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러시아 집단 도핑 관련 긴급위원회 결과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러시아 집단 도핑 관련 긴급위원회 결과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집단 도핑' 파문에 휩싸인 러시아가 우여곡절 끝에 다음 달 개막하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할 길이 얼렸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각)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긴급 집행위원회를 열고 러시아 전체 선수단의 올림픽 출전 금지 대신 종목별 연맹이 러시아 선수의 출전 여부를 결정하기로 발표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세계반도핑기구(WADA) 보고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결정, 올림픽 헌장 등을 논의한 결과 종목별 연맹이 신뢰할 수 있는 도핑 테스트로 러시아 선수의 출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러시아 선수단, 조직적 금지약물 복용

러시아 육상선수 율리아 스테파노바의 제보를 받고 조사에 나선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지난해 11월 러시아 육상 대표팀이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조직적으로 금지 약물을 복용해왔다는 보고서를 발표해 스포츠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WADA는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IOC에 러시아 선수단 전체의 올림픽 출전 금지를 요청했고, 이에 러시아 선수들이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CAS도 최근 판결에서 WADA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바흐 위원장은 "WADA 보고서를 고려할 때 러시아 선수단은 조직적 책임이 있고, 무죄 추정 원칙을 적용받을 수 없다"라며 "하지만 모든 인간의 기본권을 고려할 때 항변할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무고한 개별 선수들은 자신이 연루되지 않은 시스템에 의해 고통받아서는 안 된다"라며 "전 세계의 선수들을 공정하게 대하려는 것"이라고 러시아 선수단의 올림픽 출전 허용 배경을 설명했다.

러시아 체육부는 "IOC의 결정은 객관적이고, 스포츠계의 단합을 위한 것"이라며 "IOC의 결정에 감사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다수의 러시아 선수들이 도핑 테스트를 통과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밝혔다.

IOC, 정치적 부담 피하려 러시아에 면죄부?

하지만 일각에서는 IOC가 세계 3대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의 전면적인 올림픽 출전 금지가 불러올 정치적 파장과 대회 흥행 실패의 부담을 종목별 연맹에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과 국제역도연맹(IWF)은 이미 러시아 선수단의 올림픽 출전 금지를 발표했지만 다른 종목의 연맹들은 기본 방침이나 도핑 자료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종목별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

러시아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금 24개, 은 25개, 동 33개 등 무려 82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순위 4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종목별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 여부에 따라 메달 판도가 뒤바뀔 확률도 높다.

이러한 지적에 바흐 위원장은 "러시아 선수단 전체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하는 것보다 러시아 선수들이 자신들의 결백을 입증하라는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국제올림픽위원회 리우 올림픽 러시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