근 축구팬들에게 모스크바의 축구팀을 묻는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팀은 CSKA 모스크바(아래 체스카)일 것이다. 과거 리그를 주름잡던 시절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모스크바의 주인마저 체스카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스파르타크는 최근 몇 년간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 했다.

그러나 올해는 좀 다르다. 스파르타크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감독 교체 등을 통해 전면적인 개혁을 실시했다. 리그 초반 기세도 상당하다. 현재 스파르타크는 1위 제니트와 승점 동률을 이루며 2위에 올라있다. 누가 뭐래도 스파르타크의 올 시즌 목표는 2001년 이후 리그 첫 우승을 거두는 것이다.

그리고 30일 자정, CSKA 모스크바를 상대로 리그 정상 등극과 모스크바 탈환을 노리는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의 도전이 홈구장 오트크리티에 아레나에서 펼쳐진다.

상위권 싸움의 분수령, 어느 때 보다 중요한 더비

 2015년 5월에 펼쳐진 더비 결과. 스파르타크는 대패를 당했었다.

2015년 5월에 펼쳐진 더비 결과. 스파르타크는 대패를 당했었다. ⓒ CSKA모스크보 공식 트위터



이번 더비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기로 손꼽힌다. 리그 2위 스파르타크는 정상에 등극하기 위해, 2위 스파르타크에게 4점 차로 뒤져있는 체스카는 상위권 경쟁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최근 두 팀의 더비 성적은 체스카가 월등히 앞서있다. 체스카는 2015년 5월에 거둔 4대0 대승을 시작으로 올해 6월에 펼쳐진 더비까지 최근 3연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스파르타크가 체스카에게 승리를 거둔 건 2014년 8월이 마지막이다.

체스카는 2012-2013, 2013-2014, 2015-2016 시즌에서 리그 우승을 차지한 반면 스파르타크는 2011-2012 시즌에서 2위를 기록한 것이 최근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이다. 자연스레 스파르타크 팬들은 체스카를 상대로 승리에 목마르다.

이미 4만 석 규모의 오트크리티에 아레나는 매진이 되어 뜨거운 열기를 증명하고 있다. 특히 과격하기로 유명한 두 팀의 팬들이기에 러시아 당국에선 경기장 주변에 중무장 경찰을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된 분위기의 '초임 감독' 카레라와 '베테랑 감독' 슬러츠키

 스파르타크의 마시모 카레라(좌)와 체스카의 레오니드 슬러츠키(우)

스파르타크의 마시모 카레라(좌)와 체스카의 레오니드 슬러츠키(우) ⓒ 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



올 시즌 새롭게 부임한 스파르타크의 마시모 카레라는 스파르타가 공식적으로 맡은 첫 감독직이다. 과거 유벤투스의 유스팀, 감독대행, 코치와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으며 안토니오 콘테 사단 중 일원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콘테 감독과 함께 첼시의 코치진으로 합류할 것으로 보였으나  카레라의 선택은 스파르타크였다.

이탈리아 감독답게 카레라는 부임 이후 수비진 개혁에 집중했다. 자신이 잘 아는 세리에A의 삼프도리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페르난도를, 라치오에서 센터백 마우리시오를 데려왔다. 또한 안지에서 우측 풀백 안드레이 예쉬첸코와 뮌헨에서 임대 복귀한 수비수 타스치도 스쿼드 보강에 한몫했다. 카레라는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과 이탈리아 국가대표 수비수 보케티 중심으로 수비를 재편했고 이는 성공적이었다.

스파르타크는 리그 개막 이후 7경기 동안 단 2실점만을 허용하며 무패 행진으로 리그 1위를 달렸다. 8라운드와 9라운드에서 2연패를 당하며 주춤하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2연승을 기록 중이다. 카레라와 스파르타크는 이번 더비 승리로 리그 1위 탈환을 노린다.

초임 감독의 돌풍과는 달리 베테랑 슬러츠키의 분위기는 다소 어둡다. 2009년부터 체스카를 지휘해온 슬러츠키는 2015년 러시아 국가대표팀의 부름에 국가대표팀 감독직까지 겸임했다. 그러나 러시아 대표팀의 유로 부진으로 올해 6월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이후 소속 팀에 집중했지만 현재 체스카의 리그 성적은 기대 이하이다. 2위 스파르타크가 잠시 주춤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4점의 승점 차가 난다. 이번 더비에서 패배할 경우 점수 차는 7점으로 벌어진다.

특히 지난 11라운드에서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와의 또 다른 모스크바 더비에서 1대0으로 패배하며 팬들의 불만은 늘어가고 있다. 몇몇 팬들은 슬러츠키 퇴진까지 요구하는 상황. 슬러츠키는 이번 더비 승리로 반등을 이룰 수 있을까?

'공격진의 복귀'에 달린 모스크바 탈환

 스파르타크의 에이스 '퀸시 프로메스'

스파르타크의 에이스 '퀸시 프로메스' ⓒ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공식 홈페이지



현재 상대적으로 부진에 빠져있는 체스카의 공격진에 비해 스파르타크는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스파르타크 화력의 중심은 야노 아나니제, 제 루이스와 퀸시 프로메스를 꼽을 수 있다. 세 선수 모두 세 골 이상씩 넣으며 스파르타크의 질주에 일조하고 있다.

야노 아나니제는 한때 '조지아의 희망'으로 불렸던 선수로 우리나라 축구팬들이면 한 번씩 들어봤을 이름이다. 2011년 FIFA가 선정한 23인의 유망주 중에서 손흥민과 함께 선정되었고 유행했던 온라인 축구 게임에서도 뛰어난 선수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2008년 프로 데뷔부터 지금까지 스파르타크에서 뛰고있는 아나니제는 이번 시즌 초반부터 좋은 활약을 펼치며 벌써 4골을 기록 중이다. 카레라 감독 체제에서 지난 시즌보다 중용받으며 경기에 나올 때마다 알토란 같은 모습으로 최근 스파르타크와 2021년까지 계약 연장을 맺기도 했다.

포르투갈 리그에서 수년간 활약했던 제 루이스는 현재 3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 경기에서 경미한 부상을 당했지만 수요일 팀 훈련을 모두 정상적으로 소화했으며 출전 여부 또한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퀸시 프로메스는 스파르타크를 넘어 현재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이다. 이번 시즌 벌써 5골 5도움을 기록하고 있으며 토트넘과 맨유의 타깃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나니제와 마찬가지로 2021년까지 계약 연장을 했다. 프로메스는 최근 부상으로부터 개인 훈련 복귀를 했지만 더비에서 출전 여부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이번 더비에서 제 루이스와 프로메스 모두 정상적인 출전이 가능할 경우, 스파르타크는 최상의 공격진을 갖출 수 있게 된다. 공격진 복귀에 따라 스파르타크의 모스크바 탈환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

 경기정보

경기정보 ⓒ 최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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