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이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나며 회복의 기지개를 켰다. 23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포항-인천 간의 경기에서 양동현이 터트린 멀티 골로 포항이 3-1로 승리를 거뒀다.

최근 포항은 전북 현대에 3-0 완패를 당한 이후 상주 상무와 수원FC에 연속으로 패하면서 3연패의 늪에 빠져있었다. 전북에 대한 패배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하더라도 최하위팀 수원FC에 패한 것은 뼈아팠다고 할 수가 있다.

포항은 최근 3연패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이런 골 기근에는 팀의 득점메이커인 양동현과 심동운이 침체된 공격력을 보이면서 전체적인 팀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아 있었던 이유도 있었다. 7월 새롭게 영입된 룰리냐와 무랄랴, 알리도 K리그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포항을 매우 안타깝게 했다.

만약 23일 인천과의 경기마저 패했을 경우에는 9위까지 추락할 수 있는 위험 속에 있었다. 신경이 날카로워진 포항팬들은 최진철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는데, 최 감독이 면담기회를 인천과의 경기 이후로 미루는 바람에 팬과의 충돌 위기는 가까스로 넘겼다. 하지만 인천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최진철 감독은 어느 정도의 여유로운 마음으로 팬들과의 대화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룰리냐의 데뷔골과 양동현의 멀티 골 터진 포항

포항은 전반 룰리냐의 패널티킥 선제골과 양동현의 2골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올 시즌 팀이 처음으로 3연패를 기록하고 있었고, 최진철 감독은 인천과의 경기가 끝난 뒤 팬들과 만나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날 경기는 배수의 진을 치고 임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라운드에서 3위 울산 현대를 3-1로 제압했던 인천은 전반 중반까지 포항은 강하게 몰아붙이며 초반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포항은 전반 23분에 7월에 새로 영입된 브라질 공격수 룰리냐가 인천 골키퍼 조수혁에게 파울을 얻어냈다. 룰리냐는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켜 5경기 만에 K리그 데뷔골을 신고했다. 룰리냐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경기 분위기는 급격하게 포항 쪽으로 옮겨졌다.

선제골로 기세가 오른 포항은 전반 43분 양동현이 날카로운 역습을 펼치며 추가 골까지 넣었다. 이후 후반 32분 케빈에게 만회골을 내주며 한 점 차로 쫓기기도 했지만, 양동현이 2분 뒤 쐐기 골을 뽑으면서 3-1의 승리를 굳혔다.

3연패를 당하는 동안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하면서 득점력 침체에 허덕이던 포항은 이날 3골을 몰아치면서 그간의 득점 기근에서도 완전히 벗어났다.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난 포항은 제주를 끌어내리며 6위로 한 단계 순위 상승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양동현의 부활과 새롭게 영입한 공격수 룰리냐의 늦게 데뷔골 등, 포항으로서는 이날 승리 이상으로 반가운 성과가 있었다.

양동현 득점왕 경쟁 가세 준비

양동현은 팀이 3연패를 당하는 동안 극심한 공격 부진에 시달렸지만, 인천과의 경기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한꺼번에 털어버렸다. 이와 함께 티아고, 정조국, 아드리아노에 이어 두 자릿수 득점 고지에 올라서게 되었다.

양동현은 연이은 경기 출전으로 체력적으로 벅찬 가운데 포항의 최전방 골잡이로 자리 잡으면서 상대 수비수에게 표적이 된 상황이다. 포항의 공격력은 양동현이 거의 전담하다시피 하기 때문에 양동현이 컨디션 난조에 빠지거나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당할 경우 다른 대안을 꺼내기가 쉽지 않다. 포항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양동현이 매 경기 맹활약해주어야 한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백업 요원에 불과했던 양동현의 상승세는 6월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시즌 초반 좀처럼 풀리지 않던 포항의 공격력이 6월 이후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었던 것도 양동현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양동현은 최진철 감독이 포항에 부임하면서 새롭게 영입한 선수다. 팀의 에이스 김승대가 중국 연변 푸더로 이적하며 전력유출이 심해지자 최 감독은 득점 메이커로서의 가능성이 높은 양동현을 울산에서 데려왔다.

지난 시즌 울산 현대에서 후반기 부상으로 인해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양동현은 올 시즌 초반만 해도 외국인 공격수 라자르의 백업으로 나서는 정도였지만 시간이 가면서 확실한 포항 공격라인을 한 축을 맡았고 이제 팀의 주전 골잡이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득점 선두를 달리는 성남의 티아고가 중동으로 이적이 되기 때문에 이제 K 리그 득점왕 경쟁의 판도는 광주의 정조국과 서울의 아드리아노 그리고 포항의 양동현이 새롭게 3파전을 펼쳐나갈 것으로 전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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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양동현 룰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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