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K리그 챌린지, 각 팀 별로 약 5경기만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도 순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선두권 경쟁이 돋보인다. 안산 경찰청이 승점 64점으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8일), 강원이 승점 62점으로 2위를, 부천과 대구는 승점 60점으로 3위와 4위를 질주하고 있다.

사실 유력한 승격 후보는 안산 경찰청이었다. 초반부터 견고한 수비라인을 앞세워 승점을 쌓았고, 현재 주전급 선수들이 전역으로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위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다음 시즌부터 경찰청이 연고를 아산으로 바꾸고 안산에는 시민 축구단이 창단된다. 이로 인해 안산의 승격권은 이사회로부터 박탈되었고 안산을 제외한 채로 승격팀이 결정된다.

이는 연맹 규정 제1장 3조 5항에 의하고 있으며 "클럽의 파산, 탈퇴, 해체, 징계 등의 변수 발생에 따른 승강 팀 수 및 승강 자격은 이사회가 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만약 안산이 1위로 시즌을 마감할 경우에는 2위가 바로 클래식 티켓을 얻게 되며, 안산을 제외한 세 팀이 플레이오프를 통해 클래식을 향한 전쟁을 펼친다. 그래서 더욱 치열해진 2위 싸움이다. 매 라운드마다 2위가 뒤바뀔 정도로 순위를 가늠하기 어려워 더 많은 재미를 볼 수 있다.

 부천을 상대하는 강원 FC 백종환

부천을 상대하는 강원 FC 백종환 ⓒ 강원 FC 공식 홈페이지


현 상황으로써는 강원과 부천, 그리고 대구의 경쟁이 2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구도다. 즉, 강원과 부천, 대구 중 한 팀이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편 강원과 부천은 36경기를 소화했으나 대구는 35경기만을 소화했다.

그들은 다음 월요일에 안양으로 원정을 떠나 36번째 경기를 뛸 예정이다. 매 라운드 순위가 변동되는 것도 재미요소 중 하나다. 지지난 라운드에는 강원이 2위였으나 지난 라운드에 부천이 2위를 수성했다. 이어 이번 라운드에는 부천이 휴식을 갖는 사이 강원이 충주를 꺾으면서 2위로 올랐다.

그들이 한순간에 무너진다면, 다시 제 자리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는 부산이 승점 55점으로 바로 밑에서 뒤쫓고 있으며 6위부터 9위까지의 차이는 단 승점 6점이라는 순위가 입증하고 있다. 또한 현재까지 대구는 16승을, 부천은 17승을, 강원은 18승을 거뒀다. 세 팀 모두 35경기 이상 치렀다는 점에서 미루어 볼 때, 두 경기당 한 번 밖에 이기지 못한 불안한 승률이다. 남은 경기에서도 충분히 순위가 변동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3팀 3색' 승격 전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클래식을 향한 티켓을 잡기 위해 세 팀이 치열한 경쟁을 보여줄 예정이다. 유럽 축구 못지않은, 최고의 축구 경기를 즐길 준비가 됐는가?

강원 FC : '5승 3무 1패' 좋은 기류를 만난 강원, 3년 만에 승격할까?

 강원FC 선수단

강원FC 선수단 ⓒ 강원 FC 공식 홈페이지


흐름이 좋다. 잠시 주춤하는 듯했으나 최근 9경기에서 5승 3무 1패를 달리고 있다. 안정적인 수비진은 업그레이드되었고 공격에서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살아났다. 단 4경기만을 남겨둔 상황, 흐름을 유지한다면 가장 유력한 승격 후보는 강원 FC를 꼽을 수 있다.

강원 FC는 지난 40라운드 충주전에서 최우재, 안현식, 이한샘, 김윤호로 이어지는 수비 라인을 선택했다. 시즌 전체에 걸쳐 중용하던 정승용과 '주장' 백종환을 제외하고도 안정적인 수비진이 꾸려졌다. 상대팀을 향한 압박과 태클, 빌드업 플레이까지 긍정적인 플레이들이 인상적이었다. 이는 통계적으로도 입증되었는데, 강원은 36경기에서 단 28개의 실점만을 내주며 최소 실점 클럽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시즌 강원의 수비진에서 인상적인 선수로는 정승용이 있다. 2011시즌 리그 3경기, 2012시즌과 13시즌에는 단 한 경기 출전에 그쳤던 그가 강원으로 임대 이적을 온 이후 크게 성장했다. 이번 시즌 35경기를 뛰며 3골 2도움을 올렸고 오버래핑과 발기술을 이용한 공수 밸런스 플레이를 보여줬다.

외인 4명의 조합도 강원의 경기력을 좌우하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팀과 함께한 마테우스 알베스는 최전방에서 9골을 넣으며 기량을 끌어올렸다. 이어 부상으로 팀을 떠난 지우를 대신해 세르징요 파울로가 영입되었고 중원에서 활약 중이다. 과거 울산과 제주에서 뛴 바가 있는 마라냥도 강원에 합류했으며 '전북맨' 루이스까지 팀에 영입되었다.

강원은 한국에서 검증된 선수들을 데려오면서 무조건 승격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사실 강원이 루이스를 영입하기에 쉽지 않은 여건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같은 브라질 출신인 세르징요의 조언을 듣고 이적을 고민해보게 되었으며 강원의 비전에 대해 확신을 갖고 이적했다. 이후 14경기에서 4골 3도움을 올리며 팀에 자리매김했다.

 환호하는 강원 FC 선수단

환호하는 강원 FC 선수단 ⓒ 강원 FC 공식 홈페이지


안정적인 수비 라인과 중원, 공격을 넘나드는 용병 선수들에 힘입어 모든 강원 선수들이 힘을 냈다. 서보민과 오승범, 허범산 등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은 선수들까지 살아나면서 팀이 더욱 강해졌다. 물론 시즌 중반 체력과 집중력이 저하되면서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무패 행진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선수들의 사기 또한 저하되는 듯했다.

하지만 메인 스폰서인 강원랜드의 지원금 지불 문제로 선수들이 다시 한 번 뭉쳤다. 기존의 유니폼 중앙에 붙어있는 '하이원 리조트' 마크를 검은 테이프로 댔고, 경기장 광고판에 있는 하이원 브랜드를 흰 천으로 가렸다. 모든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뭉친 덕분일까, 부진에서 헤어 나와 다시 한 번 상승세를 맞이했다.

강원은 앞으로 대전, 부산, 안산, 경남을 상대하게 된다. 올 시즌 내내 안산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였으나 부산, 경남, 대전에는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나 경남과 부산은 리그 개막 후 2연전에서 고전하게 만들었던 클럽이다. 앞으로 승격을 위해 순탄한 길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없잖아 있다.

하지만 정작 강원에게 중요한 포인트는 자신들의 경기가 아니다. 10월 19일에 대구 스타디움에서 대구와 부천이 맞붙는 경기가 강원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앞으로의 경기를 충분히 잡고, 대구와 부천의 경기를 주목해야 한다. 이는 비교적으로 강원이 유리한 위치에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5승 3무 1패의 좋은 기류를 맞이한 강원, 강등당했던 아픔을 뒤로하고 3년 만에 승격할 수 있을까?

부천 FC : '전북현대를 꺾은 전력' 물 만난 부천, 사상 첫 승강을 노린다

 부천의 주장, 강지용

부천의 주장, 강지용 ⓒ 부천 FC 공식 페이스북


부천이 역사에 남을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07년 부천 SK가 제주로 연고를 이전하자 이를 반대하던 서포터들이 창단한 클럽인 부천 FC 1995가 2012년에 프로 클럽으로 승격한 후, 1부 리그 승격을 앞두고 있다. K3리그를 전전하던 중 K리그 챌린지에 합류한지 4년이 지났고, 드디어 클래식 승격의 기회를 잡았다.

올 시즌 부천의 조직력은 리그 내에서 최정상급이다. 선수들 간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돋보이며 소통하면서 나오는 시너지가 빛을 보고 있다. 또한 팬들이 만들어 낸 클럽이라는 점은 팀에 대한 자부심을 불러온다. 이는 FA컵에서 전북 현대 모터스를 잡는 이변까지 연출해냈다. 현재 부천은 FA컵 4강에 진출했으며 '언더독의 반란'을 스스로 보여줬다. 동시에 자신들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부천은 공격진의 루키안-바그닝요 듀오가 팀의 핵심이다. 시즌 내내 많은 득점을 만들어내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먼저 루키안은 34경기에서 14득점 3도움을 기록 중이다. 40번의 유효 슈팅 중 14개를 득점으로 만들었을 정도로 슈팅 대비 득점률이 좋은 편이다. 오프사이드도 15개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공격수라는 것에 비해 55개의 파울을 기록하고 있으며, 7개의 경고를 받아 상대팀들의 원한을 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천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8경기에서 MoM을 수상했다. 바그닝요도 상당히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31경기에서 9골 3도움을 기록했으며 유효 슈팅은 43개를 때렸다. 선수들을 향한 날카로운 패스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플레이는 상대를 헤집고 다니기에 충분할 정도다. 하지만 바그닝요 역시 파울 수가 많아 상대팀들에게는 원한을 산 선수다. 총 117개로 경기당 3.77개의 파울을 기록하며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부천 FC 선수단

부천 FC 선수단 ⓒ 부천 FC 공식 페이스북


부천은 그 어느 팀보다도 팬들과 뭉쳐져 있는 클럽이다.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과거 부천 SK가 연고 이전을 하고 홀로 남은 팬들이 직접 창단하여 일으켜 세운 클럽이다. 팬들의 노력을 가상히 여긴 부천시에서 예산안을 나눠주고, 팬들이 직접 구단 운영에 도움을 주면서 프로 승격에 박차를 가한 바가 있다.

이는 국내와 국외를 통틀어 찾아보기 어려운 전례다. 그런 만큼 어려운 고난 속에서 성장한 클럽이기에 팬들과 더욱 뭉쳐질 수 있었다. 이는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주장인 강지용 선수를 비롯해 용병들과 문기한, 진창수 등 선수단 전체가 조직력을 높이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부천은 안양, 대구, 부산, 고양을 만난다. 부천 입장에서 쉽지 만은 않을 일정이지만 모두 충분히 잡아낼 수 있는 클럽들이다. 현재 안양과의 상대 전적은 4승 6무 6패 (부천 기준)로 열세하다. 그러나 안양은 현재 9위에 위치했으며 최근 5경기 전적이 무승 1무 4패일 정도로 침체기다. 또한 부산과의 상대 전적에서 2승 1무로 크게 앞서 있으며 고양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8승 4무 4패로 앞서있다. 물론 대구와 부천, 그리고 강원까지 세 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경기는 역시 부천과 대구의 경기다. 부천이 상대 전적에서 2승 3무 6패로 열세에 위치하고 있으나 승격을 앞둔 경기에선 어떤 변수도 계산할 수 없다.

물론 좋지만은 못한 상황이다. 리그 내에서 '최약체'로 분류되는 충주에게 2-3으로 잡혔으며 최근 5경기에서 1승 2무 2패를 기록 중이기에 승격에 노란 불이 켜졌다. 이런 상황일수록 팬들과 선수들이 하나 되어야 한다. 역사상 첫 승격을 향한 첫걸음은 승리가 아닌 조직력의 완성이 되어야 한다. 과연 부천은 팀 역사상 처음으로 K리그 클래식에 발을 들어 내밀 수 있을까?

대구 FC : '이번에는 기필코!' 하지만 이번에도 쉽지 않을 승격 전쟁

 대구 FC 선수단

대구 FC 선수단 ⓒ 대구 FC 공식 페이스북


조용히 승점을 쌓아오더니 또다시 승격 전쟁에 참전했다.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이번 시즌에는 꼭 풀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작년의 대구는 팀 내 에이스였던 조나탄의 26골에 힘입어 승점을 67점까지 쌓았었다.

1위로 시즌을 마무리 한 상주상무와도 같았던 67점이었다. 하지만 득실차 또한 20점으로 같았음에도 불구하고 승자승 원칙에 의거하여 대구가 2위로 밀려났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아쉬움이 이어졌다. 서울이랜드와 수원FC의 경기에서 이긴 수원이 대구까지 꺾으면서 승격에 성공했다. 대구는 그대로 좌절했고 승격은 다음으로 미루어야했다.

기회는 빠르게 찾아왔다. 올 시즌의 대구FC는 천천히 승점을 쌓아올렸고 현재 승점 60점으로 3위에 올라있다. 게다가 강원과 부천보다 한 경기 덜 치른 35경기만을 소화했음으로 다음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2위까지 오를 수 있다. 대구는 다른 클럽보다도 외인 용병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클럽이다. 파올로와 세징야, 에델까지 세 명의 선수가 대구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먼저 파올로는 17득점 3도움을 올리며 득점 랭킹 2위에 올라있다. 득점 랭킹 상위 10위 안에서 가장 적은 경기인 30경기만을 소화했음에도 랭킹 2위다. 경기당 득점률이 매우 높은 편이며 득점력이 좋은 선수다. 이어 세징야도 대구의 중추적인 역할을 소화해내고 있다. 정확한 킥과 빠른 발을 이용한 플레이는 대구의 서포터즈들을 사로잡았다. 32경기를 뛰며 10득점 6도움을 기록했다.

 득점에 기뻐하는 대구 FC

득점에 기뻐하는 대구 FC ⓒ 대구 FC 공식 페이스북


에델 역시도 32경기를 뛰었다. 그 경기에서 6득점 2도움을 올리며 팀에 기여했다. 다른 외인들과는 달리 뒤늦게 골 맛을 보았지만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플레이하고 있다. 대구의 외인 선수들은 대부분 K리그 챌린지의 정상급 실력을 갖고 있으며 크게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이로인해 대구의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 외인 선수들을 기용함으로써 한국 선수들에 대한 출전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들에 의존하다 망친 경기가 한 둘이 아니다. 대구의 손현준 감독 대행도 이에 대해 "외국인 선수들은 양날의 검"이라고 발언한 바가 있다. 외인 선수들이 더욱 더 대구에 녹아들어야만 효율적이고, 빠른 축구를 구사할 수 있다.

파울로 등은 기량만 놓고 보면 클래식 상위권 수준이다. 하지만 개인 능력으로만 축구를 하려고 한다. 공격이 단조로워져 경기가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구가 그동안 더 높이 치고 나가지 못한 이유다.

대구는 안양, 서울 이랜드, 부천, 경남, 대전을 만날 예정이다. 대부분 객관적인 전력이 대구에 비해 밀리는 팀들이다. 하지만 대구는 안양에 상대 전적이 1승 6무 4패로 열세에 있다. 물론 이번 시즌의 대구는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무시할 수는 없는 전적이다. 경남에도 7승 3무 17패로 밀리고 있다. 대부분이 K리그 클래식 시절 만났던 전적이지만 챌린지에서의 경남이 상승세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쉽게 볼 수 없다.

대구가 이를 갈고 있다. '이번에는 기필코 승격을 하겠다'는 의지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과연 대구는 남은 5경기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까, 클래식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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