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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카이네틱 댐이 설치됐을 경우 물에서 반구대 암각화가 보호되는 가상도. 2013년 울산시와 문화재청 합의로 추진되어온 이 방안이 사실상 실패했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카이네틱 댐이 설치됐을 경우 물에서 반구대 암각화가 보호되는 가상도. 2013년 울산시와 문화재청 합의로 추진되어온 이 방안이 사실상 실패했다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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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발견되기 6년전인 1965년 이미 대곡천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으로 인해 침수가 거듭되면서 훼손되고 있는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의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 방법으로 진행되어 온 가변형임시물막이(카이네틱댐) 설치가 사실상 실패로 귀결되고 있다. (관련기사 : 반구대 암각화 보존법 찾았다)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에 대해 지난 10여년 간 '사연댐 수위조절안'과 '생태제방안'으로 맞서면서 그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2013년 극적으로 반구대 암각화 앞에 카이네틱 댐을 설치하기로 합의해 그동안 모의 실험을 해왔다.

하지만 업체에 의뢰해 진행한 수차례 모의실험에서 누수가 발생하면서 카이네틱댐 설치가 사실상 실패로 끝난 것 아닌가 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 이에 울산 국회의원들은 지난 12일 오후 국회 정갑윤 부의장실에서 나선화 문화재청장으로부터 반구대암각화 카이네틱댐 사업에 대해 보고를 받고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서 박맹우 의원(울산 남구 을)은 "문화재청의 소극적 대응으로 시간만 흘러갔다. 보다 절박한 심정으로 강력히 대처할 것"을 주문하면서 다시 생태제방안 카드를 꺼낸 것. 그는 3선 울산시장을 지내면서 물부족을 이유로 사연댐 수위조절을 반대해온 바 있다. 

생태제방안은 반구대 암각화 앞 80m 지점에 길이 440m, 높이 15m, 너비 6m의 둑을 쌓아 대곡천 물이 암각화 앞으로 지나가지 못하도록 하고 제방 근처에 암각화 관람을 위한 교량을 설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안은 대곡천 주변의 흙으로 인위적인 제방을 쌓는다는 점 때문에 문화재청이 "주변환경이 훼손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 흙을 나르는 수많은 트럭들이 반구대 암각화 주변 지각에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야권도 수백억 원 예산이 투입되는 생태제방안이 지역의 토건족에 이득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대한 바 있다.(관련기사 : "반구대암각화 제방 건설안은 토건족 위한 생떼")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법 두고 다시 갈등 조짐

2013년 봄 갈수기 때의 반구대 암각화 모습.
 2013년 봄 갈수기 때의 반구대 암각화 모습.
ⓒ 사진작가 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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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문화재청의 울산 국회의원 보고에서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문화재가 울산시민 식수원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되며 반구대암각화가 원망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 형상을 변경할 경우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유네스코에 공식적으로 질의해 의견을 받아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문화재청장의 애매한 입장이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울산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12일 보고에서 정갑윤 의원(울산 중구)은 "지금 와서 서로 잘잘못을 따질 것이 아니라 철저한 사전검토와 조율을 통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빠른 시일내 국무총리실, 국토해양부, 문화재청, 울산시가 참여하는 관계기관 회의를 갖겠다"고 말했다.

특히 강길부 의원(울주군)은 "2009년 국토부 고시로 발표된 '맑은물 공급사업'이 근본적인 해결방안"이라고 제안했다.

그동안 반구대 암각화 보존방법을 두고 박맹우 전 울산시장이 유지해온 입장은 '식수 부족'이었다. 문화재청의 요구대로 우기 때 사연댐 수위를 낮추면 시민들 식수가 부족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강길부 의원 등은 타 지역에서 식수를 가져오자는 안을 냈고, 정부는 지난 2009년 경북 청도 운문댐과 경남 밀양댐의 잔여 물줄기를 울산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대와 막대한 예산 소요로 불발된 바 있다. 강길부 의원은 다시 이 방안을 제시하고 나선 것.

하지만 환경단체 등은 사연댐 수위를 낮추어도 사실상 물부족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당시 울산시민단체협의회는 "2013년 6월 현장에 가서 보니 현재 사연댐의 수위는 52미터 이하로 내려가 있지만, 울산의 식수는 충분히 공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참석자 모두 확인했다"며 "이는 울산시민 누구나 (수자원공사 등에) 공개된 자료와 현실에서 확인할 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울산시는 그동안 댐 수위 52m 이하가 되면 울산시민의 식수가 부족해진다며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사연댐 수위 조절에 반대해 왔지만 지난 2013년 10월 제24호 태풍 다나스 영향으로 사연댐(만수위 60m) 수위가 49.69m가 되자 낙동강 원수 유입을 중단하면서 물부족에 대한 의문이 일기도 했다.(관련기사 : 태풍 '다나스'가 알려준 반구대암각화의 진실)

'시민 식수 부족' 주장은 그리 만만한 문제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 후 곧바로 자신의 공약인 반구대 암각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기 위해 사연댐 수위 조절론자인 변영섭 교수를 문화재청장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의 반발과 일부 지역주민들의 극구 반대 등으로 결국 임무를 완성하지 못하고 문화재청장을 그만두기도 했다. 이처럼 '식수' 문제는 민감한 부분이 있다.

따라서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법으로 지난 3년간 추진되어 온 임시적인 가변형물막이댐의 대안으로 다시 사연댐 소위조절안과 생태제방안이 맞부딪혀 갈등이 전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한태 문화도시울산포럼 이사장은 "선사암각화에서 고래가 그려진 곳은 대륙 곳곳에 있지만 울산 반구대에 비견할 곳은 없다는 것이 세계 여러 학자들의 판단이다"면서 "세계 어디에도 반구대처럼 고래가 52마리나 그려진 곳이 없다. 고래가 새끼를 업고 있고, 물을 뿜는 등 반구대 그림은 유례없이 세밀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시선들이 반구대 암각화 보전문제를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일깨운다"면서 "실패한 카이네틱댐처럼 몇몇 정치인들의 결단에 기댈 사안이 아니며 글로벌 시각에 맞춘 성공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반구대암각화는 울산만의, 한국만이 소유가 아니다. 민족과 국경 구분이 없던 역사 이전의 예술품은 인류의 공동소유다"면서 "우리가 중요한 선사문화재라고 확인한 순간, 또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 목록에 올리기로 결심한 순간 국보의 위상을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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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사관과 같은 역사의 기록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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